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급상승’ 당구 시청률, 주요 프로 스포츠 종목 뛰어넘었다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 결승, 1.201%로 당구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

-세계 상위랭커 출전에 이변 속출, 스포츠 팬 관심 집중

-상승세의 당구 인기,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스포츠 콘텐츠 시장 '새 강자' 급부상

2019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 우승자 사이그너(왼쪽)와 세계랭킹 1위 야스퍼스(사진=엠스플뉴스)
2019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 우승자 사이그너(왼쪽)와 세계랭킹 1위 야스퍼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이제는 당구가 대세다. 최근 높아진 당구 인기가 마침내 안방까지 진출했다.

지난 주말 열린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 대회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구 붐’을 입증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 프로축구는 물론 손흥민이 출전한 유럽축구 경기 시청률까지 뛰어넘었다.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동 ‘더 넥센 유니버시티’에서 열린 2019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엔 딕 야스퍼스, 마르코 자네티, 조재호, 타이푼 타스테미르, 세미 사이그너, 에디 멕스 등 세계 상위랭커가 총출동했다.

대회 첫날부터 사이그너, 자네티가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나고,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임형묵이 조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며 흥미를 더했다. 그 결과 시청률 조사(AGB닐슨 기준)에서 대회 첫날 마지막 예선 경기의 시청률은 무려 0.755%나 됐다. 같은날 6경기 평균 시청률도 0.522%로 확인됐다.

서바이벌 3쿠션 시청률은 본선이 열린 21일엔 평균 0.683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준결승과 결승전이 열린 22일엔 평균 0.98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회 19경기 평균 시청률은 0.586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방송계의 중평이다.

특히 사이그너와 에디 멕스, 조재호, 김행직이 출전한 22일 결승전 시청률은 1.201%로, 당구 중계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201%는 같은 기간 방송된 다른 스포츠 종목 시청률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21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경기(손흥민 출전) 시청률은 1.081%였다. 프로배구는 21일 경기가 최고 0.440%, 22일 경기가 최고 0.412%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시청률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KBO리그 4경기가 열린 20일 KBO리그 최고 시청률은 0.716%, 2경기가 열린 21일 최고 시청률은 0.726%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당구는 20일 최고 0.547%, 21일 최고 0.759%를 기록했다.

태풍 영향으로 1경기만 열린 22일에만 KBO리그 시청률이 1.436%(MBC 스포츠플러스 중계)로 당구 최고 시청률(1.201%)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계 상위랭커 총출동, 이변 속출…서바이벌 3쿠션 시청률 견인했다

지난 주말 중계방송된 주요 스포츠 종목별 시청률. 서바이벌 3쿠션이 메이저리그, 프로배구, 프리미어리그를 뛰어넘었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 주말 중계방송된 주요 스포츠 종목별 시청률. 서바이벌 3쿠션이 메이저리그, 프로배구, 프리미어리그를 뛰어넘었다(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처럼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 대회가 큰 인기를 누린 비결은 무엇일까. 대회 관계자는 당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세계 상위랭커가 대거 참여하며 기대감을 키웠고, 독특한 경기 방식 덕분에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하면서 흥미를 더한 게 인기의 배경인 듯싶다고 설명했다.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즈는 먼저 40점을 선점하는 기존 3쿠션과 달리, '한정된 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은 점수를 올리느냐'로 승부를 가른다. 4명의 선수에게 기본 30점을 주고 1점을 낼 때마다 다른 선수들의 점수 1점을 빼앗아오는 재미가 있다.

15점 이상의 점수 차도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는 게 이 대회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 선수가 연속 10점을 내면 나머지 3명의 선수는 10점씩을 잃는다. 10점을 낸 선수가 얻는 총 점수는 30점이다. 아무리 세계 최고 선수라도 조금만 방심하거나 흔들리면 점수를 잃는다. 실제 예선 첫날 세계랭킹 1, 2, 3위가 모두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번 대회가 진행된 '더 넥센 유니버시티'(사진=엠스플뉴스)
이번 대회가 진행된 '더 넥센 유니버시티'(사진=엠스플뉴스)

세계 상위랭커가 총출동한 대회인 만큼,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의 관심도 컸다. 결승전 유튜브 생중계엔 동시접속자만 3만 명 이상이 몰렸다. 대회 관계자는 한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당구 팬이 접속해 중계를 시청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포츠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당구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구계 관계자는 당구는 동호인만 1천만 명에 달할 만큼 '보는 스포츠'가 아닌 ‘하는 스포츠’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다. 여기에 최근 ‘뉴트로’ 열풍과 함께 당구, 볼링 등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며 당구가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등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과거엔 당구장 하면 담배 연기가 진동하고 불량 학생이 모이는 곳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당구장은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이제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손색이 없다. 서바이벌 3쿠션 대회 등을 통해 당구선수들이 보여준 세련된 모습도 당구 이미지 쇄신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대회장을 직접 찾은 홍진수 씨는 TV로 서바이벌 3쿠션을 시청하다가 대회장 분위기가 색달라 직접 경기를 보려고 대회장인 '더 넥센 유니버시티'를 찾았다. 일반 호텔이나 체육관에 비해 '더 넥센 유니버시티'는 대형 화면이 잘 갖춰져 있고, 휴게 시설도 많아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최첨단 사옥에서 진행된 국제 스포츠 이벤트 경기라, 더 볼거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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