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이웅한 감독(사진=엠스플뉴스)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이웅한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이웅한 감독이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에서 팀을 3위로 이끌며 여자야구의 희망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이제 일본·타이완과 대등한 승부가 가능해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은 8월 26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타이완과의 3·4위 결정전에서 5대 5로 비겼다. 한국은 정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대회 예선 팀 퀄리티 밸런스에서 타이완을 앞지르며 3위를 차지했다.

이날 한국은 예선전에서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에이스’ 김라경을 아끼고 정혜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혜민은 1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사 3루 위기에서 황챠오윈에게 1타점 적시 3루타, 투위촨에게도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2점을 먼저 허용했다.

결국, 한국 벤치는 2회 초부터 곧바로 김라경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라경은 여자야구경기에서 보기 힘든 110km/h에 가까운 공과 날카로운 견제사를 내세워 2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김라경은 3회 초 선두 타자 리샤오윈에게 3루타를 맞은 뒤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0대 3으로 뒤진 3회 말 선두 타자 최민희가 좌익수 왼쪽 3루타로 출루한 뒤 2003년생으로 대표팀 막내인 박민성의 중전 적시타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아쉽게도 이어진 무사 2, 3루 기회에선 연속 범타로 추가 득점이 무산됐다.

한국은 3대 5로 뒤진 5회 말 1사 2, 3루 기회에서 신정은의 극적인 동점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3루 주자가 상대 런다운 플레이에 걸리며 허망하게 끝내기 기회를 놓쳤다. 대회 정규이닝인 5회 말이 끝난 뒤 경기는 연장 승부로 돌입했다. 대회 규정상 경기 시작 뒤 2시간 20분이 지난 뒤 이닝이 종료되면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김라경이 6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막는 투혼을 선보였다. 하지만, 한국도 6회 말 득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 말이 끝나자 경기 시작 뒤 2시간 20분이 경과됐기에 결국 경기는 5대 5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대회 예선전 득실차에서 타이완에 앞서며 대회 최종 순위 3위를 확정했다.

경기 뒤 이웅한 감독은 “잡을 수 있는 경기라고 봤는데 아쉽게 무승부로 끝났다. 5회 동점타를 때린 신정은은 국제대회와 같이 큰 무대에서 강한 선수라 하나를 쳐 줄 거라고 기대했다.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라경도 힘이 조금 빠졌지만 공끝이 좋아 마지막까지 마운드를 잘 지켜줬다. 5일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 힘들었을 텐데 여기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대회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세심한 작전 수행에서 나온 아쉬움도 분명히 있었다. 그래도 2년 전 대회와 비교해 일본 및 타이완과 비등한 대결을 펼쳤단 점은 희망적이었다. 이 감독은 “예전보다 선수들의 수비 짜임새가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오늘도 5회 말 히트 앤드 런 사인 실패와 같이 작전 수행 능력 보완은 남은 과제다. 그런 기회를 잘 살렸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을 거다. 그래도 2년 전 대회보다 대표팀 기량과 분위기가 좋아졌다. 이제 일본·타이완과 대등한 승부가 가능해졌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여자야구대표팀은 11월 중국 중산시에서 열리는 여자야구 아시안컵 대회 대비에 나선다. 이 감독은 “이번 대회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다. 1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대회에서 메달권을 목표로 준비를 더 철저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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