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잔디, 조선왕릉 잔디가 뿌리이자 아버지

-30년 전 조선왕릉에서 채집한 잔디, 미국에서 품종 개량 거듭해 슈퍼 잔디로 진화

-기존 잔디보다 비료는 3분의 1, 물은 4분의 1 수준, “가장 친환경적인 잔디”

-“더위, 추위 동시에 강한 조선왕릉 잔디. 각국에서 계약 의뢰 쇄도”

-“세계 골프계 호령하는 한국 여자골퍼들처럼 세계 스포츠 잔디 시장 호령할 것”

조선왕릉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조선왕릉에 심어져 600년 동안 관리돼 온 잔디가 세계 최고의 잔디로 거듭났기 때문이다(사진=엠스플뉴스)
조선왕릉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조선왕릉에 심어져 600년 동안 관리돼 온 잔디가 세계 최고의 잔디로 거듭났기 때문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조선왕릉이 뿌리니까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미스터 리, 당신이 맡아주면 고맙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 망치에 맞은 듯 뒷머리가 얼얼했다. 2017년 미국에서의 일이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이승형 본부장은 방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은 터였다.

“세계 최고 잔디 품종 가운데 ‘스텔라(Stellar)’라고 있어요. 수입 자체가 되지 않는 고급 잔디였죠. 그때만 해도 스텔라를 그냥 미국산 잔디로만 알았어요. 아, 그런데 조선왕릉 잔디가 스텔라 잔디의 뿌리이자 아버지라지 뭡니까. 깜짝 놀랐죠.” 이승형의 얘기다.

이승형에게 ‘당신이 맡아주면 고맙겠다’고 말한 이는 밀트 앵글키 박사였다. 세계적 잔디 육종 전문가인 앵글키 박사는 텍사스 A&M 대학에서 평생 잔디 연구에만 매진한 이였다. 그런 그가 이승형에게 조선왕릉 잔디가 뿌리인 스텔라 잔디의 아시아 지역 사업권을 주겠다고 제안한 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이었다.

“앵글키 박사에게 스텔라 잔디는 그분 인생 전체와 같아요. 잔디명에 본인 딸 이름을 붙일 만큼 애정이 깊죠. 미국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 사업권은 고사하고, 잔디 자체를 팔지 않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제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죠.” 이승형의 회상이다.

앵글키 박사의 파격적인 제안에 이승형은 주저했다. 감당이 안 돼서였다. 그러다 결국 이승형은 앵글키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마당에 우리 잔디가 세계 골프장을 호령하지 말란 법이 어딨겠느냐는 호기가 발동한 까닭이었다.

- 세계 최고의 잔디, 조선왕릉 잔디가 아버지다 -

스카이72 골프장 이승형 본부장. 인천 네스트 호텔 사장이기도 하다. 그의 꿈은 하나다. 조선왕릉 잔디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이다(사진=엠스플뉴스)
스카이72 골프장 이승형 본부장. 인천 네스트 호텔 사장이기도 하다. 그의 꿈은 하나다. 조선왕릉 잔디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이다(사진=엠스플뉴스)

스카이72는 한국에서 가장 큰 퍼블릭 골프장이다. 한 해 내장객만 40만 명이다. 스카이72에서 골프장 관리를 책임지는 이승형은 좋다는 잔디가 있으면 세계 어디든 달려갔다.

“스카이72를 찾는 내장객이 원체 많기도 하지만, 새벽부터 야간까지 쉴 새 없이 라운드가 돌아가는 까닭에 잔디 훼손이 적지 않아요. 잔디 복구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죠. 노동 강도도 셉니다. 내장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플레이하시고, 우리 직원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다면 달나라에 가서라도 좋은 잔디를 찾아오는 게 제 역할입니다.” 이승형의 얘기다.

앵글키 박사를 처음 만난 게 언젭니까.

10년 전이에요. 국외에서 열린 잔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만났어요. 워낙 유명한 분이라 인상에 남았죠. 그러다 7년 전, 그분이 저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셨어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박사님이 “30년 전부터 전세계를 돌며 잔디 샘플을 채취해왔다.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잔디 샘플을 가져왔는데 지금 그 잔디로 일생일대의 명작을 만들었다”고 하시더군요.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잔디 샘플을 가져왔다라, 어디서 가져왔다는 겁니까.

저도 같은 걸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뭐라고 하신 줄 아세요?

글쎄요.

“조선왕릉에서 가져왔다”고 하셨어요.

조선왕릉이요?

