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켄드릭(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하위 켄드릭(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모든 것이 걸린 월드시리즈 7차전. 우승의 향방이 걸린 가장 중요한 순간에 베테랑 하위 켄드릭(36·워싱턴 내셔널스)의 '가을 해결사 본능'이 다시 피어올랐다.

워싱턴은 31일(한국시간)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서 6-2로 이겼다. 이로써 워싱턴은 시리즈 전적 4승 3패를 기록,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가을 켄드릭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불을 뿜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선 전 소속팀 LA 다저스에 비수를 꽂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선 OPS 1.012 맹타를 휘둘러 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가을 해결사'라 불릴만한 활약이었다.

다만 월드시리즈 무대에선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7차전에 돌입하기 전까지 타율 .277(22타수 5단타) OPS .455에 그치며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한 해 농사가 달린 7차전에서 켄드릭은 다시 방망이에 시동을 걸었다.

켄드릭이 ‘해결사’로 거듭난 건 팀이 1-2로 뒤진 7회. 1사 1루에 바뀐 투수 윌 해리스를 상대로 우측 폴대를 강타하는 역전 투런 홈런(3-2)을 쏘아 올렸다. 바깥쪽 낮게 꽉 찬 커터가 들어왔는데 이 공을 공략해 “놀라운 타격”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휴스턴 입장에선 잘 나가던 잭 그레인키(6.1이닝 2실점)를 내리고 해리스를 투입한 선택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극적인 홈런 손맛을 본 켄드릭은 덕아웃에 들어가 팀 동료들과 광란의 춤사위를 벌였고 오토바이에 시동을 거는 세레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 홈런으로 '가을 야구'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MLB Stats’는 단일 포스트시즌 승자 독식 경기(winner-take-all game)에서 7회 이후 앞서가는 홈런을 두 차례 이상 때린 건 켄드릭이 역대 최초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ESPN은 켄드릭이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7회 이후 달아나는 홈런을 터뜨린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며 그의 활약에 집중 조명했다.

켄드릭의 홈런으로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은 워싱턴은 8회엔 후안 소토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고 9회엔 아담 이튼이 6-2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워싱턴의 승리로 미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원정 팀이 전승을 거두는 진기록도 세워졌다. 참고로 워싱턴은 원정경기인 1, 2차전과 6, 7차전을 쓸어담았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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