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홈런을 때려낸 후 최지만 등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브로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8회 홈런을 때려낸 후 최지만 등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브로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지나도 늦지 않고, 탬파베이 레이스의 복수는 한 달이 지나도 늦지 않았다.

탬파베이는 10월 10일(이하 한국시간) 펫코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8회 터진 마이크 브로소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2-1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탬파베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르게 됐다. 당시 탬파베이는 돌풍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5차전 최고의 장면은 역시 8회 브로소의 홈런이었다. 6회 최지만의 대타로 출전한 브로소는 두 번째 타석에서 양키스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상대했다. 브로소는 채프먼과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몸쪽으로 향한 100마일 패스트볼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채프먼과 브로소는 이미 악연으로 엮여있다. 두 선수는 지난 9월 2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만났다.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채프먼은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잡아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자 브로소에게 머리 쪽으로 향하는 101마일 패스트볼을 던졌다. 브로소는 깜짝 놀라며 허리를 숙였다.

심판진이 양 팀에 경고를 내렸고, 채프먼은 브로소를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후 브로소가 양키스 벤치와 언쟁을 벌였고, 결국 탬파베이와 양키스는 경기 후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켰다.

당시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양키스는 잘못 생각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 팀에도 98마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며 사실상 보복구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매우 무서운 발언이다"라며 보복구를 걱정했다.

추가 징계를 우려한 탓인지 탬파베이는 양키스에 보복구를 끝내 던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후 가을 무대에서 가장 멋진 복수에 성공했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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