조선왕릉이 모인 곳이 경기도 구리시의 동구릉(東九陵)이에요. 1980년 중반 동구릉에 오셔서 조선왕릉 잔디 샘플을 채취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30년을 연구했답니다.

조선왕릉 잔디의 매력, 뭐라고 하던가요?

왕릉에 쓰인 잔디라면 품질은 최고라고 봐야겠죠. 그 최고 품질의 잔디가 600년간 특별 관리돼 유지돼 온 겁니다. 앵글키 박사는 아시아 문화에 해박해 왕릉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박사가 그러더라고요. “600년간 한자리를 지킨 잔디라 그런지, 내가 채취한 잔디 가운데 가장 생명력이 강했다”고요.

- 조이시아 잔디는 조선 잔디의 학명. 조선 잔디의 최종 업그레이판 “여름, 겨울에 강한 최고의 친환경 잔디” -

가장 많은 용도로 쓰이는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조선왕릉이 뿌리인 조이시아 잔디의 최고 업그레이드판인 스텔라. 스텔라는 켄터키 블루그래스보다 엽폭이 얇고, 뿌리가 촘촘하다. 스텔라는 골프장, 야구장, 축구장, 공원, 가정용 잔디로 폭넓게 쓰일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가장 많은 용도로 쓰이는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조선왕릉이 뿌리인 조이시아 잔디의 최고 업그레이드판인 스텔라. 스텔라는 켄터키 블루그래스보다 엽폭이 얇고, 뿌리가 촘촘하다. 스텔라는 골프장, 야구장, 축구장, 공원, 가정용 잔디로 폭넓게 쓰일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나인브릿지CC와 레이크우드 CC 사장을 역임했던 김국종 경기대 골프장CEO 과정 주임교수는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잔디로 크리핑 벤트그래스, 켄터키 블루그래스, 조이시아 잔디를 꼽았다.

“골프장 그린은 짧게 깎아도 죽지 않는 벤트크래스를 씁니다. 페어웨이는 추운 환경에서 견디는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 블루그래스나 더운 환경에서 잘 견디는 난지형 잔디인 조이시아 잔디를 쓰지요.” 김 교수의 설명이다.

벤트그래스는 잎폭이 매우 좁고, 밀도가 높은데다 생육 속도가 빨라 회복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 기간에도 녹색을 유지하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고온 다습한 환경에선 생육이 느리고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관리도 까다롭다.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겨울에 강하고, 잎폭이 얇고, 진한 녹색을 자랑하나 고온에 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병해 발생률도 다소 높은 편이다.

조이시아는 잔디 밀도가 높고, 병해 발생률이 낮다. 여름 더위에 강한 게 장점이다. 음지에서도 생육하고, 비료나 물이 덜 필요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겨울에 잔디 색깔 유지기간이 짧다는 게 단점으로 꼽혀왔다.

조이시아의 장단점을 살펴봤더니 조선왕릉 잔디와 아주 비슷하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어요.

네?

조이시아(Zoysia)는 우리 잔디에서 나온 거예요.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들잔디를 일본 농학자가 ‘조이시아 자포니카(Zoysia Japonica)’라는 학명으로 발표했거든요. 앵글키 박사가 조이시아 잔디를 집중 연구해 상품화하면서 더 유명해졌죠.

조이시아 잔디의 뿌리가 한국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골프장에 깔렸던 잔디가 조이시아 개량품인 ‘제온 조이시아(Zeon Zoysia)’에요. 그때를 전후로 조이시아의 모체가 조선 잔디라는 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죠.

그럼 조선왕릉 잔디가 뿌리인 스텔라와 조이시아의 업그레이드인 제온은 어떤 관계입니까.

조이시아 잔디의 최고 업그레이드 버전이 ‘스텔라’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조이시아 잔디에 비해 엽색 유지 기간이 훨씬 길고, 엽폭이 얇아요. 여름, 겨울에 모두 강하죠. 켄터키 블루그래스보다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특히나.

특히나?

제가 최근 몇 년간 가장 고민한 게 바로 환경이에요. ‘골프장’하면 누구나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실제로 골프장 잔디는 물이 엄청나게 필요해요.

물이 얼마나 필요한 겁니까.

보통 골프장 18홀 기준으로 하루 1,200t 정도의 물이 필요해요. 한여름엔 1,800t까지 줘야 해요. 반면 조선왕릉 잔디가 뿌리인 스텔라는 200, 300t이면 충분합니다. 제가 수십 년간 잔디를 관리해 왔지만, 스텔라 잔디만큼 친환경적인 잔디는 처음 봅니다.

