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연습생으로 프로에 입문해 15시즌 뛴 배기종, 올 시즌 끝으로 선수 생활 마친다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은퇴 결심 굳혔다”

-“K3리그 모 구단에서 플레잉코치 제안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가족들과 시간 보내면서 제2의 삶 준비할 것”

배기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배기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배기종(37·경남 FC)이 은퇴한다.

배기종은 “은퇴란 단어가 낯설지 않은 나이”라며 “9월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고민이 많았죠.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수천 번 생각했습니다. 떠나야 할 때가 왔어요. 아직 향후 거취에 관해선 결정 난 게 없습니다. K3리그 모 구단에서 플레잉 코치 제안을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했어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제2의 삶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배기종의 말이다.

- 은퇴 결심한 배기종 “프로에서 뛴 15시즌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

배기종은 프로 인생 마지막 팀인 경남 FC 황금기의 주역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기종은 프로 인생 마지막 팀인 경남 FC 황금기의 주역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기종은 K리그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배기종은 2006년 연습생으로 대전 시티즌(대전하나시티즌의 전신)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배기종은 빠른 발과 저돌적인 드리블, 날카로운 슈팅력 등을 앞세워 단박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6년 K리그 27경기에서 뛰며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축구계는 혜성처럼 등장한 연습생 신예를 ‘최신기종’으로 불렀다.

성공적으로 프로에 안착한 배기종은 2년 차 시즌을 앞두고 당대 최고의 팀인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배기종은 이관우, 김남일, 이운재 등 당대 최고의 선수와 호흡을 맞추며 K리그 우승(2008), FA컵 우승(2009) 등에 앞장섰다. 2010년엔 제주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겨 팀 최고 성적인 K리그 준우승에 힘을 더했다.

프로 인생 마지막 팀인 경남을 만난 건 2016년이다. 당시 경남은 K리그2 하위권(2015시즌 9위)에 머문 팀이었다.

배기종은 주장 완장을 차고 경남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17시즌 K리그2 32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우승과 K리그1 승격에 앞장섰다. 2018시즌엔 무릎 수술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며 경남의 K리그1 준우승에 이바지했다. 배기종의 K리그 통산 기록은 285경기 출전 49골 34도움이다.

배기종은 지난해에도 은퇴를 고민했지만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자 벨기에 주필러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경험이 풍부한 설기현 신임 감독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 시즌 K리그1 31경기(5골 1도움)에서 뛰며 건재함도 과시한 터였다.

하지만, 배기종은 올 시즌 예년과 같은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배기종의 올 시즌 기록은 K리그2 4경기 출전 1도움이다. 프로 데뷔 후 가정 적은 출전 기록으로 배기종은 고민 끝 은퇴를 결정했다.

배기종은 “아직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게 실감 나진 않는다”“지금은 육아에 정신이 없다”고 웃었다. 덧붙여 배기종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평생을 축구와 함께했습니다. 미련이 남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후회는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습생으로 프로에 입문해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어요. 프로 생활 내내 팬들의 큰 사랑도 받았죠.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감사한 마음으로 제2의 삶도 멋지게 살아보겠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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