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티셔츠를 입고 있는 커트 실링(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트럼프 지지 티셔츠를 입고 있는 커트 실링(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미국 국회의사당 폭력 사태를 옹호해 논란을 빚은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 커트 실링(55)의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이하 '명예의 전당') 입성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시카고 지역 라디오 매체인 '670 FM'의 맷 스피겔은 1월 22일(이하 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실링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22일까지 공개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실링은 117명의 투표를 받아 74.5%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실링은 지난 7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서 일어난 과격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소요 사태를 일으킬 때는 다들 가만히 있었다"라며 앞서 흑인 인권 시위와 비교하며 옹호했다.

실링은 은퇴 후 SNS를 통해 많은 설화를 일으켰다. 과거 무슬림, 성 소수자에 대한 비난으로 해설자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기자를 나무에 매달아야 한다'는 티셔츠에 "멋있다"는 반응을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자들이 실링에 대한 투표를 취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 측에서는 선례를 남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런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쪽도 있다. 스피겔에 따르면 일부에서는 "투표는 선수의 기록이나 능력, 성실함, 스포츠맨십 등을 감안해야한다"라며 야구 외적인 부분을 투영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 사이에서도 "야구 명예의 전당이지 문화 명예의 전당이 아니다"라며 야구 외적인 부분이 투표에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링은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에 9번째로 도전하고 있다. 매년 조금씩 득표율이 오르고 있었던 실링은 이번 사태로 인해 올해 헌액은 물론이고 한 번 남은 기회도 물거품으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