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불과 2년 전 1점대 평균자책에 도전했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이름 옆에 익숙지 않은 4점대 평균자책이 새겨졌다.

류현진은 9월 12일(이하 한국시간)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2.1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7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등판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올 시즌 볼티모어와의 대결에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기에 류현진은 이날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시즌 최소 이닝-최다 실점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1회와 2회 각각 홈런을 허용하는 등 좀처럼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하지 못한 류현진은 3회에도 2점을 추가로 내줬고, 결국 아웃카운트 7개만을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이 11점을 뽑아주며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투구였다.

류현진은 6월 이후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5월 말까지 평균자책 2.62로 호투하던 류현진은 6월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5.2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진 이후 안정적인 투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른바 '퐁당퐁당' 투구가 이어졌다.

8월 들어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졌다. 류현진은 8월 6경기 중 퀄리티스타트플러스 2회, 7실점 이상 2회를 기록하며 모두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투구 내용에 대한 의문이 들 때면 호투를 펼쳤고, 모두가 기대할 때는 불안한 투구를 보여줬다.

그래도 8월 초반까지 3점대 초반이었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은 어느새 4.11까지 올라왔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100이닝 이상 던진 시점에서 4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것은 KBO 리그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지난 2009년(22경기 144이닝 ERA 4.06)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당시 타고투저 리그에서 류현진은 9월 이후 호투를 펼치며 3.57까지 평균자책을 낮췄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류현진은 부상만 없다면 꾸준한 투구를 이어갔다. 그나마 2017년에는 77.2이닝을 던진 시점에서 평균자책 4.17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후 3.77까지 낮췄다. 2019년에는 8월 중순까지 1점대를 유지하면서 2.32의 평균자책을 기록,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안정된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은 올해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 토론토 벤치도 류현진을 그다지 신뢰하고 있지 않다. '토론토 선'의 롭 롱리는 선발 자원인 로스 스트리플링이 불펜에 남아 류현진의 뒤를 이어 등판한 점을 예로 들며 "토론토는 류현진이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닐 걸 예상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소속팀 토론토는 9월 이후 믿을 수 없는 상승세를 보여주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로 기대를 받은 류현진이 부진하다면 향후 입지도 불안해질 전망이다. 남은 시즌 동안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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