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2020시즌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완장 차고 그라운드 누빈다

-“뛰고 싶은 마음이 컸고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인천 이적 선택했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연이은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너무 힘들었다”

-“유상철 명예 감독께선 국민 영웅. 병마와 싸움에서 꼭 이겨내실 것”

-“인천 팬이 바라는 건 화끈한 공격 축구보다 승점 3점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이재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이재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남해]

2009년 프로에 데뷔해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만 6개다. K리그1(2017·2018)은 물론이고 K리그2(2013), FA컵(2009), K리그 리그컵(201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2012)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2020시즌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빌 이재성의 얘기다.

이재성은 2019년 1월 15일 인천으로 이적했다. 인천이 문선민을 전북 현대로 보내고 이재성과 현금을 건네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우승권 팀에서만 10년을 뛴 이재성에게 K리그1 잔류 경쟁은 낯설었다. 연이은 부상으로 인천 데뷔전이 늦어지면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이재성은 이재성이었다. 부상 복귀 후 인천의 후방을 책임지며 K리그1 잔류를 이끌었다. 엠스플뉴스가 프로 입문 11년 만에 K리그1 생존 경쟁을 경험한 이재성을 만났다.

이재성 “뛰고 싶은 마음과 자신감 있어 인천 이적 선택했다”

2020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이재성(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020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이재성(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019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술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민이 많았죠. 지금보다 좋은 몸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정했어요.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무릎을 다친 상태에서 지난 시즌을 마친 겁니까.

어느 한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건 아니에요. 프로축구 선수는 무릎을 많이 써야 하는 직업입니다. 닳은 거죠(웃음). 수술로 무릎 통증을 잡은 만큼 지난해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거예요. 아직 무릎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재활과 팀 훈련을 병행하며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무릎은 축구 선수들의 큰 고민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뛴 박지성, 구자철, 기성용 모두 무릎이 좋지 않아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반납했습니다. 무릎 관리는 어찌해야 하는 겁니까.

우리 세대는 어릴 때 많이 뛰었어요(웃음). 프로축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선수였지만 체력 훈련이 많았죠. 잔디 구장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최근엔 유소년팀에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몸 관리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2019년 1월 15일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축구계가 놀란 이적이었죠. 2009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해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K리그1 우승권 팀에서만 뛰었습니다. 특히나 군 시절(상주 상무)을 포함해 몸담은 모든 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어요.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이적할 생각은 없었습니까.

서른 살이란 나이가 애매해요. 많아 보이지만 아직 도전할 나이 같기도 합니다(웃음). 그렇게 고민하던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서만 프로축구 선수로 뛰었습니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내부 경쟁부터 아주 치열했죠. 경쟁하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지만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 지쳐 인천 이적을 선택한 겁니까.

인천 이적 직전 시즌(2018) 전북 현대에서 리그 5경기를 뛰었습니다. 프로 데뷔 시즌을 포함해 한해 10경기 미만으로 뛴 게 처음이었어요. 나는 뛸 준비가 됐는데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뛰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적할 팀을 찾았습니다. 인천을 포함한 몇 팀에서 이적 제안이 있었죠.

네.

어느 팀을 선택해야 안정적으로 뛸 수 있을지 봤어요. 그러던 중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께서 제 가치를 인정하고 신뢰를 보냈습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았죠. 인천을 선택했습니다.

인천 이적 전까지 우승권 팀에서만 뛰었습니다. 대우도 그만큼 좋았을 겁니다. 조건과 환경에선 어떤 고민을 했습니까.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의 차이가 없다면 거짓말이죠. 특히나 전북은 매해 ACL 우승을 노리는 구단입니다. 투자가 많죠. 선수 대우와 축구에만 집중할 환경 등이 아주 우수합니다. 젊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들은 기업구단에서 뛰면 더 좋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올해가 프로 12년 차입니다. 좋은 환경에서 오랜 시간 축구를 했어요. 지난해엔 시민구단인 인천을 경험했습니다. 시민구단에서 뛴다고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기업구단과 비교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없지만 사우나와 헬스장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주어진 환경에서 온 힘을 다하면 더 큰 선수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부상으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를 이끈 이재성(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잔류를 이끈 이재성(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데뷔전을 치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몸 상태에 자신이 있어서 인천 이적을 결정했습니다. 인천의 중심에서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 사이 팀은 부진을 거듭했죠. 욘 안데르센 감독이 물러나고 유상철 감독께서 새로 오셨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두려웠어요.

