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FA 상한제 수용 의사 밝혀…KBO도 ‘환영’

-KBO 사무총장 “좋은 제도 만들기 위한 과정이자 기회다”

-“8월 중에 구단들과 제도 개선 논의 시작…올해 안에 제도 개선 목표”

-선수 일방 희생 강요 안돼, 구단들도 대승적 양보해야…KBO 조정자 역할 중요

KBO 류대환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KBO 류대환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지금은 KBO리그가 위기다. FA 상한제나 80억이란 숫자보단, 리그 전력 평준화와 활성화를 위해 좋은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이 FA(자유계약선수) 상한제 수용 의사를 밝힌 가운데, KBO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7월 18일 엠스플뉴스와 통화에서 “선수협의 (상한제)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KBO가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통해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선수협은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FA 제도 개선안을 협의했다. 논의 결과 지난해 KBO와 10개 구단이 제안했던 FA 상한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단 FA 자격 취득기간 단축과 보상선수 규정 완화 혹은 폐지, 최저연봉 인상 등을 전제로 달았다. FA 상한제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지난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지지부진한 FA 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할 발판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류 총장은 “FA 제도 개선은 연초부터 KBO와 구단이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았던 문제”라며 “선수협으로부터 FA 상한제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류 총장은 80억이라는 상한선 숫자보다는 제도 개선으로 가는 첫 단추를 꿰었다는 데 주목했다. 류 총장은 KBO리그가 전체적으로 위기다. 리그 전력 평준화와 활성화를 위해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상생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기회라고 본다. 더 좋은 제도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KBO가 중재자 역할, 올해 안에 제도 개선안 만드는 게 목표”

김선웅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김선웅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지지부진했던 FA 제도 개선 논의가 선수협의 양보로 물꼬를 텄다. 선수들이 대승적인 양보를 한 만큼, 이제는 구단들이 이기심을 버리고 야구 발전을 위한 길을 택해야 할 때다. 류 총장은 이를 위해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KBO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KBO가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8월 중에 구단들과 FA 제도 개선 논의할 자리를 만들 것이다. 선수협과도 계속 대화를 나누고, 구단들과 소통을 통해 올해 안으로 FA 제도 개선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류 총장의 말이다.

KBO는 선수협이 강력하게 요구한 ‘보상 선수 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류 총장은 “KBO에서도 보상 선수 제도와 관련해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구단들도 최근 그 부분에 대해 공감대가 생겼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FA 제도 활성화를 통해 순위 고착화를 해소하고, 전력 평준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류 총장은 “제도 개선을 통해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선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의 KBO리그 위기는 선수들보다는 KBO의 행정력 부재와 구단들의 운영 실패가 주된 원인이다. 선수들에게 백기투항과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식이 되선 어렵게 물꼬를 튼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KBO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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