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국가대표팀 김경문 감독, 대표팀 최상 엔트리 구성 위해 바쁜 일정

-“캐나다 전력 짜임새 있다, 쿠바도 더 강해질 것” 경계

-“양현종·김광현 활약 다행…베테랑과 젊은 선수 조화 목표”

-“야구 인기 하락? 멋진 경기, 좋은 경기 펼치면 사랑해주실 것”

오랜만에 방송 카메라 앞에 모습을 비춘 김경문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오랜만에 방송 카메라 앞에 모습을 비춘 김경문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김경문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요즘 프로구단 감독 시절보다 더 바쁘게 지낸다. 오는 11월 열리는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예선라운드 준비 때문이다.

프로야구 5경기를 모두 챙겨보는 건 기본. ‘현장주의자’ 김 감독은 수시로 경기장을 직접 찾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으로 확인한다. 김 감독은 “현장 감독들이 부담스러워 할까 싶어 조용히 경기만 보고 간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많은 야구계 인사를 만나 조언을 듣고, 대표팀 전력을 구상하는 것도 김 감독의 일이다.

최근엔 라틴아메리카 페루도 다녀왔다. 김 감독은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카 대회를 관람하며 서울 예선라운드 C조에서 상대할 캐나다, 쿠바 등의 전력을 살폈다. 김 감독은 쿠바, 캐나다를 비롯해 남미와 북미 8개 팀이 모여서 치르는 대회인데 다녀오길 잘 한 것 같다. 11월에 한국에서 만났을 때 분명 도움이 될 거다. 나중에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도 시간이 되면 다녀올 생각이라 했다.

8월 23일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의 날’ 11주년 기념 사인회에도 참석했다. 방송 인터뷰와 신문 인터뷰도 여러 건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NC 감독직에서 떠난 뒤 사인하러 나온 건 처음이다. 새로운 느낌도 들고 기쁘기도 하다”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다.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3경기가 무척 중요하다. 그 결과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며 “부담은 있지만 내려놓기로 했다.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며 마지막 28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 “양현종·김광현 활약, 감독에게 큰 힘이 된다”

안정적 마운드를 중요시하는 김경문 감독에게 양현종의 호투는 큰 힘이 된다(사진=엠스플뉴스)
안정적 마운드를 중요시하는 김경문 감독에게 양현종의 호투는 큰 힘이 된다(사진=엠스플뉴스)

김경문 감독은 예선 라운드에서 만날 캐나다와 쿠바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캐나다의 경우 의외로 짜임새가 좋다좋은 투수가 나오면 감독으로선 예민해지는데, 캐나다 투수 쪽이 괜찮아 보였다. 전력분석 해준 걸 듣고 나가도, 좋은 피처 볼은 때려내기 쉽지 않다. 투수가 좋으면 타자가 당황하게 되는 게 야구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쿠바에 대해서도 “11월엔 새로운 선수들이 보강돼서 나오지 않을까.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높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올 시즌 리그 대표 좌완 에이스 KIA 양현종과 SK 김광현의 동반 활약이 김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김 감독은 시즌 초만 해도 양현종이 다소 걱정됐는데, 지금은 너무 좋더라. 두 선수가 있다는 게 감독에게 큰 힘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자리에서 김 감독은 양현종의 에이스로서 책임감과 올 시즌 구종을 다양화한 김광현의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좌완에 비해 우완 쪽에 확실한 에이스감이 보이지 않는 게 보완할 점이다. 이영하, 최원태, 문승원 정도를 제외하면 에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우완투수 대부분이 불펜 자원이다. 물론 3경기만 치르는 예선 라운드 성격상 많은 선발투수가 필요하진 않지만,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생각하면 새로운 우완 에이스를 발굴할 필요성이 있다. 리그 젊은 투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장타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1루수를 찾는 것도 숙제다. 그간 대표팀 1루를 지켜온 이대호, 김태균 등 베테랑 선수들이 올 시즌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이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도 소속 구단에서 대표팀 출전을 허가할지 미지수다. 손목 부상을 달고 뛰는 중인 박병호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한 야구 관계자는 “4번타자 역할을 해줄 경험 많은 타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우에 따라선 다른 포지션 선수를 1루수로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 두산 김재환이나 LG 김현수 등의 1루 출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베테랑 선수가 국내 경기 성적과 별개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1루수-4번타자 부재는 대표팀의 영원한 숙제인 ‘세대교체’로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대표팀을 무조건 나이 많은 베테랑으로만 꾸리기도 어렵고, 또 너무 어린 선수로만 구성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야수쪽에는 팀에 무게를 잡아줄 중견급 선수들을 뽑아서 팀을 안정화 시키고, 젊은 선수는 젊은 선수대로 가능성 있고 잘하는 선수를 뽑아서 조화를 이루는 대표팀을 짜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인터뷰를 통해 김 감독은 “혹시 이번 기회에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말고 계속해서 노력해줬으면 한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리그의 젊은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던졌다.

‘야구의 날’은 한국 대표팀의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금메달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프로야구는 지난해 아시아 경기대회 대표팀 논란을 거쳐 올 시즌 관중감소와 ‘위기론’에 직면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김 감독이 이끌어갈 새로운 대표팀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부담감과 함께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부담을 가지면 가질수록 우리만 힘들어진다. 보는 시야도 좁아진다”면서도 “어느 한 팀도 만만한 팀이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 야구를 보여주겠다. 후회없이 한국의 힘을 보여줘서, 멋있게 승부한다는 마음으로 경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김 감독은 지금 우리 야구가 조금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우리 스태프 모두가 한 마음으로 뭉쳐서 좋은 경기를 하고 내용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다시 사랑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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