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와 서울 한국시리즈 매치 성사
-‘3연승’ 파죽지세로 올라온 키움 향한 경계 “휴식 영향 있을 것”
-키움 상승세 꺾어야 할 두산 선발진 “에이스 린드블럼 믿는다.”
-최근 2년간 겪은 아픔, 부상 없는 한국시리즈가 가장 중요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키움의 전력을 경계했다(사진=엠스플뉴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파죽지세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키움의 전력을 경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키움 경기를 보니까 4년 전 저희 팀을 보는 듯싶네요.

두산 베어스는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미러클 두산’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두산은 그해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파죽지세의 상승세로 짜릿한 ‘V4’를 달성한 기억이 있다. 어쩌면 키움 히어로즈의 이번 가을 상승세가 4년 전 두산의 역전극과 비슷한 흐름이다. 그렇기에 두산은 키움을 향한 경계심을 강하게 내비칠 수밖에 없다.

KBO리그 사상 첫 서울 한국시리즈가 성사됐다. 키움은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3승으로 일찌감치 5년 만의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키움은 플레이오프 3연승으로 4일의 긴 휴식을 얻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여독을 풀 시간이 충분히 하기에 이런 키움을 바라보는 두산의 경계심도 더 높아졌다.

불펜 전환한 이용찬, '긴급 투입' 조상우 역할 맡는다

두산 투수 이용찬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해 경기 중반 큰 위기에서 등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두산 투수 이용찬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해 경기 중반 큰 위기에서 등판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10월 18일 팀 훈련 전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키움의 강한 전력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젊은 타자들의 활발한 공격과 더불어 박병호나 샌즈와 같이 무게를 잡아줄 거포들도 있다. 전반적인 투수들의 기량도 고르다. 포수 이지영도 큰 경기 경험이 많기에 리드를 잘하더라. 조상우가 경기 위기 흐름을 끊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 전략이 잘 통하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3차전으로 끝냈기에 확실히 피로를 해소할 시간을 얻었을 거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고 있지만, 팀이 분위기를 탄다면 체력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두산 선수들도 밑에서 올라간 경험이 있기에 키움의 기세를 경계하고 있었다. 한 두산 야수는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키움의 전력이 확실히 뛰어났다. 4일의 휴식을 얻은 게 투수들에겐 좋은 재충전의 시간이 될 거다. 다만, 타격감이 좋았던 타자들에겐 긴 휴식으로 상승세가 끊길 수도 있다. 결국, 단기전은 1차전에서 상대 선수들의 상승세가 얼마나 꺾이고 우리 그걸 막아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잘 준비하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결국, 1차전부터 키움의 상승세를 꺾을 힘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두산의 강점인 선발진의 힘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 조쉬 린드블럼과 이영하가 1, 2차전 홈경기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그림이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전환할 이용찬이 조상우와 같은 역할을 맡아 상대의 기세를 꺾어줘야 한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구상과 관련해 결국, 우리 팀은 선발 투수들이 비축한 힘으로 길게 이닝을 끌고 가줘야 한다. 16일 연습경기 때 린드블럼의 공을 받은 (박)세혁이가 공 끝 회전력이 좋았다고 말하더라. 시리즈 초반 선발 투수들이 버텨줄 때 선취 득점을 어떻게 뽑느냐가 중요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작전도 고려 중이다. 교육리그에서 뛰던 외야수 정진호를 데려온 이유도 대주자 경험이 많기에 활용 폭이 크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기존 마무리인 이형범이 가장 뒤에서 나온다면 이용찬은 조상우처럼 경기 중반 큰 위기에서 등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즌 최종전의 좋은 분위기를 부상 없이 이어가야 할 두산

두산 선수단은 10월 18일 잠실구장에서 라이브 게임 훈련을 소화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7차전급 명승부를 펼쳤던 정규시즌 최종전의 좋은 흐름을 한국시리즈까지 계속 이어가야 할 상황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선수단은 10월 18일 잠실구장에서 라이브 게임 훈련을 소화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7차전급 명승부를 펼쳤던 정규시즌 최종전의 좋은 흐름을 한국시리즈까지 계속 이어가야 할 상황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이끌 포수 박세혁도 키움 불펜진의 ‘벌떼 야구’에 강한 인상을 느꼈다. 박세혁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키움의 상승세를 처음부터 어떻게 막느냐에 시리즈 향방이 달렸다고 강조했다.

어느 팀이나 추격조와 필승조가 따로 있고, 추격조 투수들이 나오면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키움 불펜진은 모든 투수가 필승조라고 생각한다. 경기 흐름이 살짝 넘어가도 완전히 넘어가지 않는 게 정말 큰 강점이다. 어떤 상황에서 누가 올라오든 다 막으니까 야수들의 힘으로 역전할 수 있는 흐름이 나오게 된다.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분위기를 한 번 타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 상승세를 처음에 어떻게 꺾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실력과 분위기 모두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승리라는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박세혁의 말이다.

두산은 이미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키움의 상승세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두려움을 느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철저하게 방심 없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겪으며 얻은 강한 ‘멘탈’도 조금 더 차분하고 침착한 자세와 생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주축 선수의 부상 이탈 없이 한국시리즈를 온전히 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두산 관계자는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경기를 소화할 때 몇몇 주축 선수의 부상 여파와 이탈이 정말 아쉬웠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부상 선수 없이 온전한 우리 팀의 전력으로 멋진 승부를 겨루고 싶다.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거다. 우리 팀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걸 그라운드 위에서 후회 없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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