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자배구 대표팀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 도핑 위반으로 귀국

-한국 최초 국제 도핑검사관 박주희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는 상태”

-“도핑 교육·분석 몰라보게 발전, 한 팀에서 도핑 위반 선수 3명 이상 나올 가능성 크지 않다”

-“국제검사기구는 도핑 샘플 10년 보관 및 분석, 선수들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 알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브라질 상황과 관계없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

브라질 여자배구 대표팀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질 여자배구 대표팀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전을 앞두고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준결승전 상대인 브라질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 위반으로 귀국하게 된 것.

세계반도핑 규정엔 도핑 규정 위반이 확인된 팀은 모든 선수가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브라질 선수들은 재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만약 한 팀에서 도핑 위반 선수가 3명 이상이면 그 팀은 몰수패를 당한다.

한국은 8월 6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세계랭킹 2위 브라질과 2020 도쿄 올림픽 결승 진출권을 두고 다툰다. 일각에선 브라질이 실격패 처리되고 한국이 결승에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능한 이야기일까.

엠스플뉴스가 한국 최초 국제 도핑검사관으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도핑관리담당관(2011), 인천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국제의전팀장(2013), 인천 아시아경기대회(2014),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도핑관리팀장(2015),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도핑 관리 한국 대표(2019),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교육위원 등을 역임한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박주희 사무총장(현 아시아올림픽위원회 반도핑 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핑 교육·분석 몰라보게 발전, 한 팀에서 도핑 위반 선수 3명 이상 나올 가능성 크지 않다”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박주희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박주희 사무총장(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8월 6일 오후 9시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치릅니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브라질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브라질 ‘에이스’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 위반으로 귀국하게 됐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개막 전인 7월 7일 도핑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알아요. 명확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건 없습니다.

브라질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입니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주축 선수가 도핑 검사에 걸리는 일이 흔합니까.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이전보다 도핑 교육이 강화됐어요. 각 나라 체육회뿐 아니라 종목 협회나 연맹 등에서도 철저히 교육하죠. 탄다라가 고의로 금지 약물에 손을 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치료를 받던 중 실수로 금지 약물에 손을 댔을 수도 있어요. 탄다라는 자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해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끝까지 지켜봐야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브라질이 실격패를 당하고 한국이 결승에 오를 것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계반도핑 규정엔 이런 게 있습니다. 한 팀에서 도핑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그 팀 모든 선수가 재검사를 받습니다. 도핑 위반 선수가 3명 이상일 경우엔 실격, 몰수패 등의 처리가 이뤄지죠. 그래서 브라질의 몰수패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크지 않다?

도핑 교육만 강화된 게 아닙니다. 국제검사기구(ITA)는 클린스포츠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특히나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장기 보관 및 분석합니다. 지금 발견할 수 없는 도핑이 훗날 드러나곤 하죠.

예가 있습니까.

ITA는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그렇게 130건 이상의 도핑방지규정위반을 적발했어요. 선수들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브라질은 세계랭킹 2위예요. 2020 도쿄 올림픽 강력한 우승 후보죠. 브라질에서 세 명 이상의 선수가 도핑에 걸릴 확률은 낮습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브라질 상황과 관계없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

터키를 따돌리고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 오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터키를 따돌리고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 오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만약 준결승전 이후 도핑 위반이 확인되면 어떻게 됩니까.

도핑 검사는 보통 24시간에서 48시간 사이에 결과가 나옵니다. 혈액 검사는 늦어도 72시간 안엔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요. 준결승전 결과와 관계없이 규정을 따를 겁니다. 준결승전 결과가 바뀔 수 있는 거죠. ITA는 10년간 도핑 샘플을 보관해요. 나중에라도 문제가 확인되면 순위 조정이 이루어질 겁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아주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브라질 에이스의 도핑 위반이 경기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합니까.

브라질은 금메달이 목표인 팀입니다. 결승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에이스를 잃었어요. 감독, 코치, 같이 생활한 선수 모두 흔들릴 겁니다. 에이스의 자리를 대체해야 하는 선수는 큰 부담을 느낄 거고요. 무엇보다 한국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이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에이스가 도핑 위반으로 빠진 게 한국엔 호재일 수 있어요.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은 기적을 써나가는 팀입니다. 상대가 어떤 상황이든 개의치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모든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브라질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평소처럼 경기에만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국이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