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1년 차 시즌 앞두고 제주 이적 알린 김영욱, 시즌 초반부터 경쟁력 증명
-“구단의 변함 없는 신뢰가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한다”
-“경기 후 내 유니폼이 가장 더러울 수 있도록 매 경기 몸을 아끼지 않을 것”
-“제주엔 개성 뚜렷한 선수 많아. 동료들의 강점 살리는 역할 맡고 싶어”
[엠스플뉴스]
프로 11년 차. 빼어난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이적생’ 김영욱은 가장 중요한 순간 빛을 냈다.
김영욱은 올 시즌 제주의 첫 승리에 앞장섰다. 김영욱은 5월 2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부천 FC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주민규의 결승골을 도왔다.
김영욱은 “올 시즌 개막전 포함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며 “부천 원정을 앞두고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남기일 감독께서 부담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변함없는 신뢰가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프로 11년 차 ‘첫 이적’ 김영욱 “유니폼은 땀과 흙 범벅이어야죠”
축구계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영욱이 내린 결정에 깜짝 놀랐다. 2010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10년을 뛴 김영욱이 제주 유나이티드 이적을 알린 까닭이다.
김영욱은 전남의 상징이었다. 전남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 2년 차 시즌(2011)부터 경쟁력(23경기 출전 1골)을 보였다. 이듬해(35경기 3골 5도움)부턴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영욱은 전남 유니폼을 입고 238경기(21골 20도움)를 뛰었다.
김영욱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재능이다.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선 한국의 주전 미드필더로 뛰며 16강 진출에 이바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북한과의 결승전 포함 5경기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경력이 제주 주전 자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었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먼저 제주는 주축 선수를 붙잡았다. 팀 핵심으로 평가받는 이창민, 안현범, 엘리아스 아길라르 등이 제주에 남았다. 여기에 전남에서만 10년을 뛴 김영욱을 포함해 베테랑 스트라이커 정조국, 공민헌, 발렌티노스 등이 합류했다.
프로 11년 차 김영욱이 올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건 K리그2 3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이다. 5월 9일 서울 이랜드와 개막전에선 후반 18분 강윤성을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16일 친정팀 전남 드래곤즈 원정엔 동행하지 않았다.
김영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수에서 팀 중심을 잡았다. 빼어난 경기력으로 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영욱은 부천전에서 다시 한 번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팀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남 감독은 “김영욱이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팀에 없어선 안 될 ‘언성히어로’다. 부천전에선 정확한 크로스로 결승골을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욱은 “경기 후 유니폼이 가장 더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며 “유니폼이 땀과 흙으로 지저분해져 있다는 건 몸을 아끼지 않고 온 힘을 다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엔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즐비하다. 내가 돋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다. 동료들의 강점을 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제주는 5월 31일 안산 그리너스 FC와 K리그2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김영욱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아내며 제주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