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까지 5일 앞둔 한국, 앙골라와의 마지막 모의고사만 남았다

-‘슛 시도’ 강조한 김상식 감독,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2차전에선 과감한 외곽슛 시도 보였다

-“높이의 약점 메울 방법은 스피드와 외곽슛을 살리는 방법뿐이다”

-“이전처럼 정통 슈터는 없지만 누구든지 외곽에서 볼을 잡으면 슛을 쏠 수 있다”

한국 농구 대표팀 이승현(사진 왼쪽), 최준용(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농구 대표팀 이승현(사진 왼쪽), 최준용(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외곽슛 시도가 늘어나니 경기력도 살아났다. 자신감을 앞세운 과감한 플레이가 월드컵 본선 1승에 도전하는 한국 농구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국은 8월 24일 개막한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 6위 리투아니아와의 첫판에선 57-86으로 크게 졌다. 25일 체코와의 경기에서도 89-97로 패했다. 체코전에선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점수 차를 좁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다.

한국 김상식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라며 가장 중요한 건 본선을 앞두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코전에선 전날(리투아니아전) 보인 문제점을 개선하고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앙골라전에선 더 발전된 경기력으로 월드컵 1승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14개->38개로 많아진 3점슛 시도, 한국 “누굴 만나든 과감하게 쏴라”

한국 농구 대표팀 김상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농구 대표팀 김상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체코전을 마친 한국 농구 대표팀은 8월 27일 앙골라와의 경기를 치른다. 2019년 세계 남자 농구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김상식 감독은 24일 리투아니아전을 마친 뒤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했다. 외곽슛 성공률과 관계없이 시도 자체가 적다는 얘기였다.

아시아 팀을 상대할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팀은 1번(포인트 가드)부터 5번(센터)까지 높이가 좋다. 207cm 김종규가 최장신인 우리는 매 경기 높이의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가드진도 마찬가지다. 높이에서 밀리면 스피드로 상대를 따돌린 뒤 슛을 쏘거나 수비의 균열을 불러와야 한다. 수비가 앞에 있으면 볼을 돌리는 데 급급한 모습을 줄여야 본선에서 희망이 있다.김 감독의 말이다.

한국은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 14개의 3점슛을 시도해 1개를 성공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뛰는 213cm 센터 요나스 발란슈나스를 앞세운 리투아니아는 골밑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리투아니아는 한국전에서 3점슛 17개를 던져 8개를 성공시켰다.

체코전은 달랐다. 한국은 1쿼터부터 8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등 총 38개의 3점슛을 던졌다. 림은 가른 건 10개로 성공률(26.3%)은 아쉬웠지만, 전날보다 자신감 있는 슛 시도로 유럽의 복병 체코를 막판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리투아니아전에선 슛 시도가 너무 적었다선수들이 완벽한 기회에서만 슛을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코전에선 기회가 날 때마다 슛을 쐈다. 앙골라전과 월드컵 본서에서도 성공률과 관계없이 자신 있게 슛을 던져야 한다. 최소한 슛 시도도 못 하고 공격권을 넘겨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서 12개의 3점슛을 시도한 이대성은 상대에게 ‘슛을 쏠 것’이란 느낌을 줘야 수비가 앞으로 나온다. 그때 골밑으로 파고들어 상대 수비의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 감독께서 말한 것처럼 선수 모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본선에선 지금보다 슛 기회를 잡는 게 쉽진 않겠지만 주눅 들지 않고 해보겠다고 했다.

정통 슈터는 없지만 모두가 3점슛을 쏠 수 있다

한국 농구 대표팀 최장신(207cm) 김종규(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농구 대표팀 최장신(207cm) 김종규(사진 맨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2019년 세계 남자 농구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농구 대표팀엔 정통 슈터가 없다. 농구계에선 “신동파, 이충희, 문경은, 조성민 등으로 이어지던 슈터 계보가 끊겼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엔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장신 포워드가 늘었다. 이승현(197cm), 최준용(200cm), 정효근(201cm), 강상재(200cm) 등은 골밑은 물론 외곽에서도 뛸 수 있다. 박찬희(190cm), 이대성(193cm), 이정현(191cm) 등 190cm가 넘는 가드도 많아졌다. 김상식 감독은 한 선수에 의존하는 게 아닌 누구든지 외곽에서 기회를 잡으면 슛을 쏘길 바란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B조)에서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를 만난다. 루이스 스콜라, 니콜라스 브루시노(이상 아르헨티나), 216cm 센터 티모페이 모즈고프, 세르게이 카라세프(이상 러시아), 알파룩 아미누, 조시 오코기(이상 나이지리아) 등 각 팀은 NBA 경험이 있는 선수를 앞세운다.

한국은 B조에 속한 팀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신장이 200cm 이하다. 207cm 김종규가 최장신이고 평균 신장은 195cm다. 아르헨티나(평균 200cm), 러시아(202cm), 나이지리아(200cm)와의 높이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론 상대를 이기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김 감독이 준비한 대로 속도와 한 발 더 뛰는 방법뿐이다. 김선형, 이정현, 이대성 등이 주도하는 빠른 농구로 상대 수비가 전열을 갖추기 전에 득점을 올리고, 장신 포워드진이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전보다 한국의 평균 키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국제무대에선 여전히 높이의 열세를 안고 있다. 상대의 2:2 플레이로 수비자가 바뀌었을 땐 신장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 약점을 메우기 위해선 우리의 강점인 속도와 외곽슛을 살려야 한다. 정통 슈터는 없지만 누구든지 슛을 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필수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건 이 때문이다.김 감독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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