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부터 선수단까지 큰 변화 준 울산 현대, 어느 해보다 바쁜 동계훈련 마쳤다

-“휴가를 마친 뒤 클럽 월드컵 준비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3주”···“선수들 몸 상태와 경기력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았지만 온 힘 다했다”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한 선수들이 2021시즌 K리그1 개막 앞두고 팀 합류했다”

-“박지성, 케빈 데이비스 등처럼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주장될 것”

-“2021시즌 개막전은 팬과 함께···승점 3점 가져온다”

울산 현대는 2020년 12월 19일 팀 통산 두 번째로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큰 변화를 줬다. 그 시작은 홍명보 감독(사진 맨 오른쪽) 선임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는 2020년 12월 19일 팀 통산 두 번째로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큰 변화를 줬다. 그 시작은 홍명보 감독(사진 맨 오른쪽) 선임이었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울산]

2020년 12월 19일. 울산 현대는 2020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이겼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A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같은 달 24일. 울산은 2017시즌부터 4년간 함께한 김도훈 감독과 결별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KFA) 홍명보 전무이사를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홍 감독은 2017년 5월 25일 중국 갑급리그(2부) 항저우 뤼청 그린타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K리그에서 지휘봉을 잡는 건 처음이다.

울산은 선수단에도 변화를 줬다. 2020시즌 K리그1 득점왕이자 ACL 우승 주역 주니오와 결별했다. 조커로 활약한 비욘 존슨, 중원 사령관 신진호, 베테랑 이근호, 박주호 등도 팀을 떠났다.

출혈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19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스트라이커 김지현,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공격 핵심 이동준, 전북 현대의 K리그1 4연패 주역 베테랑 미드필더 신형민 등이 울산에 합류했다. 새 외국인 선수는 오스트리아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루카스 힌터제어, 조지아 축구 대표팀 윙어 발레리 카자이시빌리(등록명 바코)다.

홍명보 감독은 “2021시즌 울산의 최대 강점은 중원”이라며 “미드필더진을 활용해 역동적이고 재밌는 축구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잘 안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2020시즌 클럽 월드컵을 마치고 3월 1일 K리그1 개막전에 초점을 맞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축구를 보여주겠다. 2021시즌 매 경기 결승전이란 각오로 임하겠다.” 홍 감독의 얘기다.

2020시즌 아시아 챔피언 울산, 클럽 월드컵 참가로 어느 해보다 바빴다

재활을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한 이동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재활을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한 이동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울산 현대는 2020시즌 ACL 결승전을 마친 뒤 휴가에 돌입했다. 곧바로 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했다.

ACL 정상 등극을 이끈 선수들이 자가격리를 마친 건 1월 3일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2020년 12월 29일), 강원 FC(1월 4일), FC 서울(1월 6일) 등 타 구단이 동계훈련을 시작할 때였다.

예년처럼 한 달 이상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 울산은 1월 13일 2021시즌 훈련에 돌입했다. 애초 7일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홍명보 감독의 배려로 일정을 바꿨다.

홍 감독은 “ACL을 마치고 자가격리까지 한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휴가를 마친 선수들은 곧바로 2020시즌 클럽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3주였다. 그 안에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클럽 월드컵은 아시아 대표로 참여하는 대회였다. 주어진 상황에 온 힘을 다했다”고 했다.

울산은 2월 4일 멕시코 프로축구 티그레스 UANL전으로 2021년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100% 컨디션을 만들기 어려운 상태. 울산은 티그레스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7일 카타르 프로축구 알두하일과의 클럽 월드컵 5·6위 결정전에선 1-3으로 졌다.

2021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합류한 이동준은 “클럽 월드컵은 꿈의 무대”라며 “결과보다 정상적인 전력으로 도전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팀에 부상자가 있었다.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팀과 경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2017시즌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처음 이적을 선택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울산엔 K리그1 최고로 평가받는 선수가 즐비하다. 훈련장에서부터 많이 배워야 한다. 감독님이 주문하는 역할을 100% 수행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이동준의 각오다.

클럽 월드컵 후 K리그1 준비에 집중, 부상 선수들이 돌아왔다

2021시즌 울산 현대 주장은 이청용(사진 왼쪽)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1시즌 울산 현대 주장은 이청용(사진 왼쪽)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는 클럽 월드컵을 마친 뒤 2021시즌 K리그1 개막 준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이청용, 이동경, 홍 철, 고명진 등 부상으로 클럽 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가 훈련에 합류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100% 컨디션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K리그1 개막전 출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재활에 매진한 선수들이 이제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준비 기간이 넉넉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부상자가 없는 것에 만족한다. 무리하지 않겠다. 울산엔 기량이 우수한 선수가 많다. 2021시즌 초반부터 최대한 집중하겠다. 갈수록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홍 감독의 얘기다.

울산은 2021시즌 새 주장을 선임했다. 이청용이다. 2006년 FC 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알린 이청용이 주장 완장을 차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청용은 “아직 주장이란 단어가 어색한 게 사실”이라며 웃은 뒤 “여러 팀을 거치면서 훌륭한 주장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 축구 대표팀의 영원한 주장 박지성, 볼턴 원더러스 캡틴이었던 케빈 데이비스 등이 떠오른다. 사소한 것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주장들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것은 기본이다.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에서 훈련하고 실전에 나설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특히나 소통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으로 ‘원 팀’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울산은 3월 1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 FC와 2021시즌 K리그1 개막전을 치른다. 울산은 강원에 강하다. 역대 전적에서 18승 4무 2패(K리그 기준)로 크게 앞선다. 2012년 7월 15일 강원전(2-1)부턴 16경기 연속 무패(13승 3무)를 기록했다.

이청용은 “홈에서 열리는 경기다. 팬들이 함께한다. 강원이 쉬운 팀은 아니지만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2020시즌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뒤 큰 변화를 줬다. 확 바뀐 울산을 확인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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