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사진=엠스플뉴스)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채드벨의 시즌 마지막 등판 상대는 누가 될까. 예정대로 두산 베어스 전에 나올까, 아니면 하루 늦춰 SK 와이번스 전에 등판할까. 어쩌면 정규시즌 1위팀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9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선발투수 채드벨의 다음 등판 일정을 언급했다. 이미 한 감독은 오는 토요일(28일) 두산전 선발로 채드벨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우천순연된 대전 SK전을 앞두고는 채드벨의 등판일이 바뀔 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겼다.

이날 다시 질문이 나오자 한 감독은 “본인이 투수코치에게 ‘일정대로 나가고 싶다’고 얘기했다”며 두산전 등판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던지고 나서 상태를 보고, 한번 더 얘기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여지를 뒀다. 채드벨의 컨디션과 의사에 등판 일정이 달려있다는 얘기다.

채드벨의 상대팀이 될지도 모르는 SK와 두산 입장에선 꽤 중요한 문제다. SK와 두산은 현재 1.5경기차로 피말리는 1위 싸움 중이다. 남은 경기에서 SK가 4승 2패에 그치고 두산이 6전 전승을 거두면 순위가 뒤집힌다. 또 SK가 3승 3패, 두산이 5승 1패를 해도 순위가 바뀐다. 여기에 3위 키움이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 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진다. SK도 두산도 남은 경기 전승을 목표로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채드벨은 올 시즌 SK 상대로 2경기 평균자책 0.63을, 두산 상대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 1.69로 강세를 보였다. 후반기 페이스도 5승 무패 평균자책 2.53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비록 리그 9위 한화 상대라도, 채드벨 같은 투수와 상대하는 건 1승이 아쉬운 SK와 두산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한화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전날 SK와 더블헤더가 열리기 전만 해도 채드벨의 두산전 등판은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더블헤더가 우천순연돼 28일 두산전 이후로 밀리면서 변화의 여지가 생겼다. 상황에 따라선 채드벨을 하루 늦춰 SK전에 기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두산보다 SK에게 불리한 상황이 된다.

다만 SK로선 한화의 또다른 외국인 에이스 워윅 서폴드와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다. 서폴드는 이번 주중 NC전 등판을 끝으로 시즌을 마친다. 한 감독은 “이후 등판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만약 서폴드가 등판하지 않고, 채드벨도 두산전에 나설 경우 SK는 남은 2경기에서 한화의 국내 선발진과 상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로선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한화의 선택에 따라 1위 싸움에서 두산이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도, SK가 이익을 볼 수도 있는 상황. 한 감독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그 전(두산전)에 결정나지 않을까”라고 했다. 하지만 한 감독의 생각과 달리 1위 싸움은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정규시즌 1위의 주인공은 한화의 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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