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지막 전력 보강 기회인 여름 이적 시장, 7월 26일 문 닫는다

-단독 선두 전북, 권경원·김승대 이어 외국인 선수 영입 박차

-14년 만에 우승 꿈꾸는 울산, 믹스·윤영선 지키고 호주 축구 대표팀 출신 제이슨 데이비슨 영입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아픔 잊고 정상 노리는 서울, 3강 중 유일하게 깜깜무소식

올 시즌 K리그1 선두 경쟁 중인 전북 현대 호세 모라이스 감독(사진 맨 왼쪽부터),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FC 서울 최용수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올 시즌 K리그1 선두 경쟁 중인 전북 현대 호세 모라이스 감독(사진 맨 왼쪽부터),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FC 서울 최용수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정확히 6일 남았다. 올 시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유일한 기회인 K리그1 여름 이적 시장 얘기다.

올 시즌 K리그1이 중반을 지났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20경기를 치른 울산 현대, 상주 상무를 빼면 21경기씩 치렀다. 상(1~6)·하위(7~12)로 나뉘어 마지막 5경기를 치르는 스플릿 라운드까지 12경기 남았다.

2019년 K리그1 우승을 꿈꾸는 팀엔 올여름 이적 시장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21라운드까지 치른 현재(7월 20일 오전 기준) 단독 선두 전북 현대(승점 45점)와 3위 FC 서울(승점 42점)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2위 울산 현대는 두 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44점을 기록 중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 전력을 향상시킬 선수를 찾는다면 선두권 경쟁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여름 이적 시장은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구단마다 사용할 수 있는 이적 자금 및 상황은 다르지만 그에 맞는 선수를 찾아내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 이적 시장 성패에 따라 올 시즌 우승팀의 윤곽도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김신욱 떠나보낸 선두 전북, 권경원·김승대 이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전력 보강 마친다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김신욱(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김신욱(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주포’ 김신욱을 떠나보낸 선두 전북 현대는 지갑을 열고 선수 보강에 한창이다. 첫 시작은 한국 축구 대표팀 중앙 수비수 권경원 영입(6개월 임대)이었다. 전북은 7월 3일 권경원이 합류하면서 홍정호, 김민혁, 최보경과 함께 K리그1 최정상급 센터백 라인을 구축했다.

전북은 7월 7일 성남 FC와의 경기를 끝으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김신욱의 공백도 빠르게 메웠다. 15일 포항 스틸러스 간판 공격수이자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김승대를 영입했다. 이적료가 10억 원에 달하는 대형계약이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한 김승대는 K리그1 154경기에서 34골 31도움을 기록한 최정상급 공격수다. 올 시즌엔 20경기에서 뛰며 3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2경기 가운데 1번은 공격 포인트를 작성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다. 김신욱처럼 높이가 강점인 선수는 아니지만, 빠르고 탁월한 골 결정력을 지녔다. 스트라이커, 처진 공격수,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북의 보강은 이걸로 끝나지 않는다. 전북은 4월 아킬레스건 파열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 아드리아노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 시즌 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는 티아고와도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이다. 여름 이적 시장이 문 닫기 전 로페즈와 함께 화력을 더할 외국인 선수 영입을 노린다.

전북 관계자는 김신욱이 상하이로 떠나기 전부터 다양한 선수를 알아보고 있었다김승대는 그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로페즈를 제외하면 제 역할을 해주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외국인 선수 영입을 계속 추진 중이다. 이른 시일 내 계약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북은 K리그1 3연패를 노린다. 13년간 팀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지만, 전북의 행보는 변함이 없다. 일찍이 리그 선두에 올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앞세워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전북과 다른 울산, 여름 이적 시장 전략은 ‘핵심 선수 지키기’

울산 현대 핵심 미드필더 믹스 디스커루드(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울산 현대 핵심 미드필더 믹스 디스커루드(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4년 만에 K리그1 정상을 꿈꾸는 울산 현대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전북 현대와 다른 행보를 보인다. 새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핵심 선수를 지키는 데 중점을 둔다.

울산은 7월 18일 믹스 디스커루드와의 임대 계약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믹스의 계약 기간은 7월 31일까지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믹스는 K리그1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는다.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능하고, 개인기가 뛰어나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직접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해결사 면모도 지녔다.

지난해 여름 울산에 합류한 믹스는 팀 중원의 핵심적인 존재다. 김도훈 감독은 믹스는 개인 기량이 아주 뛰어나다처음엔 공격력만 돋보였지만 지금은 수비력까지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믹스의 가장 큰 장점은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안다는 점이다. 팀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믹스가 남게 돼 기쁘다고 했다.

울산은 핵심 수비수 윤영선을 지키는 데도 성공했다. 윤영선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의 관심을 받았다.

울산 관계자는 산둥에서 정식 오퍼가 온 것은 아니고 문의가 왔었다14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핵심 선수를 내줄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영선 역시 산둥의 제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시기 핵심 선수를 지킨 건 아주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렇듯 핵심 선수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는 울산이지만, 전력 보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울산은 6월 25일 호주 A-리그 퍼스 글로리에서 뛰던 왼쪽 윙백 제이슨 데이비슨을 새 식구로 받아들였다. 호주 축구 대표팀 출신인 데이비슨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과 네덜란드 리그 등에서 뛴 바 있다.

울산 관계자는 데이비슨은 공·수 능력을 겸비한 선수라며 리그 후반기엔 ‘총알 탄 사나이’ 김태환과 더욱 강력해진 측면 공격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선두 추격 중인 3위 FC 서울, 무소식이 희소식일까

경기를 앞둔 FC 서울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경기를 앞둔 FC 서울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현대가 두 팀을 추격하고 있는 FC 서울은 조용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선두 경쟁 중인 세 팀 가운데 유일하게 단 한 건의 영입도 없다. 지난겨울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 출신 알렉산다르 페시치, 우즈베키스탄 축구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를 영입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선수층은 전북이나 울산과 비교해 두텁지 않다. 최용수 감독과 선수들이 우린 우승에 근접한 전력이 아니라며 도전자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선두 전북 현대와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우승 기회가 매번 찾아오는 게 아닌 만큼,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아무 소득 없이 보내는 건 아쉬울 수 있다.

특히나 서울은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영입할 수 있다. 올 시즌 서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페시치, 오스마르, 알리바예프(아시아 쿼터)다. 한 자리가 빈다. 실제로 서울은 여름 이적 시장이 개장하기 전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집중하고 있는 거로 알려진다.

최용수 감독은 시즌 중에 새 선수를 영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구단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여름 이적 시장은 끝나지 않았다. 감독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신중을 기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서울은 지난겨울 외국인 선수 영입에 큰 투자를 감행했다스트라이커 페시치는 올 시즌 K리그1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6일 한국 축구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이명주, 주세종이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다. 이 때문에 구단 수뇌부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지갑을 열길 꺼리는 상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두권 경쟁의 변수가 될 여름 이적 시장이 폐장까지 단 6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북은 막강한 투자로 선수를 끌어모았고, 울산은 지키는 데 집중했다. 그들을 추격하는 서울은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이번 이적 시장은 K리그1 우승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올 시즌 K리그1 후반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흥미 요소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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