두려웠다?

제가 리오넬 메시처럼 홀로 승점 3점을 가져다줄 선수는 아닙니다. 팀이 연패를 거듭할수록 ‘내가 복귀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감이 점점 떨어진 거죠.

밖에서 지켜본 인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강팀엔 각 포지션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있습니다. 인천엔 그런 선수들이 부족했어요. 어린 선수들이 많았죠.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훌륭한 지도력을 갖추고 있어도 그라운드를 누비는 건 선수예요. 한계가 있죠. 이럴 때 팀 중심을 잡아주라고 나를 영입한 건데 아무것도 못 하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까진 참 안 풀렸어요.

참 안 풀렸다?

복귀 시점을 3월 말이나 4월 초로 잡았어요. 그 시기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는 와중에 또 다쳤습니다. 연습경기 중 발가락이 골절됐죠. 3개월을 쉬었습니다. 발가락이 아파서 축구화를 못 신을 정도였어요. 막막했습니다. 재활하며 기다리는 방법 외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불운한 부상이 반복됐습니다. 심리적으로도 타격이 클 것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이겨내야 합니까.

전 부상이 많은 선수였어요. 처음엔 부상을 입힌 상대 선수를 원망했습니다. 뛰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했죠.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바뀌었어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재활에만 집중했죠.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이참에 재충전의 시간을 갖자는 등의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야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걸 안 거죠(웃음).

2019년 6월 30일 K리그1 18라운드 강원 FC전에서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이 경기가 인천 데뷔전이었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있다는 기쁨보다 인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훨씬 컸습니다. 인천에 입단하면서 팬들에게 ‘팀을 한 단계 성장시킬 자신이 있어서 왔다’고 했어요. 말뿐인 사람이 된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팬들은 제가 합류하면서 수비 안정을 기대했을 텐데 전반기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죽을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인천 데뷔전은 늦었지만 첫 경기부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복귀전을 앞두고선 어떻게 하면 인천이 반등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 게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어요.

밖에서 반등하지 못하는 팀을 보며 ‘내가 뛴다고 팀이 달라질 수 있을까’란 두려움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경기를 뛰어보니 어땠습니까.

선수는 뛰어야 합니다(웃음). 밖에서 볼 때랑 많은 게 달랐습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부족한 점을 조금만 개선하면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유상철 감독님의 축구가 시간이 갈수록 녹아들기도 했죠. 여름 이적 시장에선 알짜배기 선수를 대거 영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속도를 붙였습니다.

인천은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무려 8명의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베스트 11의 절반 이상이 바뀌었어요. 프로축구 선수로 뛴 10년 동안 이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저 또한 놀랐습니다. 베스트 11의 절반 이상이 바뀐 건 둘째 치고 이 선수들이 우리 팀으로 올까 싶은 이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줄 수 있습니까.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은 (장)윤호가 대표적이죠. 처음 윤호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걘 오기 힘들걸’이라고 했어요(웃음). 그런데 진짜 왔죠.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께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윤호를 포함해 김호남, 명준재, 케힌데, 마하지 등이 합류하면서 팀 전력이 확실히 강해졌어요. 영입 효과를 확실하게 누린 거죠.

“유상철 명예 감독께선 반드시 건강한 얼굴로 돌아오실 겁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명예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명예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여름 이적 시장을 거치며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지만 시즌 최종 라운드까지 K리그1 잔류를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10월 19일 파이널 B 첫 번째 경기 성남전 후엔 유상철 감독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축구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기 하루 전인 10월 18일 감독께서 몸이 안 좋다는 걸 알았어요. 전달수 대표이사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께서 ‘감독께서 편찮으시다. 우리가 감독님을 위해 이번 경기는 꼭 잡아줘야 한다’고 했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모든 선수가 이날 경기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했어요.

슈팅 숫자에서 3-21로 밀렸지만 1-0으로 이겼습니다.

