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엠스플 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스포츠가 연기 또는 취소된 가운데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가 당구 팬들에게 선보이며 많은 당구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강한 인상과 끈질긴 승부욕으로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를 통해 당구 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선수가 있다. 그는 바로 차명종(안산시체육회)이다.

차명종은 국내 랭킹 9위로 1위 조명우가 군 복무 중에 있어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전경기 시드를 받고 서바이벌 3쿠션, 슛아웃 복식, 개인전 경기에 출전했으며, 1차 개인전 2위, 슛아웃 복식, 3위 등을 차지하며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09년 경기도 선수 선발전을 통해 선수로 데뷔한 차명종은 한양대 화학 공학과 석사 출신으로 졸업 후 제약회사 연구부에서 7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선수 등록 초기에는 직장 생활과 선수 생활을 함께할 수 없어 대회에 자주 출전하지 못해 성적을 낼 수 없었으나, 2013년 직장을 퇴사하며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로 활동을 시작하며 현재는 탑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Q.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당구 선수가 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A.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 인생을 회사원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아내에게는 당구선수로서의 가능성을 꾸준히 설득했고, 결국 내 의지대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Q. 최근 3-4년 사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갑자기 실력이 좋아진 이유가 있나?

A. 지금은 PBA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동궁의 권유로 빌킹의 후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인 거 같다. 대학원 출신으로 빌킹에서 행정업무를 맡게 됐고 선수부장 활동을 겸했다. 거기다 2018년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선수협의회 부회장을 지내다 보니 선수들과 더욱 가까워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실력 있는 선수들로부터 당구에 대한 많은 조언도 듣게 되면서 실력이 늘게 된 거 같다.

강렬한 눈빛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강렬한 눈빛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Q. 주로 누구의 도움이 컸나.

A. 아무래도 같은 수원에 사는 강동궁의 도움이 컸다. 나보다 실력이 좋은 선수와 같이 훈련하다 보니 더욱 열심히 훈련했던 같다.

A. 후원사인 빌킹의 도움도 컸던 걸로 아는데.

Q. 그렇다. 당구 선수에게 큐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나의 한계를 얼마나 받쳐주냐에 따라 구질이 바뀐다. 그런데 빌킹은 그런 큐를 직접 제조하는 회사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맞는 큐를 직접 만들어 주셨고 장비가 받쳐주니 실력도 좋아진 것 같다.

Q. 나에게 맞는 큐?

A. 나에게 맞는 큐란 큐의 상.하대 무게 밸런스는 물론이고 타격 시 출발의 분리각, 임팩트에 의한 분리각을 나에게 맞게 피팅 하는 것이다. 물론 피팅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과 그걸 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빌킹은 나에게 맞는 큐를 만들어준 회사다. 현재 내가 쓰고 있는 큐도 양산되고 있는 큐이기는 하나 나에게 맞게 하나하나 피팅 된 큐다. 누가 나에게 수 천만 원을 준다 해도 팔 생각이 없다. 현재 내가 쓰는 큐(스네이크 아우라 엣지 실버 버전)가 내 몸에 가장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에서 경기 중인 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에서 경기 중인 차명종(사진=엠스플 뉴스)

Q. 큐뿐만 아니라 팁에 영향도 큰 걸로 아는데 팀은 어떤 종류를 쓰나

A. 팁은 소프트한 팁을 선호한다. 예전에는 테이블이 좋지 못해 하드한 팁을 많이 썼으나 요즘에 나오는 테이블은 쿠션 반발이 좋아 소프트한 팁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팁은 빌킹에서 제조한 토파즈라는 팁을 사용한다.

Q.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출전으로 인해 인기가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

A. 그렇다. 예전에는 모르는 당구 클럽에 가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고 싸인을 요청하는 사람도 생겼다. 선수로서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에 참가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Q. 당구 선수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A. 처음 당구 선수가 될 때 목표를 3가지를 정했다. 첫 번째는 경기도 챌린지 우승과 전국체전 출전이었는데 두 가지는 모두 이뤘다.

두 번째 목표는 당구 월드컵 입상과 국가 대표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올해 아시아 선수권 국가 대표로 출전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무척 아쉽다. 세 번째는 당구 선수로서 국가 연금을 받는 거다. 국가 대표가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연금을 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개인전 1차 준우승을 차지한 차명종(우)(사진=엠스플 뉴스)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개인전 1차 준우승을 차지한 차명종(우)(사진=엠스플 뉴스)

Q. 롤 모델이 있다면.

A. 앞서 말했지만 내 목표는 연금을 받는 선수다. 그런 면에서 최성원과 강동궁이 내 롤 모델이다.

Q. 꼭 이기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A.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선수들과 싸워봤다. 근데 아직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김행직이다. 김행직은 꼭 이겨보고 싶다. 물론 큰 시합에서 말이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A.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당구 선수의 길을 택했다. 단순히 돈 벌기 위해 당구 선수라는 직업을 택했다면 하지 말았어야 한다. 하지만 난 당구 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이 길을 택했다.

나에게 아들 둘이 있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아빠는 당구를 잘 치는 당구 선수야"가 아닌 "아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대표 당구 선수야"라고 말할 수 있는 당구 선수가 되고 싶다.

차명종은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서바이벌 3쿠션 파이널 16강에 올라 있다. 16강 3경기에 편성됐으며 12일 오후 7시부터 정해창, 김현석, 김휘동과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정이수 기자 janusk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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