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투자? 조직력 승부? 여전히 핵심은 외국인 선수다

-“손흥민도 EPL 외국인 선수로 활약 중...유럽에서도 골 넣는 외국인 선수는 귀하다”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K리그1 득점왕 출신 이동국, 김신욱처럼 믿을만한 내국인 스트라이커 없으면 외국인 선수 쓸 수밖에 없다”

울산 현대 리그 우승 도전의 핵심 주니오(사진 왼쪽), 광주 FC의 첫 파이널 A 진입 1등 공신 펠리페(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리그 우승 도전의 핵심 주니오(사진 왼쪽), 광주 FC의 첫 파이널 A 진입 1등 공신 펠리페(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유망주가 팀 중심에 설 때가 있다. 또 다른 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로 돌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한 시즌 성패를 좌우하는 건 외국인 선수다. 전방에서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꾸준한 활약이 팀을 더 높은 순위로 이끈다.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올 시즌 K리그1도 마찬가지였다. 9월 26일 파이널 라운드 돌입을 앞둔 K리그1 12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울고 웃었다.

정규리그 일정 마친 K리그1, 지금도 핵심은 외국인 선수다

올 시즌 K리그1 정규리그 순위표. 1~6위는 파이널 A에서 우승팀과 차기 시즌 ACL 출전권 놓고 다툰다. 7~12위는 파이널 B에서 K리그2로 강등될 팀을 결정한다(표=엠스플뉴스)
올 시즌 K리그1 정규리그 순위표. 1~6위는 파이널 A에서 우승팀과 차기 시즌 ACL 출전권 놓고 다툰다. 7~12위는 파이널 B에서 K리그2로 강등될 팀을 결정한다(표=엠스플뉴스)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상주 사무를 제외한 파이널 A 5개 팀엔 믿을만한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있다.

K리그1 단독 선두 울산 현대엔 올 시즌 24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에 올라있는 주니오가 있다. 주니오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물오른 골 감각을 유지하며 울산의 15년 만의 우승에 앞장서고 있다.

2위 전북 현대는 올여름 믿을 만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K리그1 4연패에 도전 중인 전북은 7월 5일 상주 상무전(0-1)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승리(2무 1패)가 없었다.

두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면서 전북이 바뀌었다. 브라질 프로축구 명문 코리치안스 스트라이커 구스타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측면 공격수 모 바로우가 그 주인공이다. 데뷔전부터 축구계 눈을 사로잡은 둘은 빼어난 경기력으로 전북의 K리그1 4연패 도전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구스타보는 올 시즌 10경기에서 뛰며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7월 29일 FA컵 8강전 부산 아이파크전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준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모 바로우는 10경기 출전 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9월 15일 울산과 올 시즌 두 번째 대결에선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신연호 해설위원은 “결정력 뛰어난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하는 건 K리그1 구단들만의 선택은 아니”라며 “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손흥민도 빼어난 결정력을 과시하며 외국인 선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그런데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선수들의 신체조건, 운동능력, 각 팀의 전술 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골을 넣는 게 더 어려워졌다. 스트라이커의 중요성이 커졌다. K리그1 득점왕 출신인 이동국, 김신욱같이 믿을 만한 내국인 스트라이커가 없는 팀은 외국인 골잡이를 쓸 수밖에 없다.”

K리그1 3위 포항 스틸러스엔 올 시즌 득점 3위 일류첸코가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포항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팔라시오스, 공격을 지휘하는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등도 있다. 포항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차기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과 FA컵 우승에 도전한다.

승격팀 광주 FC는 지난해 K리그2 득점왕 펠리페 실바의 활약을 앞세워 첫 파이널 A 진입에 성공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뛰며 11골을 터뜨린 펠리페는 9월 20일 성남 FC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광주는 성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강원 FC, FC 서울 등을 따돌리고 파이널 A로 향했다.

믿을만한 외국인 선수 없었던 팀들,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전북 현대 구스타보(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구스타보(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외국인 선수가 팀 중심을 잡는 파이널 A 팀들과 달리 파이널 B에 속한 팀들의 외국인 선수들은 활약이 저조하다.

FC 서울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2018시즌 구단 첫 파이널 B 추락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아픔을 잊고 K리그1 3위를 차지했다. 그 중심엔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페시치가 있었다. 페시치는 지난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뛰며 10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엔 잦은 부상으로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서울은 올여름 계약이 만료된 페시치와 인연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 공격수 보강은 없었다. 서울은 올여름 기성용, 윤영선(임대) 등 내국인 선수 영입에 힘을 실었다.

서울 소속 외국인 선수 가운데 주전으로 뛰는 건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뿐이다.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중앙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도 김호영 감독대행의 눈 밖에 난 상태다.

김 감독대행은 “훈련장에서 좋은 몸 상태임을 증명한 선수가 실전에 투입된다”“이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방에서부터 많이 뛰는 축구를 선호한다. 볼 소유를 넘겨주면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강한 체력이 필수다. 개인 능력보단 팀에 도움이 될 선수가 기회를 잡는다.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몸 상태임을 훈련장에서 증명하면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서울은 8월 1일 성남 FC전(2-1)을 시작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11위였던 순위를 7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2시즌 연속 파이널 A 진입엔 실패했다. 2020년 프로에 데뷔한 공격형 미드필더 정한민처럼 젊은 선수를 발굴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선수가 없었다.

서울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19골을 기록했다. 최하위(12위) 인천 유나이티드 다음으로 골이 적다.

8위 강원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한 명도 쓰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영입 계획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병수 감독이 점찍은 외국인 선수와 협상이 틀어지면서 K리그1 정상급 내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힘을 실었다. 강원은 임채민, 김승대 등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를 영입해 활용했지만 2시즌 연속 파이널 A 진입에 실패했다.

믿을만한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성남 FC, 호물로 고군분투한 부산 아이파크, 지난해 득점왕 아담 타가트의 부진을 메울 선수를 찾지 못한 수원 삼성 등도 파이널 B에서 생존 경쟁을 앞두고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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