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당시 애틀랜타 경기의 시구자로 나선 데일 머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2013년 당시 애틀랜타 경기의 시구자로 나선 데일 머피(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경찰이 내 아들의 얼굴을 향해 고무탄을 쐈다” ‘왕년의 강타자’ 데일 머피(64)가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에게도 고무탄을 발사한 경찰 당국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머피는 지난 6월 1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어젯밤, 내 아들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도중 눈가에 고무탄을 맞았다. 내 아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라’며 애를 쓰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아들이 고무탄에 얼굴을 맞은 사연과 함께 사진을 게재한 데일 머피(사진=데일 머피 트위터)
아들이 고무탄에 얼굴을 맞은 사연과 함께 사진을 게재한 데일 머피(사진=데일 머피 트위터)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플로이드는 “숨을 못 쉬겠다. 살려달라”고 호소했으나 이를 외면한 경찰의 가혹행위에 끝내 숨을 거뒀다.

그러자 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행동을 규탄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팻말을 든 시위대가 거리 곳곳을 가득 메웠고, 일부 지역에선 이 시위가 유혈 폭동으로 비화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이에 따라 시위대와 경찰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평화적인 시위 도중 부상자가 나오는 불상사도 발생하고 있다.

아들이 눈가에 고무탄을 맞아 피를 흘리는 사진을 SNS에 게재한 머피는 아들을 응급실로 데려다준 이름 모를 시민으로 도움으로 ‘아들이 실명 위기를 면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머피는 “운 좋게도 아들은 실명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위자들에게 고글을 나눠준 이들과 아들을 응급실로 데려다준 낯선 이들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 않았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 탓에 영구적인 장애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머피는 “이번에 끔찍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흑인이 살면서 겪는 체계적인 인종차별과 폭력에 비하면 사실상 아무것도 아니다. 미국 전역의 흑인사회는 수 세기 동안 과도한 경찰력 행사로 공포에 떨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머피는 1982-83년 연속 MVP를 수상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선수. 1982년부터 1987년까진 매해 올스타에 선정되며 호타준족의 외야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애틀랜타는 암흑기 시절 구단을 지탱한 스타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1994년 머피의 등번호 '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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