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2020시즌 준비한 서울, 3년 만의 ACL 본선 복귀전 승전고 울렸다

-“기성용을 마다할 지도자가 있을까. 이와 관련한 답변은 때가 되면 할 것”

-2019시즌 마치고 한 달도 못 쉰 선수들 “지난해보다 발전한 경기력만 생각 중”

-모든 선수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기성용(사진 왼쪽), FC 서울 최용수 감독(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기성용(사진 왼쪽), FC 서울 최용수 감독(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상암]

FC 서울의 2020년은 유독 빠르다.

서울은 창단 첫 1월 경기를 준비했다. 2019시즌 K리그1 3위를 차지하면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 까닭이다.

지난해 12월 1일 2019시즌 최종전을 마친 서울은 같은 달 30일 새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K리그(1·2) 22개 구단 가운데 지난해 12월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건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은 1월 29일 크다 FA(말레이시아)와 2020시즌 ACL 플레이오프 단판에서 4-1로 승리했다. 서울이 3년 만에 ACL 본선 복귀를 확정했다.

서울은 곧바로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전지훈련을 했다. 그들은 ACL 본선과 K리그1 준비에만 집중했다.

“기성용이 오면 좋지만...” 서울은 갈 길을 간다

FC 서울 박주영(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 박주영(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월 3일부터 축구계의 눈이 FC 서울을 향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한 기성용이 K리그1 복귀를 타진한 까닭이다.

기성용은 2006년 서울에서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엔 서울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에 데뷔했다. 2009시즌을 마치고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 이적 전까지 서울에서 80경기(8골 12도움)를 뛰었다.

서울을 떠난 기성용은 한국 축구 레전드로 성장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김정우와 함께 주전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원정 첫 16강 진출에 앞장섰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이자 중원 사령관으로 맹활약했다.

EPL에선 9시즌 동안 187경기(15골 9도움)를 뛰었다. 2019년 4월 21일엔 유럽 리그 통산 300경기 출전 기록을 썼다.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 300경기 이상을 뛴 건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에 이은 네 번째다.

그런 기성용이 서울로 돌아오지 못했다. K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전북 현대 역시 기성용 영입에 실패했다. 2월 11일 기성용의 에이전트 시투(C2) 글로벌은 “기성용은 서울과 전북 현대 양 구단에 10일부로 협상 종료를 알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말을 아꼈다. 최 감독은 EPL에서만 200경기 가까이 뛴 선수를 마다할 지도자는 없다면서 상당히 민감한 시기다. 이와 관련된 답변은 때가 되면 하겠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조심스러운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주영은 선수들은 기성용 영입 불발로 동요하지 않는다. 내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린 경기 외적인 이슈보다 눈앞의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기성용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다. 2007년부터 2008년 8월까진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두 차례의 월드컵(2010·2014)과 올림픽(2008·2012)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뛰었다.

군 복무 기간(2017-2018)을 제외하고 서울에서만 뛰고 있는 고광민은 기성용을 마다할 팀이나 선수가 있을까 싶다. 당연히 좋다. 하지만, 기성용 영입과 관계없이 시즌은 시작됐다. 우린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모든 선수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착실하게 준비한 서울, 2020년 결과는?

FC 서울 아드리아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 아드리아노(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은 2월 18일 ACL 본선 조별리그(E조) 2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경기에서 승전고(1-0)를 울렸다. 11일 중국에서 예정된 베이징 궈안(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연기(4월 28일)되면서 이날 경기가 서울이 3년 만에 치른 ACL 본선이었다.

서울은 2019시즌보다 발전한 2020시즌을 준비했다. 서울은 한국 U-23 축구 대표팀 주전 풀백 김진야, 2018년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한승규, 2017년 U-20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는 한찬희, 2016년 한 시즌 최다골(35골) 기록을 다시 쓴 아드리아노 등을 영입했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단 한 명도 영입하지 않은 것과 달랐다.

서울은 어느 팀보다 빠르게 시즌 준비에 돌입해 훈련에만 매진했다. 고광민은 감독께서 팬들을 위한 축구를 강조한다.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준비한 건 이 때문이다. 모든 선수가 1, 2차 전지훈련을 착실히 소화했다. 그라운드 밖에선 전 선수가 함께 어울리며 끈끈함을 더했다. 선수들은 2020시즌만 바라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 감독과 선수들이 기성용 영입 불발과 관련해 말을 아낀 이유는 간단하다. 기성용을 감독이나 선수가 영입하는 건 불가능한 까닭이다. 최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을 강조한 건 이 때문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어떤 지도자든 만족스러운 선수 구성으로 한 시즌을 치르는 건 어렵다. 시즌을 마치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 경기를 치를수록 동계훈련에서 준비한 것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최 감독과 선수들은 지금처럼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서울은 2월 29일 울산 현대(원정)와 2020시즌 K리그1 개막전을 치른다. 서울은 지난 시즌 울산과 네 차례 대결에서 1무 3패를 기록한 바 있다. 2020시즌은 다를 수 있을까.

2월 18일 4년 만에 서울 복귀전을 치른 아드리아노는 “단 한 번도 팀 유니폼 색상인 붉은색과 검은색을 잊어본 적이 없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지난해 4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8개월을 쉬었다. 100% 몸 상태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팀원들과 밝은 분위기 속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를 포함한 팀 전체가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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