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에이스 투수 김라경(사진=엠스플뉴스)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에이스 투수 김라경(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에이스’ 투수 김라경의 역투가 빛났다. 빡빡한 대회 투구 일정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진 김라경이었다.
김라경은 8월 26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타이완과의 대회 3·4위전에서 2회 초 구원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2일 미국전에서 102구를 소화한 김라경은 25일 일본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진 상태였다. 체력 안배를 위해 김라경은 타이완전에서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에서 등판을 준비했다. 하지만, 김라경 대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정혜민은 1회 초 1사 3루 위기에서 황챠오윈에게 1타점 적시 3루타, 투위촨에게도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2점을 먼저 허용했다.
결국, 한국 벤치는 0대 2로 뒤진 2회 초부터 곧바로 김라경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라경은 여자야구경기에서 보기 힘든 110km/h에 가까운 공과 날카로운 견제사를 내세워 2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실점 위기는 이닝마다 찾아왔다. 김라경은 3회 초 선두 타자 리샤오윈에게 3루타를 맞은 뒤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4회 초에도 리우완칭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대 4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다행히 김라경은 4회 초 2사 2루에서 대타 슈위안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 초에도 한 점을 허용했지만, 김라경은 연속 삼진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김라경이 버티는 사이 한국 타선은 4회 말과 5회 말 각각 강정희와 신정은의 2타점 적시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정규 이닝(5이닝)이 종료된 뒤 추가 이닝으로 돌입한 뒤에도 김라경은 6회 초 마운드에 올라 타이완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국, 6회 말까지 5대 5 무승부가 이어졌다. 대회 규정상 경기 시작 뒤 2시간 20분이 넘어가면 경기가 종료되기에 이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대회 예선 팀 퀄리티 밸런스 수치에서 타이완에 앞서며 대회 최종 순위 3위를 확정했다.
2회부터 6회까지 80구를 던진 김라경의 역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무승부였다. 경기 뒤 대표팀 이웅한 감독은 “(김)라경는 어제(25일)도 공을 던졌기에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위기 때 등판하게 하고자 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운드 위에서 힘을 빼고 던지라고 조언했는데 공끝이 날카로워 잘 통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운드를 잘 지켜줬다. 해마다 발전하는 게 보이는 투수다. 앞으로 구위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칭찬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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