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시애틀의 'Cult Hero'였다 (사진=MLB.com)
이대호는 시애틀의 'Cult Hero'였다 (사진=MLB.com)

[엠스플뉴스]

함께 한 기간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는 미국 현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MLB.com'의 시애틀 매리너스 담당 기자인 그렉 존스는 1월 17일(이하 한국시간) 2016년 시애틀에서 뛰었던 이대호에 대한 단상을 다뤘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에 진출한 이대호는 세 리그에서 모두 뛴 최초의 한국인 야수가 됐다. 플래툰 1루수로 나서며 104경기에서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에 대해 "1년만 뛰고 간 선수들 중에 이대호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디포토 단장의 말대로 이대호는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때려낸 대타 끝내기 홈런은 이대호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를 '한국의 베이스 루스'로 평가했다.

이대호는 후반기 손목 통증과 체력 저하로 전반기 0.844였던 OPS가 후반기에는 0.582로 추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존스는 이대호의 진가가 그라운드 밖에서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나와 함께 한 선수 중에 제일 재밌는 사람 중 하나다"라며 이대호를 평가했다.

시애틀에서 이대호는 여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에서처럼 'Day-O'에 맞춰 이대호의 이름을 연호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선수 모국의 의상을 입고 원정 경기를 갈 때는 한복을 입고 나타났다. 팀원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한국산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존스는 이대호의 식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대호는 클럽하우스 식당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기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매 이닝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한다. 한식당에도 자주 방문했다. 존스는 "이대호의 식욕은 그의 매력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양정웅 기자 dooge208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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