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타자로 출전해 두 차례 출루와 2득점을 기록한 제리 샌즈(사진=키움)
2번타자로 출전해 두 차례 출루와 2득점을 기록한 제리 샌즈(사진=키움)

[엠스플뉴스=고척]

‘타순’이 키움과 KIA의 희비를 갈랐다. 키움의 제리 샌즈 2번-김하성 5번 배치는 대성공을 거뒀다. 반면 유민상을 처음 4번타순에 배치한 KIA는 9이닝 동안 한 점도 얻지 못하며 득점에 애를 먹었다.

8월 2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13차전. 전날 연장 12회 혈투를 펼친 두 팀은 이날 평소와는 조금 다른 타순을 선보였다.

결과는 달라도 ‘주전 선수 체력 안배’란 의도는 같았다. 키움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체력 소모가 큰 김하성을 5번으로 내리고, 최근 감이 좋은 샌즈를 2번에 배치했다. 샌즈의 시즌 첫 2번타자 출전. KIA도 체력이 떨어진 최형우에게 휴식을 주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유민상을 4번에 배치했다. 유민상 역시 4번타자 선발 출전은 이날이 처음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키움의 타순 배치는 성공했다. 낯선 2번 자리에 나선 샌즈는 1회말 첫 타석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어 이정후의 안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찬스에서 김하성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주자 둘이 홈을 밟았다(2대 0).

키움은 3회에도 샌즈가 선두자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1사 3루에서 박병호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4대 0으로 앞선 8회말엔 김하성이 선두타자 2루타를 때려 찬스를 잡았고, 1사후 박동원의 중전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5대 0). 결과적으로 팀의 6득점 중에 4점이 평소와 다른 타순으로 출전한 샌즈-김하성의 배트에서 나왔다.

이날 샌즈는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톡톡히 했고, 김하성도 안타 2개로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전 장정석 감독은 “샌즈가 2번 자리에 어떻게 적응할지 봐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2번타순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도 종종 ‘2번 샌즈’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KIA의 ‘4번 유민상’ 카드는 아쉬운 결과로 돌아왔다. 후반기 타율 0.362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던 유민상은 이날 4타수 무안타로 힘을 쓰지 못했다.

1회초 김주찬의 2루타로 잡은 득점권 찬스. 여기서 KIA는 김선빈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프레스턴 터커와 유민상이 내야땅볼로 물러나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0대 4로 뒤진 6회초에도 김주찬과 터커의 안타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유민상이 2루 땅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대타 최형우 카드도 불발됐다. 7회초 1사후 안치홍과 유재신의 연속안타로 잡은 찬스에서 KIA는 김민식 타석에 최형우 대타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최형우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나고, 박찬호가 투수 땅볼에 그치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KIA는 8회초 공격에서도 1사후 김선빈이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터커가 2루 뜬공-유민상이 2루 땅볼에 그쳐 또 한번 득점 기횔 놓쳤다. 9회 바뀐 투수 양 현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난 KIA는 결국 0대 6으로 키움에 경기를 내줬다. 전날 6회부터 이날 9회까지 16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타선이 가라앉은 KIA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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