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존 수술 1년 2개월 만에 1군 마운드 돌아온 임창민

-“1군에 처음 올라온 것 같은 느낌…하루하루가 신나고 새롭다”

-“재활, 도전적으로 임했다…의심을 확인으로 만드는 과정”

-“날 위해 배려해준 팀에 좋은 투구로 보답하고 싶다”

1년 2개월 만에 1군에 돌아온 임창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1년 2개월 만에 1군에 돌아온 임창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의 ‘원조 클로저’ 임창민이 돌아왔다. 야구 인생 첫 수술과 긴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섰다. 지난해 5월 14일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부터 정확히 1년 2개월 만인 7월 14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해 복귀전을 치렀다.

임창민이 자릴 비운 사이 NC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감독부터 코칭스태프까지 싹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도 전원 새 얼굴로 교체됐다. 주전 포수 자리엔 양의지라는 리그 최고의 선수가 가세했다. 임창민은 수술 전과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팀에 새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NC는 확 바뀌었지만, 임창민은 여전히 우리가 알던 임창민 그대로다. 특유의 강렬한 눈매도, 성숙하고 진지한 성찰이 담긴 말솜씨도 여전하다. 마운드에서도 서서히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16일 청주 한화전에선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고 복귀 후 첫 홀드를 챙겼다. 최고구속은 145km/h까지 기록했다. 하루하루가 신나고 새롭게 느껴진다는 임창민의 마운드 복귀 소감을 들어봤다.

“재활 기간, 의심을 확신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14일 창원 KT 전에서 1군 무대 복귀전을 치른 임창민(사진=NC)
14일 창원 KT 전에서 1군 무대 복귀전을 치른 임창민(사진=NC)

1군 복귀를 축하한다. 460일 만에 돌아온 1군 무대, 어떤 느낌인가.

마치 1군에 처음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루하루가 새롭게 느껴진다. 오래전 처음 무실점 피칭을 했을 때, 첫 승리를 거뒀을 때, 첫 홀드와 첫 세이브를 거두고 밤새 잠을 못 이뤘던 그때 그 느낌을 요즘 다시 느낀다. 굉장히 신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두 번째 등판에선 볼 스피드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솔직히 어제(16일 한화전)만 나쁘지 않았다. (웃음) 스피드가 잘 나온 건 다행이다. 재활 기간에 비해 스피드가 빠르게 올라온 것 같다.

볼을 던질 때나 던지고 난 뒤 통증은 없었나.

통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통증은 아니지만 약간의 이질감 같은 게 느껴진다. 이건 아마 나뿐만 아니라 수술을 한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일 거다. 수술 복귀 첫 시즌인 만큼 올해는 계속 이런 상태로 가야 할 것 같다. 적응해야 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2개월의 재활 과정을 거쳤다. 힘들지 않았나.

다시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할 거란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결혼하고 나서 재활을 한 것도 내겐 다행이었다. 옆에 있어 준 아내 덕분에 여러모로 편했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 최신 이론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훈련법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모든 걸 공개할 순 없지만, 구단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재활 속도가 더디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토미존 수술은 야구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 가운데 하나다. 재활 훈련 방법도 대동소이하다. 새로운 훈련 방법을 시도하는 건 모험이라면 모험이다.

도전적으로 임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30대 중반 나이에 수술한 거니까. 다시 돌아올 때 ‘평범하게’ 돌아오지는 않겠다는 각오로 도전했다.


확신이 있었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 가는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될까’ ‘괜찮을까’ 의구심도 있었다. 재활 과정에서 계속 트레이너들에게 물어보고, 여러 예시를 찾아보면서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재활 공부도 많이 했다. 운동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저절로 되더라.


지금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보면 되나.

토미존 수술 결과는 수술로부터 2년 반 정도가 지나 봐야 안다. 성공인지 여부는 내년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수술 3년 차에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결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라진 팀에 적응 중…이렇게 긴장하는 것, 정말 오랜만이다”

16일 청주 한화전에서 임창민은 최고 145km/h 스피드를 기록했다(사진=NC)
16일 청주 한화전에서 임창민은 최고 145km/h 스피드를 기록했다(사진=NC)

야구 인생에서 첫 수술과 첫 재활을 경험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

야구에 대한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았다. 쉬는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가진 것도 좋았다. 새로운 활력도 얻었다. 1군 무대는 매일 긴장감 속에 경기를 치르는 전쟁터 같은 곳인데, 거기서 1년 이상 떨어져서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렇게 긴장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웃음)

자릴 비운 사이 NC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안 그래도 적응하는 중이다. 뭔가 예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투수조 최고령 선수라서 그런 것 아닌가. (웃음)

왕고참이라도 팀의 일원이니까, 팀에 맞춰야 한다. 재활 기간엔 개인적인 스케쥴과 개인 운동이 주를 이뤘지만 여기서는 정해진 팀 스케쥴에 맞춰야 하고, 동료들을 배려하면서 함께 운동해야 한다. 1년 만에 다시 하려니까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임창민의 무사 귀환을 기다린 NC 팬들이 많다.

재활 기간에도 팬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늘 감사했다. 다행히 나에 대한 기대를 아직 버리지 않으신 것 같더라. (웃음) 사실 재활 기간엔 유니폼을 입지 않고 지내다 보니 내가 야구선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항상 ‘임창민 선수’라고 불러주신 팬들 덕분에, 조금이나마 야구장과 마음으로 연결된 가운데 보낼 수 있었다. 내가 돌아올 거라고 믿어주는 사람들, 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야구장에 있단 걸 잊지 않을 수 있었다.

현재 NC 마무리투수는 원종현이다. 남은 시즌 동안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팀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재활 과정은 물론 1군에 올라오는 시기까지 나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 감독님, 코치님께서도 내게 가능하면 부담을 적게 주려고 하시는 것 같다. 어느 보직이 됐든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팀에서 배려해준 만큼 좋은 투구로 보답하고 싶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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