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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엠스플 인터뷰] ‘10년 돌아온 첫 승’ 김선기 “이렇게 좋은 날도 오네요.”

  • 기사입력 2019.07.17 09:00:30   |   최종수정 2019.07.17 09: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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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선기, 16일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첫 승 달성
-국외파 출신 김선기, 올 시즌 팀 입단 2년 차에 어깨 부상으로 고생
-“1회 위기 넘긴 순간이 결정적, 마운드 위에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마음고생 하신 부모님께 감사, 앞으로 더 좋은 투구로 효도하겠다.”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10년 만에 첫 승리를 맛본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10년 만에 첫 승리를 맛본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선기(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7월 16일 고척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간의 맞대결. 삼성 내야수 다린 러프의 우익수 뜬공에 6대 0 키움의 완승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키움 우익수 이정후는 자신이 잡은 공을 무심코 외야 관중석에 던졌다. 그 순간 이정후는 ‘아차’ 했다. 그 공은 팀 동료 투수 김선기의 데뷔 첫 승 공인 까닭이었다.

 

경기 막판에 관중석에 있던 어린이 팬이 계속 공을 달라고 말하더라고요. 그게 계속 신경 쓰였는데 마지막에 무심코 공을 던져줬어요. (김)선기 형이 첫 승인 걸 알았는데 그 순간 깜빡했습니다. 얼른 공을 다시 달라고 말했죠. 제 사인 공을 대신 드렸습니다. 다행이에요.” 가슴을 쓸어내린 이정후의 말이다.

 

어깨 부상을 털어낸 김선기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

 

7월 16일 고척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친 김선기의 투구 장면(사진=키움)

7월 16일 고척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친 김선기의 투구 장면(사진=키움)

 

2009년 세광고등학교 졸업 뒤 곧바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로 입단했던 김선기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쭉 이어가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KBO리그로 복귀했다. 지난해 김선기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김선기는 지난해 21경기(22.2이닝)에 구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 7.94에 그쳤다. 지난해 후반기 내내 2군에 머물렀던 김선기였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올 시즌에도 김선기는 문제를 겪었다. 흐름이 좋았던 올 시즌 스프링 캠프에서 어깨 통증을 겪은 것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김선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키움 장정석 감독도 진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즌 초반을 건너뛴 김선기는 전반기 종료 직전에서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그 기회는 특별했다. 바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인 까닭이었다.

 

스프링 캠프 때 볼넷 없이 변화구도 좋아져서 감독님이 기대를 많이 하셨다. 그 루틴대로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니까 팔꿈치도 안 좋아지더라. 이렇게 길게 아픈 적이 없었기에 위축된 마음도 생겼다. 다행히 시즌 초반 2군에서 코치님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신경 써주셔서 완쾌할 수 있었다. 선발 등판 통보를 받자마자 바로 무조건 잘 던지고 싶단 욕심이 생겼다. 베테랑 형들도 자신 있게만 던지라고 말씀하시더라. 김선기의 말이다.

 

물 흠뻑 뒤집어써도 그저 미소만 나온 김선기

 

최원태가 첫 승 축하 세리모니로 동료들에게 물을 맞은 김선기를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최원태가 첫 승 축하 세리모니로 동료들에게 물을 맞은 김선기를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선기는 7월 17일 고척 삼성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선 시작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김선기는 1회 초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러프와 이학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 순간을 넘기자 김선기의 손끝엔 무언가 모를 힘이 더 생겼다. 놀랍게도 김선기는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쾌투로 한순간에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1회부터 위기가 왔는데 그 순간을 잘 넘겼기에 결과가 좋게 나온 듯싶다. 올 시즌 2군 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투구수가 51개였다. 오늘은 어떻게든 5회까지만 막자는 생각이었다. 더 던질 수 있었지만, 코치님이 여기까지 던지자고 하셨다. 오늘 등판 결과에 정말 만족한다. 마운드 위에서 기분이 내내 좋았다. 특히 (박)동원이 형의 리드 덕분에 더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내 승리기도 하지만, 팀의 승리라 더 기뻤다.

 

이날 김선기의 총 투구수는 70개였다. 김선기는 이날 최고 구속 144km/h 속구(38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16개)와 커브(9개), 그리고 체인지업(7개)을 섞어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김선기에 이어 등판한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김선기의 데뷔 첫 승을 무사히 지켰다. 김선기의 첫 승이 확정된 뒤 한현희·양 현·최원태 등 동료 투수들은 수훈 선수 인터뷰를 마친 김선기에게 몰래 다가가 물을 뿌리며 깜짝 축하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물을 흠뻑 뒤집어썼지만, 김선기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첫 승이 확정되자 주위에서 다들 잘 던졌다고 축하해주고 계속 이렇게만 야구해라고 응원해주더라. (이)정후가 첫 승 공을 관중석으로 공을 던졌는데 다시 되돌려 받아 다행이다(웃음). 오늘같이 점수를 주지 않겠단 마음으로 남은 시즌 동안 계속 잘 던지고 싶다.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머무르겠다. 남은 시즌 팀 동료들과 함께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0년을 돌아온 첫 승, 김선기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데뷔 첫 승 인터뷰를 하는 김선기 뒤에서 한현희가 물을 뿌리기 위해 숨어 있다(사진=키움)

데뷔 첫 승 인터뷰를 하는 김선기 뒤에서 한현희가 물을 뿌리기 위해 숨어 있다(사진=키움)

 

사실 최근 다른 국외파 선수들의 활약상에 김선기의 마음이 급해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묵묵히 자기 일에만 집중한 김선기는 앞으로 부모님께 더 효도할 일만 남았다며 의젓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국외파 선수들의 활약에) 개의치 않았다. 내가 할 일만 하자는 생각으로 운동을 해왔다. 그래도 묵묵히 야구하다가 이렇게 오늘같이 좋은 날도 오는 게 아니겠나. 부모님이 지난해 내가 부진했을 때 너무 속상해하셨는데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둬 기쁘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린단 말을 드리고 싶다. 안 아프고 이렇게 잘 던지는 게 더 효도해드리는 길이다. 앞으로 더 좋은 투구를 보여드리겠다.

 

야구장을 찾아와 응원을 보낸 키움 팬들을 향한 감사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볼넷 없이 5이닝 이상을 채우고 승리 투수가 되겠단 김선기의 목표는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달성 가능했다.

 

오늘 볼넷을 안 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달성했다. 계속 던지다 보니까 5회까지 소화했고, 승리 투수까지 됐다. 이게 다 키움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등판 전에 ‘자신 있게 네 공만 던지라’는 팬들의 댓글도 봤는데 큰 힘이 됐다. 앞으로 팀 우승에 힘을 보태는 활약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항상 감사드린다(웃음).

 

누군가에겐 데뷔 첫 승은 입단 첫해 곧바로 맛볼 수 있는 기쁨이다. 하지만, 김선기는 10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데뷔 첫 승을 맛볼 수 있었다. 김선기의 ‘이렇게 좋은 날’이 남은 야구 인생에서 더 자주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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