-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조선왕릉 잔디 “강한 생명력 보고 ‘잔디도 피는 못 속이는구나’ 감탄했죠” -

스카이72 골프장 한켠에 설치한 비닐하우스에서 스텔라 잔디의 방한성을 테스트하는 장면. 스텔라는 3월부터 엽색이 녹색을 띠며 12월초까지 녹색을 유지한다. 더위와 추위와 동시에 강한 게 최대 장점이다. 사진은 4월초에 찍은 것(사진=엠스플뉴스)
스카이72 골프장 한켠에 설치한 비닐하우스에서 스텔라 잔디의 방한성을 테스트하는 장면. 스텔라는 3월부터 엽색이 녹색을 띠며 12월초까지 녹색을 유지한다. 더위와 추위와 동시에 강한 게 최대 장점이다. 사진은 4월초에 찍은 것(사진=엠스플뉴스)

7년 전, 이승형은 앵글키 박사에게 스텔라 샘플을 받아와 스카이72 골프장 한편에 심었다. 비닐하우스의 앞뒤를 개방해 더운 바람과 찬 기운이 고스란히 들어오도록 했다. 골프장 직원들은 그런 이승형을 보고서 반신반의했다. ‘조선왕릉 잔디가 아버지라고? 그래 너 얼마나 잘 크는지 보자’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아버지의 나라로 돌아온 셈인데요. 잔디, 잘 컸습니까.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한국과 미국은 환경이 다르니까. 비닐하우스 앞뒤를 개방해 얼마나 우리 환경에 잘 견디는지 지켜봤어요. 1년 지나고 다 놀랐어요.

왜요?

영상 30도 후반,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는데도 죽질 않더라고. 비료를 훨씬 적게 쓰고, 물도 조금 줬는데 진짜 신기할 정도로 잘 자랐어요. 직원들이 다 그랬다니까요. “이야, 잔디도 피는 못 속이는구나”라고(웃음).

친환경과 경제성을 한꺼번에 잡은 셈이군요.

그렇죠. 관리가 쉽고, 부대 비용도 덜 들어가니 최고의 잔디로 불릴만 하죠.

골프장만 놓고 봤을 때 골퍼의 플레이에도 영향이 있었습니까.

웬만해선 디봇(Divot)이 크게 나지 않아요. 제가 핸디 3개 정도 실력인데, 웨지 56도로 쳤을 때 디봇이 나도 잔디가 무척 얇게 파여요.

골프채가 잔디에 걸려 저항성이 커진 탓 아닙니까.

전혀요. 잔디 잎이 두꺼우면 저항성이 커지겠지만, 스텔라는 잎이 얇아 잔디 저항성이 켄터키 블루그래스보다 훨씬 적어요. 원체 뿌리가 깊고, 잎이 촘촘해 잔디가 볼을 정확하게 세우고 있어 디봇이 작게 나는 게 아닌가 싶어요.

‘LPGA 인터내셔널 부산’ 연습장에 스텔라가 깔려 있던데요. 이용객과 선수들의 평가가 좋았습니다.

‘LPGA 인터내셔널 부산’은 경영자의 마인드가 대단히 훌륭한 골프장입니다. 지난해 “LPGA 투어가 열리니 가장 좋은 잔디를 깔고 싶다”는 말씀을 전해주셔서 연습장에 스텔라를 깔았어요. 기대했던 장점이 현실에서 나오니까 다 좋아하시더군요.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골프장 천연잔디 연습 타석에 심어진 스텔라 잔디(사진=엠스플뉴스)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골프장 천연잔디 연습 타석에 심어진 스텔라 잔디(사진=엠스플뉴스)

‘야구장, 축구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잔디’라고 들었습니다.

야구, 축구 선수들은 스파이크를 신고 뛰어요. 잔디에 충격이 가죠. 하지만, 스텔라는 밀도가 높고, 뿌리가 촘촘해 잔디가 받는 충격이 켄터키 블루그래스의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돼요. 짧게 잔디를 깎어도 잘 자라고.

프로야구, 축구팀에서 잔디 의뢰가 왔을 듯싶습니다.

모 프로축구단에서 찾아온 적이 있어요. “우리 홈구장에서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구장에 가보니까 선수들 발목이 정상인 게 신기할 정도였어요.

계약했습니까.

본인들이 잔디 일부를 가져가 키워 홈구장에 깔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상표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분들이셨어요. 당연히 ‘No’ 했죠(웃음).

프로야구단도 찾아왔습니까.

