-KIA 타이거즈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오른 맷 윌리엄스 감독
-마무리 캠프 지켜본 윌리엄스 감독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 풍부해”
-“나는 홈런 타자보단 ‘좋은 타자’를 더 육성하고 싶다.”
-“로이스터·힐만의 연이은 성공? 그런 부담감은 승리로 날려버리겠다.”
-“개인적으로 ‘리빌딩’ 단어 안 좋아해, 항상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신임감독이 엠스플뉴스와 단독 영상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신임감독이 엠스플뉴스와 단독 영상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광주]

ALL NEW TIGERS

광주와 함평에서 마무리 캠프를 소화 중인 KIA 타이거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KIA는 팀 체질 개선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구단 창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을 중심으로 1군 코치진의 얼굴도 싹 바뀌었다.

마무리 캠프에서 가장 주목되는 요소는 윌리엄스 감독의 지도력이다.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이목을 끈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리더십을 발휘 중이다. 특히 KIA의 약점으로 꼽히는 내야 수비 향상을 위해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펑고 타구를 날리는 동시에 선수들 바로 옆에서 세심한 지도에도 힘쓰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 온 만큼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도 남달라졌다. 마무리 캠프를 소화 중인 KIA 내야수 최원준은 윌리엄스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특성에 맞게 각자 다른 세심한 조언을 해주신다. 감독님의 말씀이 확실히 선수들의 마음에 와닿는 듯싶다며 고갤 끄덕였다. 이처럼 선수들과의 스킨십도 문제없다. 윌리엄스 감독이 겉으로 보이는 강인한 이미지와 달리 따뜻하고 유쾌한 성격이라는 게 KIA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은 3년 내 팀을 우승권에 올리겠단 약속이 허언이 아님을 강조했다. 리빌딩 기간이 KIA에 필요하단 바깥의 시선이 많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거부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항상 이기는 팀을 만들겠단 각오를 굳게 다졌다. 엠스플뉴스가 단독 영상 인터뷰로 윌리엄스 감독과 직접 만나봤다.

‘최초 외국인 사령탑’ 윌리엄스 감독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뛰어나”

윌리엄스 감독(왼쪽)은 마크 위드마이어 수석코치(오른쪽)와 함께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캠프부터 팀에 합류해 선수 파악에 나섰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윌리엄스 감독(왼쪽)은 마크 위드마이어 수석코치(오른쪽)와 함께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캠프부터 팀에 합류해 선수 파악에 나섰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구단 창단 최초 외국인 감독으로 역사적인 인물이 됐다. KIA 제9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소감이 궁금하다.

KIA 감독직을 맡아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팀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스프링 캠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한국으로 빨리 입국했다. 마무리 캠프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흥분한 상태다.

현역 시절 동료였던 ‘BK’ 김병현과 한국에서 조우한 기분은 어떤가.

오랜만에 BK와 만나 정말 기뻤다. 애리조나 소속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기에 더 반가웠다. 앞으로도 BK와 자주 만날 듯싶다. 함께 일할 수 있는 문은 열려 있다. BK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당연히 환영하겠다.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홈런을 맞은 BK를 위로하는 사진도 있던데.

당시 BK가 마무리 투수였다. 상대 팀이었던 뉴욕 양키스가 끝까지 잘 따라왔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우리 팀이 우승했다. (BK의 블론 세이브보단) 그게 더 중요한 결과다.

맷 윌리엄스 감독(오른쪽)이 2001년 월드시리즈 당시 결정적인 홈런을 맞은 김병현 해설위원(왼쪽)을 위로하고 있다(사진=gettyimages)
맷 윌리엄스 감독(오른쪽)이 2001년 월드시리즈 당시 결정적인 홈런을 맞은 김병현 해설위원(왼쪽)을 위로하고 있다(사진=gettyimages)

BK가 자신의 가게에서 만든 햄버거를 들고 왔다던데 맛이 어땠나.

코치진에게 햄버거를 돌려서 나도 먹어봤다. 정말 맛있더라. (미국 햄버거 맛과 비교하면?) 나는 한국에 있으니까 BK 버거가 훨씬 더 맛있다고 말하겠다(웃음).

마무리 캠프를 2주 정도 지도했다. 젊은 선수들을 본 소감이 궁금하다.

일단 재능이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더 고민이 된다. 어린 나이기에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가능성 등이 모두 풍부하다. 미래에 메이저리그 무대로 도전할 선수도 나올 수 있다. 기대가 크다.

가장 눈에 들어온 선수가 있나.

딱 한 명만 꼽기는 어렵다. 마무리 캠프에 온 목적은 선수들이 누군지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모든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려면 어떤 한 선수만 지켜볼 순 없다. 모든 선수의 성장을 돕고 같이 나아가 우승하는 게 내 목표다.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윌리엄스 감독의 리더십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배팅볼을 던지고 펑고 타구를 날리는 등 직접 앞으로 나서서 훈련을 진두 지휘한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배팅볼을 던지고 펑고 타구를 날리는 등 직접 앞으로 나서서 훈련을 진두 지휘한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마무리 캠프 훈련을 지켜보니 직접 펑고 타구를 날리고 항상 선수 바로 옆에서 지도하는 장면이 자주 보였다. 지도 철학이라고 보면 되나.

나는 최근까지 코치 업무를 맡았다. 선수들과 대화하거나 훈련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수들과 최대한 가까이 붙어 같이 훈련하는 걸 좋아한다.

