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케이타 코로나19 확진 판정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들 입국 이어질 다른 배구단들도 긴장

-KBO리그 구단들도 교체 외국인 관련 코로나19 이슈에 철저한 방역 태세

-국외 코로나19 사태 지속되면 내년 시즌 외국인 계약도 난항 전망

7월 2일 공항으로 입국한 KB손해보험 배구단 외국인 선수 케이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 프로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첫 확진자 사례다(사진=엠스플뉴스)
7월 2일 공항으로 입국한 KB손해보험 배구단 외국인 선수 케이타(왼쪽)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 프로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첫 확진자 사례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양한 경로로 우리 삶에 파고든다. 코로나19 사태 아래 프로스포츠의 생존 문제도 마찬가지다. 만약 선수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해당 구단과 리그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난 수준이다.

한국 프로스포츠 종목 가운데 프로배구가 국외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먼저 피부로 느꼈다. 남자배구 KB손해보험은 7월 4일 차기 시즌 준비를 위해 입국한 새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말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 프로스포츠 소속 선수들 가운데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이었다.

다행히 구단 내 코로나19 확산은 일단 막은 분위기다. KB손해보험은 2일 케이타의 입국 때부터 철저하게 방역 규정을 준수했다. 케이타는 입국장에서 7분 정도 머무른 뒤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택시’를 타고 선수단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를 사용하는 국내 선수단은 전원 휴가를 시행해 접촉을 피할 수 있게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케이타 선수의 입국 전부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방역규정 준수를 통해 추가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KB손해보험은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재 유지 중인 비상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타와 접촉했던 구단 직원들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6일 “케이타와 접촉이 있었던 배구단 사무국 직원 등 3명 전원이 오늘 오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직원 3명은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따라 향후 14일간 자가 격리를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케이타의 확진 소식에 다른 구단들도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대부분 배구 구단은 7월 초부터 중순 사이 차기 시즌에서 뛸 외국인 선수를 입국하도록 결정했다. 8월 KOVO컵 대회를 앞두고 2주 자가 격리 기간까지 고려해 입국 시기를 다소 앞당겼다. 케이타의 사례로 ‘우리도 혹시나’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배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 외국인 선수도 곧 입국할 예정인데 공항에 구단 직원을 누굴 보내고 몇 명을 보낼지 고민이 된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혹시나’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철저한 방역 태세로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라며 강조했다.

배구발 국외 코로나19 경보에 놀란 KBO 구단들 "향후 외국인 선수 계약 및 관리 쉽지 않을 것"

키움에 입단하는 러셀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때문에 LA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포기했다(사진=엠스플뉴스)
키움에 입단하는 러셀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때문에 LA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포기했다(사진=엠스플뉴스)

프로야구 구단들도 앞선 케이타의 확진 사례로 외국인 선수 입국과 관련한 고민이 더 깊어진 건 사실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들이 개막 전 잠시 고향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시기와는 분위기가 또 많이 달라졌다. 만약 외국인 선수 교체를 택한다면 해당 선수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나 위험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외국인 타자 교체 결단을 내린 한화 이글스(브랜든 반즈)와 키움 히어로즈(애디슨 러셀)의 영입 선수 모두 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게 됐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한 상태다. 미국에선 7월 2일(4만 8,830명)-3일(5만 7,137명)-4일(5만 7,683명)-5일(4만 3,742명)-6일(3만 8,053명) 동안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단축 시즌 개막을 앞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내에서도 최근 선수와 구단 프런트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에 따라 7월 8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러셀을 향한 키움 구단의 조심스러운 움직임도 눈에 띈다. 러셀은 입국 뒤 특별 검역 조사를 받고 선별 진료소를 곧바로 방문해 검진 및 진단 검사를 받는다. 키움 구단은 경기도 양평에 마련한 펜션에 배팅케이지를 비롯한 훈련 시설을 설치했다. 러셀은 14일 동안 자신을 전담할 직원과 함께 훈련과 한국 생활 적응에 나선다.

키움 관계자는 프로배구 쪽에서 외국인 선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심각하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항에서 러셀을 직접 만나는 구단 직원도 선수와 함께 2주 자가 격리 기간을 보낼 계획이다. 러셀도 빠른 비자 해결을 위해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가는 게 더 좋았지만, 혹시나 그런 대도시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릴까 싶어 그 방법을 포기했다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된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연습장.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5만 명을 넘나드는 심각한 수준이다(사진=gettyimages)
코로나19 사태로 폐쇄된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연습장.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4~5만 명을 넘나드는 심각한 수준이다(사진=gettyimages)

최근 가라앉지 않는 팔꿈치 통증으로 퇴출당한 닉 킹엄 대신 새 외국인 투수를 미국에서 구해야 하는 SK 와이번스도 코로나19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며 조심스럽게 영입 및 관리에 힘써야 할 처지다.

이처럼 국외 코로나19 상황으로 구단들의 교체 외국인 선수 영입과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결국, 기존 외국인 선수의 시즌 도중 교체와 더불어 내년 시즌 재계약 흐름에도 국외 코로나19 흐름이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단기간 내 개발되지 않을 경우 다가올 겨울에도 계속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거다. 그렇다면 국외 스카우트 업무에도 큰 차질을 겪게 된다. 당장 마이너리그 경기도 열리지 않기에 내년 시즌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밑 작업도 쉽지 않다. 기존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더라도 비시즌 동안 고향에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향후 외국인 선수 계약 문제로 구단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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