감독께선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라운드 위에 섰습니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몸이 부서지는 건 두렵지 않았어요. 그렇게 경기를 마치고 나니 활짝 웃는 감독님의 얼굴이 보였죠. 많은 선수가 눈물을 보인 건 이 때문입니다. 감독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죄송했어요. 우리가 조금 더 잘했다면 더 많이 웃게 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바로 다음 날 유 감독이 자신의 상태를 알리면서 대중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훈련을 마치면 감독님이 어떻게 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모든 선수가 휴대전화를 들고 똑같은 걸 검색했죠. 그리고 선수들과 모여 다짐했습니다. ‘남은 경기는 감독님을 위해 뛰자. 여기서 무너지면 우린 사람이 아니’라고 했죠. 그런데 감독께선 ‘날 위해 뛰지 말라’고 강조하셨어요.

이유가 있습니까.

감독께선 ‘내가 아프다는 이유로 한 발 더 뛴다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매 경기 팬들을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게 프로의 기본이라고 했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지도자를 만났지만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감독은 드물었어요. 선수들이 이 악물고 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주셨죠.

그 덕분일까요. 인천은 2019시즌 최종전 경남 FC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K리그1 잔류를 확정했습니다.

감독께선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한 시즌 고생했다. 내년엔 준비 잘해서 올해와 같은 모습 보이지 말자’고 했어요.

유 감독은 2019시즌을 마친 뒤 지휘봉을 내려놨습니다.

세상에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건강해야 축구도 할 수 있는 거예요.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감독님과 2020시즌에도 함께한다면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거든요. 모든 선수가 감독님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하나에요.

어떤 거죠?

유상철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국민 영웅입니다. 건강한 얼굴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천 팬이 바라는 건 화끈한 공격 축구보다 승점 3점”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이재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이재성(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유상철 명예 감독께서 추천한 임완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빼어난 지도력을 갖춘 분입니다. 안산 그리너스의 창단 후 최고 성적(5위)을 냈죠. 스타급 선수는 없지만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승점을 쌓았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꼭 맞는 수장이세요. 선수들이 감독님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를 믿고 나아간다면 지난해보다 발전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태국 방콕과 경상남도 남해에서 1, 2차 전지훈련을 했습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어떤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습니까.

지난 시즌까지 인천 수비는 포백이었습니다. 올 시즌엔 스리백으로 변화를 주려고 해요. 방콕에서부터 스리백에 적응하는 데 큰 힘을 들였죠.

K리그1 최정상급 수비수로 10년 넘게 활약 중입니다. 포백과 스리백 어떻게 다른 겁니까.

말 그대로 포백은 수비수가 네 명, 스리백은 세 명입니다(웃음). 스리백은 윙백이 합세하면 파이브 백으로 변하죠. 올 시즌 인천은 이기는 축구를 하려고 합니다. 수비력을 강화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죠. 저를 포함한 선수들이 스리백에 적응하면 팀이 이기는 축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핵심은 수비력 강화입니다. 인천은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54실점을 내줬어요.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네 번째로 실점이 많았습니다. 스리백에 적응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무엇입니까.

소통입니다. 경기 중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실수를 줄여야 해요. 수비와 미드필더, 공격진과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누군가 뚫리면 곧바로 메워줘야 합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건 이 때문이죠. 현대 축구는 수비수만 수비하지 않습니다. 골키퍼를 포함한 11명의 선수 모두 수비수예요.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쳐 수비력 강화에 힘써야 합니다.

2020시즌 인천의 주장 완장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팬들에게 ‘올 시즌엔 잔류 경쟁을 하지 않겠다’거나 ‘파이널 A에 진입하겠다’는 약속은 안 하겠습니다. 우린 매해 팬들에게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어요. 반성합니다. 올 시즌엔 매 경기 결승전이란 각오로 뛰겠습니다. 우리 팬들이 가장 바라는 건 승리예요. 점유율을 내주고 90분 내내 밀리는 경기 내용을 보이더라도 이기겠습니다. 그 안에서 재미를 찾겠습니다.

승리에서 재미를 찾는다?

프로축구 선수는 이겼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승리는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자신감까지 선물합니다. 자신감은 선수를 한층 성장하게 만들죠. 인천이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 많은 승수를 챙기는 건 가능해요. 승리를 통해 코칭스태프, 선수, 팬이 함께 웃는 시즌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네.

이전에 몸담았던 팀들은 성적이 좋았습니다. 팬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인천에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인천은 우승권 팀이 아니에요.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한 팀인 게 사실이죠. 그런데 인천 팬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입니다. 구단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게 커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팬들이 있어 지난 시즌에도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었어요. 2020시즌엔 팬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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