KIA 타선에 거포가 부족하단 지적이 많다. 홈런 타자 출신 지도자로서 거포 육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사실 홈런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야구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게 중요한 종목이다. 어떻게 보면 상황에 맞는 타격이 더 중요하다. 홈런 타자 육성보단 ‘좋은 타자’를 육성하길 원한다. 우리 타자들이 어떻게 하면 베이스로 진출하고 적극적인 타격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

마운드 파트에선 서재응 투수코치와 앤서니 르루 벤치코치, 그리고 타격 파트에선 최희섭 타격코치 등 미국 야구를 경험한 코치들이 많다. 협업하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코치진 대부분이 미국과 한국 야구에서 높은 수준의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선수들과 공감대 형성도 더 쉬울 거다. 만약 선수들이 슬럼프를 겪는다면 훌륭한 경험을 한 코치진이 슬럼프를 극복한 경험과 조언을 건넬 수 있다. 선수들이 좋은 흐름을 보인다면 그걸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거다.

KBO리그에선 외국인 투수 실력이 팀 전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한다. 미국 출신 감독으로서 외국인 투수 영입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단 외국인 선수들은 KBO리그에 올 때 주로 어떻게 경기를 할까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사실 가족 문제와 함께 한국 문화나 한국 야구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엔 나뿐만 아니라 벤치 코치와 투수 코치 등 많은 이가 영어로 소통할 줄 안다. 다른 팀보단 더 수월하게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외국인 감독 성공 부담감? 승리로 날려버리겠다.”

3루수 거포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이 3루수 수비 훈련 중인 내야수 최원준에게 직접 조언을 건네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3루수 거포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이 3루수 수비 훈련 중인 내야수 최원준에게 직접 조언을 건네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그렇다면 윌리엄스 감독이 한국행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첫 제의를 받고 내 가족들이 허락을 해줬기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확실히 다른 도시로 온 느낌이다. 역사가 깊은 이 팀에 오게 돼 영광이다. 올 시즌 성적이 안 좋았지만, KIA엔 이기는 DNA가 있다고 믿는다. 이런 팀을 이끌 기회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들과 상의 뒤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드 힐만 감독한테 조언을 얻었다고 들었다.

힐만 감독한테 한국과 KBO리그 감독 생활에 관해 물어봤다. 힐만 감독은 한국 생활 자체를 만족스러워했고, 지금도 한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한국행을 추천했다.

제리 로이스터와 힐만과 같이 외국인 사령탑은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감독으로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부담감은 없나.

(고갤 내저으며) 전혀 없다. 그저 나는 코치진 및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 시즌이 시작되면 매일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팀의 승리로 그런 부담감을 날려버리겠다.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직을 맡은 뒤 어떤 점을 보완해야겠단 생각을 했나.(윌리엄스 감독은 2014년엔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부임 첫 해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96승 66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르며 올해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2015시즌 동부지구 2위(83승 79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경질됐다)

개인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은 건 많다. 워싱턴 감독 재임 시절 경험으로 더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한 교훈을 얻었다. 해마다 다른 문제점들을 파악했고, 최근엔 오클랜드 구단에서 코치로 크게 또 성장했다. 그간 경험을 잘 살려 KIA 선수들을 성공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겠다.

최근 데이터 야구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는 분위기다. 윌리엄스 감독이 생각하는 데이터 야구는 무엇인가.

데이터를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상대 팀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사실 야구는 던지고 잡고 치는 스포츠다. 그걸 유리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가 공을 잘 칠 수 있게 혹은 더 잘 던질 수 있게 도와주는 거다.

감독으로서 선수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싶나.

선수들과 즐거운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물론 연습과 경기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걸 바란다. 그 전에 개개인보단 팀 아우라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 팀엔 나도 포함된다. 나도 우리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리빌딩 단어 안 좋아해, 매일 이기는 것에 집중하겠다.”

윌리엄스 감독은 KIA 구단에서 가장 따뜻한 감독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윌리엄스 감독은 KIA 구단에서 가장 따뜻한 감독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재임 기간 3년 내 우승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향후 KIA는 긴 ‘리빌딩’의 시간이 필요하단 시선도 있는데 성적에 자신이 있는 건가.

개인적으로 ‘리빌딩’이란 단어를 안 좋아한다. 리빌딩을 한다는 건 상대를 못 이긴단 뜻이다. 내 머릿속에 리빌딩은 없다. 우리 팀은 오로지 매일 이기는 것에 집중하겠다. 개인적으로 그라운드에 이기려는 마음으로 나가 팬들에게 박수받을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게 목표다.

이기는 팀을 만들기 위해 KIA를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가.

먼저 ‘디테일’을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돼야 한다. 다음 득점권 위기가 오면 어떻게 막을지, 반대로 기회에선 주루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구도 마찬가지다. 경기 중에도 생각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끊임없이 생각하며 발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을 향한 KIA 팬들의 기대가 크다.

빨리 시즌 개막전을 치르고 싶다. 이미 길에서 걸어 다니며 많은 KIA 팬을 만났다. KIA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팀을 사랑하는지 들었다. 얼른 스프링 캠프를 보내고 이렇게 훌륭한 야구장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다.

마지막으로 여담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란 주변의 평가가 많다.

내가 겉으로 무섭게 생긴 건 나도 잘 안다(웃음). 그런 소릴 많이 들었다. 그런 나를 따뜻하다고 평가해주면 고마울 뿐이다. KIA에서 가장 따뜻한 감독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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