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케힌데, 공격 포인트 없지만 팀에 큰 보탬이 되는 스트라이커?

-유상철 감독 “내가 수비수라면 케힌데가 아주 부담스러울 것”

-집에서도 운동에 열중하는 케힌데 “팀이 내게 기대하는 역할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근육질 몸 말고 골로 주목받고 싶다”

인천 유나이티드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케힌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케힌데가 벼랑 끝에 몰린 인천 유나이티드를 구했다. 득점이나 도움을 기록한 건 아니다. 올여름 팀에 합류해 8경기를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으로 상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케힌데는 9월 22일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의 펀칭 실수를 만들며 명준재의 극적인 동점골을 도왔다.

유상철 감독은 케힌데가 득점을 터뜨리는 게 가장 좋다면서 그러나 골이 없는 지금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힌데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버티고 싸워주면 상대 수비엔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존재만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만약 중앙 수비수라면 케힌데가 투입되지 않길 바랄 것이라고 했다.

또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은 인천, 케힌데를 향한 신뢰는 굳건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케힌데(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케힌데(사진 왼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1 30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또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12위였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9월 21일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둔 까닭이다.

인천, 제주와 강등권 경쟁 중인 10위 경남 FC는 K리그1 30라운드 일정을 제때 소화하지 못했다. 22일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가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연기됐다. 이 경기는 10월 2일이나 3일 치러진다.

인천과 제주의 승점 차는 딱 1점이다. 제주와 경남의 승점 차 역시 1점이다. 경남이 K리그1 30라운드를 치르지 못하면서 승점 차가 더 줄었다. 유상철 감독은 태풍의 영향으로 경기 일정이 연기되는 것보단 예정대로 소화하는 게 좋다상대의 결과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천은 스플릿 라운드 포함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경기마다 최소 승점 1점을 획득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인천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4승 9무 17패(승점 21점)를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팀 가운데 올 시즌 기록한 득점(24)이 두 번째(최소득점팀은 성남 FC)로 적다. ‘주포’ 스테판 무고사가 9월 1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하다.

케힌데의 공격 포인트가 필요한 건 이 때문이다. 유 감독은 케힌데의 움직임이 무고사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케힌데의 무득점 행진이 길어지면 무고사에 대한 집중 수비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케힌데는 무고사를 도와 팀 득점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케힌데 “근육질 몸보다 골로 팬들에 주목받고 싶다”

득점 후 기뻐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득점 후 기뻐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케힌데는 올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인천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다. 7월 23일 인천 선수가 된 케힌데는 프로통산(인천에서 뛴 8경기 제외) 93경기에 출전해 32골을 넣은 스트라이커다. 2012년 이스라엘 마카비 텔 아비브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2017부턴 터키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엔 터키 데니즐리스포르에서 뛰며 10골(15경기)을 넣었다.

K리그1에서 뛴 8경기에선 기록이 증명하는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케힌데가) 신체조건(195cm-97kg)은 뛰어나지만, 그에 걸맞은 공중볼 장악력을 갖췄는지는 모르겠다발기술도 좋은 편이 아닌 거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팀과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선수가 있다. 케힌데도 그런 선수일 수 있다. 최소한 반 시즌은 뛰어야 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은 케힌데를 향한 굳건한 신뢰를 보인다. 아직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믿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판단한다. 최근 훈련에선 이전보다 가벼워진 몸놀림을 보인다고 전해진다. 9월 22일 대구 FC전에서도 동점골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고, 경기 막판엔 과감한 헤더로 역전골을 노렸다.

케힌데는 9월 A매치 휴식기 동안 조국 나이지리아에 다녀왔다. 올여름 새로이 합류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야 할 시기에 자리를 비웠다.

인천 관계자는 웬만하면 보내주지 않고 싶었다하지만, 2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 장례식 일정 때문에 케힌데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케힌데의 가족은 소속팀 일정 때문에 조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걸 배려해 장례식 일정을 9월까지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 구단이 새로이 합류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에 케힌데를 나이지리아로 보내준 이유다.

인천 관계자는 케힌데는 겉보기와 달리 아주 여린 친구다. 밝고 긍정적인 선수기도 하다. 조국에 다녀온 이후 마음이 편해진 거 같다. 한국 생활에 큰 만족감을 표현하는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로 케힌데는 한국(K리그1)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나라라며 동료들을 포함한 구단 관계자 모두가 친절하다. 낯선 나라와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아주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케힌데는 이어 이젠 내가 보답해야 할 때다. 팀이 내게 가장 바라는 건 골이다. 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내고 동료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팀이 K리그1에 잔류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팀의 배려로 9월 A매치 기간엔 나이지리아에 다녀왔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만큼 남은 8경기에선 이전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케힌데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아주 많은 선수다. 일찍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해 지금과 같은 몸을 만들었다. 이스라엘, 터키, 한국 등 여러 리그를 거칠 때마다 운동 기구를 빼놓지 않았다. 케힌데는 집에 운동기구를 들여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몸을 만든다. 케힌데는 이젠 근육질 몸보다 골로 주목받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인천 관계자는 “케힌데는 팀 훈련에도 아주 성실히 임한다. 무고사와는 벌써 형, 동생 사이가 됐을 정도로 팀원들과의 관계도 아주 훌륭하다. 흥이 많은 선수인 만큼 첫 골만 터지면 매서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근승 기자 thisi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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