수도권 모 구단에서 찾아왔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어떤?

“야구장 잔디 뭐 있습니까. 색이 누레진 부분이 있으면 페인트로 칠하면 되는 거지.”(웃음). 그 얘기 듣고 바로 나왔어요. 모 지방구단 같은 경우는 담당자가 원체 철저하고, 잔디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는 분이라, 정식 제안이 들어오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계약 관계를 고려한다면 ‘을’ 아닙니까. 진지하게 고려할 쪽은 구단일텐데.

솔직히 야구장, 축구장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야구장 그라운드에 잔디 깔아도 채 2억 원이 안 됩니다. 골프장이 훨씬 수익성이 크죠. 그런데도 고려해 보려는 건 지금 우리나라 프로야구, 축구장 잔디가 좀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해서예요. 더군다나 골프장 제외하고 프로스포츠 구장에 처음 까는 잔디라면 그만큼 신중을 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스텔라는 땅속에서 분열돼 크는 줄기(지하경)이 70%, 땅위에서 분열돼 크는 줄기(지상경)이 30%인 잔디다. 뿌리 역시 길고, 촘촘하다. 따라서 수분 및 양분 저장능력이 뛰어나다(사진=엠스플뉴스)
스텔라는 땅속에서 분열돼 크는 줄기(지하경)이 70%, 땅위에서 분열돼 크는 줄기(지상경)이 30%인 잔디다. 뿌리 역시 길고, 촘촘하다. 따라서 수분 및 양분 저장능력이 뛰어나다(사진=엠스플뉴스)

서울광장 같은 공원에 심어도 반응이 좋을 듯합니다.

지난해 제가 대표로 있는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직접 실험을 해봤어요. 호텔 투숙객 대상으로 잔디밭에서 바비큐 파티도 하고, 예식도 진행했죠. 보통 잔디면 구두나 하이힐에 찍히면 죽는데 이건 다음날 물 한번 주면 멀쩡하게 올라와요(웃음). 서울공장처럼 우리 시민이 편하게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라면 무료라도 깔아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진심으로.

스포츠산업계에서 ‘잔디를 수입만 하던 한국이 이제 수출도 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외에서도 계약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까.

동남아시아에서 적극적이에요. 동남아시아가 따뜻하니까 ‘잔디 천국’일 거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아니에요. 설령 잔디가 있어도 대부분 버뮤다 그라스에요. 그 잔디는 힘이 없어요. 힘이 없다 보니까 스파이크가 밟으면 스파이크에 잔디가 감겨요. 그리고.

그리고?

동남아 특성상 염분 때문에 잔디가 죽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생명력 강한 조선왕릉 잔디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스텔라는 염분에 무척 강합니다. 동남아시아 골프장, 축구장에서 우리한테 의뢰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봐요.

이승형 사장은 지역 불우아동을 위한 선행을 십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적은 없다. 그는 보육원에 푸른 잔디를 무상으로 깔아주는 선행을 진행 중이다. 어렸을 때 잔디에서 뛰어노는 경험을 주고 싶어서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잔디 보호, 들어오지 마시오'다(사진=엠스플뉴스)
이승형 사장은 지역 불우아동을 위한 선행을 십년째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적은 없다. 그는 보육원에 푸른 잔디를 무상으로 깔아주는 선행을 진행 중이다. 어렸을 때 잔디에서 뛰어노는 경험을 주고 싶어서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잔디 보호, 들어오지 마시오'다(사진=엠스플뉴스)

본업이 골프장 관리와 호텔 경영입니다. 왜 이렇게 조선왕릉 잔디에 집착하는 겁니까.

원래 조이시아 잔디는 우리 잔디에요. 그걸 미국 사람이 30년 전에 가져가서 우리 모두 무관심할 때 상품화한 거예요. 다른 건 몰라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우리 잔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큽니다. 한국 여성 골퍼들이 세계 골프를 호령하고 있잖아요. 우리 잔디가 세계 골프장을 호령하지 말란 법도 없잖아요(웃음). 아, 기자님.

네?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글쎄요.

'잔디 보호, 들어오지 마시오'에요. 잔디는 사람과 동물이 밟고, 뛰라고 존재하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보세요. 잔디가 관상용 전시물이나 고가의 카페트 대접을 받아요. 튼튼하고, 질 좋은 잔디 계속 연구해서 우리나라 공원 잔디밭에 '어서 들어오세요. 마음껏 밟으세요'라는 팻말이 붙여지도록 하겠습니다(웃음).

박동희, 이근승 기자 dhp1225@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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