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약체 공격력의 한화 이글스, 하지만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등판하는 날만은 예외다. 킹험이 나오면 타선이 폭발하는 ‘킹험의 법칙’이 14일 SSG 상대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한화 선발 닉 킹험(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화 선발 닉 킹험(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득점력이 약한 팀 중 하나다. 9월 12일 경기까지 431득점으로 10개 팀 중에 9위, 선발투수 평균 득점 지원도 4.29점으로 전체 9위다. 팀 OPS는 0.669로 채 0.700이 되지 않는다.

그런 한화 타선도 5일에 한 번씩 펑펑 터지는 날이 있다.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선발등판하는 날이 바로 한화 타선의 득점 ‘몰방’ 날이다. 올 시즌 킹험 등판 시 한화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6.04점으로 한화 투수 중에 단연 1위. 아무리 잘 던져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라이언 카펜터(3.18점)나 장시환(2.69점)에게 미안할 정도로 킹험 등판일에 득점이 집중된다.

9월 14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상대 13차전에서도 한화 타석의 ‘킹험 법칙’은 여전했다. 이날 한화는 킹험이 7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는 동안 13안타 홈런 3개를 몰아치며 11득점, 아낌없는 득점 지원을 선사했다. 후반기 한화의 두번째 두 자릿수 득점 경기, 참고로 첫 두 자릿수 득점 경기(8.22 두산전 11득점) 때도 선발투수는 킹험이었다.

1회부터 대량득점 찬스를 만들고 시작했다. SSG 선발 최민준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순식간에 무사 만루. 여기서 김태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득점, 이어 에르난 페레즈의 유격수 땅볼 때 1점을 추가해 2점을 먼저 뽑았다. 2회엔 지난해 킹험과 함께 SSG(당시 SK)에서 뛰었던 노수광이 달아나는 솔로포를 날려 친정팀을 두들겼다.

3대 1로 쫓긴 3회초엔 늑골 부상에서 돌아온 노시환의 투런포로 간격을 벌렸고, 6회에도 최재훈의 희생플라이로 1점, 7회에도 페레즈의 적시타와 이성곤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해 킹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점 차로 앞선 8회초엔 하주석의 쐐기 3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9월 첫 두 자릿수 득점(11점)을 완성했다. 하주석은 정은원과 함께 3안타 경기. 노수광도 최재훈과 함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대량득점에 앞장섰다.

타선의 폭발적인 도움에 선발 킹험도 힘을 냈다. 후반기 전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책임진 킹험은 이날도 친정 SSG 상대로 7이닝을 소화했다. 6피안타(2홈런) 8탈삼진 4실점. 2회와 3회 1점씩 내줬지만 금세 안정을 찾았고, 4~6회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한화 쪽으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7회에도 올라온 킹험은 이정범에게 투런포를 맞고 4실점 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잘 막고 7이닝을 채웠다. 9월 8일 NC전에 이은 2경기 연속 7이닝 피칭, 또 후반기 등판한 전 경기(7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이닝이터 역할을 잘 해내는 모습이다.

경기는 한화의 11대 5 대승으로 끝났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난 반면, SSG는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후반기 두 번째 5할 승률 붕괴(51승 5무 52패)에 직면했다. 친정팀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킹험은 시즌 9승으로 데뷔 첫 두 자리 승수에 1승만을 남겨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킹험이 오늘 구위나 제구가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투수로서 퀄리티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한 뒤 “오늘은 타선이 초반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활발한 타격과 주루를 펼쳤다. 하주석의 홈런을 비롯해 정은원의 출루, 주루플레이가 훌륭했다. 또 노수광이 콜업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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