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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단체전 ‘동메달’ 주역 윤지수 “6월 무릎 수술로 포기하려던 올림픽이었다” [엠스플 인터뷰]

  • 기사입력 2021.08.03 18:55:04   |   최종수정 2021.08.03 18: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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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2020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목에 걸었다

-‘동메달 주역’ 윤지수 “올림픽 마치니 마음속 짐 싹 빠졌어요”

-“5년 준비한 올림픽,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죠”

-“10점 앞선 이탈리아 선수들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고 ‘몰아붙이면 반드시 뒤집는다’고 믿었어요”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윤지수(사진=엠스플뉴스, 윤지수 제공)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윤지수(사진=엠스플뉴스, 윤지수 제공)

 

[엠스플뉴스]

 

7월 31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6세트 시작 전 점수는 15-25였다. 패색이 짙었다. 윤지수(28·서울시청)는 ‘4위로 대회를 마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던 윤지수가 대역전승의 신호탄을 쐈다. 무려 11점을 따냈다. 윤지수의 기세에 눌린 이탈리아는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윤지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내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며 “행복하다”고 했다. 엠스플뉴스가 8월 2일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윤지수의 얘기를 들어봤다. 

 

올림픽 개막 한 달 앞두고 ‘무릎 수술’ 윤지수 “5년 준비한 올림픽,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윤지수(사진 오른쪽)는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윤지수(사진 오른쪽)는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5년간 2020 도쿄 올림픽만 바라보며 달려왔어요. 솔직히 동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까지 힘들었습니다. 대회를 마치니 마음의 짐이 싹 빠졌어요(웃음). 마음 편히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어 행복해요. 

 

무엇이 가장 힘들었습니까.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월드컵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문제는 한 달 뒤였습니다. 무릎이 너무 아픈 거예요. 병원에서 MRI(자기공명 영상장치)를 찍었는데 아무 이상 없었습니다. 답답했죠. 결국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그게 6월 2일이었어요. 

 

올림픽 개막 한 달 전 아닙니까. 

 

무릎 연골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술 후 죽을힘을 다했어요. 5년 준비한 올림픽입니다.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죠. 하지만, 경기력이 뜻대로 올라오지 않았어요. 마음고생이 심했죠.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개인전을 먼저 치렀습니다. 7월 26일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 데이베코바에게 12-15로 졌습니다. 

 

내 모든 걸 쏟아부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올림픽이에요. 그걸 느꼈습니다. 16강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수를 만났어요. 세계랭킹 4위 선수를 만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분석이 부족했어요.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마음이 급해졌죠. 최선을 다했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습니다. 

 

31일 단체전이 있었습니다. 마음을 추스르는 게 쉽지 않았을 듯한데요. 

 

김영숙 심리학 박사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박사님은 9년 전부터 제가 힘들 때마다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 이번에도 개인전을 마친 뒤 박사님께 연락했어요. 마음속에 있는 걸 다 꺼내놨습니다. ‘지금 너무 힘들다’고 했죠. 박사님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어요. 

 

어떤 사진이었습니까.   

 

저의 2016 리우 올림픽 준비 과정을 적어둔 일지였습니다. 박사님이 “이거 하나 장담한다. 세상에 너만큼 올림픽 준비한 사람 없다. 2016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넌 무조건 해낸다. 할 수 있다”고. 이 말이 개인전 결과를 잊게 했습니다. 단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줬어요.  

 

“10점 앞선 이탈리아 선수들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고 ‘몰아붙이면 반드시 뒤집는다’고 믿었죠”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7월 31일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로 단체전 준결승에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26-45로 졌습니다. 

 

ROC는 세계 1위 팀입니다. ROC 간판 소피야 포즈드니아코바, 소피야 벨리카야는 개인전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이 세계 4위지만 전력 차가 생각보다 컸어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지만 ‘ROC가 진짜 강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ROC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결과에 실망하진 않았어요. 

 

실망하지 않았다?

 

우린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승에 오르진 못했지만 메달을 목에 걸 소중한 기회가 남았죠.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준결승전을 눈여겨봤어요. 둘 중 한 팀과 동메달을 두고 겨룰 테니까. 한국에 있는 전력분석관에게 연락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탈리아-프랑스전 경기 영상을 보내 달라고 했죠. 동메달 결정전까지 약 3시간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그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군요. 

 

지나간 경기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어요.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이탈리아로 결정됐을 땐 어땠습니까. 

 

이탈리아는 세계랭킹 3위입니다.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난 팀이에요. 2017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선 패했지만, 이긴 적도 많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은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시작한 것 같아요.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6세트 시작 전 15-25였습니다.  

 

윤지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솔직히 대회를 4위로 마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상대 선수들 눈빛이 흔들리는 걸 봤습니다. 불안하다는 게 느껴졌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몰아붙이면 반드시 역전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동료들도 큰 힘을 줬습니다. 

 

동료들이요?

 

한 점 한 점 따라붙을수록 동료들의 목소리가 커졌어요. 응원이었습니다. 속으로 ‘내가 잘하고 있구나’ 싶었어요(웃음). 

 

윤지수에 이어 올라온 서지연(28·안산시청)이 역전을 일궜습니다. 

 

저는 2016 리우 올림픽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후보 선수로 단체전만 뛰었죠. (서)지연이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그랬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개인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죠.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어요. 단체전에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지연이에게 이런 얘길 했었어요. 

 

어떤?

 

지연이에게 “단체전을 너만큼 준비한 사람 없다. 네 기량을 믿어라. 초반에 점수가 안 나도 절대 기죽지 마라. 할 수 있다”고 했죠. 지연이가 올라가는 순간 역전을 확신했습니다. 

 

승부의 마침표는 ‘맏언니’ 김지연(33·서울시청)이 찍었습니다.  

 

(김)지연 언니는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살아있는 전설입니다(웃음). 지연 언니가 마무리였어요.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 만들어야죠”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보다 더 빛나는 순간을 꿈꾼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보다 더 빛나는 순간을 꿈꾼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를 마쳤을 때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2012 런던 올림픽엔 지연 언니 훈련 파트너로 갔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였죠. 텔레비전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지연 언니를 봤어요. 아주 멋있었습니다.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꿈을 꿨죠. 그때부터 지연 언니만 쫓아다녔어요. 언니가 러닝머신을 뛰면 따라서 뛰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같이 했고요. 지연 언니의 모든 걸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김지연이 윤지수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군요. 

 

그렇게 하면 올림픽 금메달을 딸 줄 알았어요(웃음). 올림픽이란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간절해요. 남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노력과 운이 더해져야만 최고 자리에 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금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말이 있죠? 

 

많이 들어봤습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팀원들과 동메달을 목에 걸어 아주 행복합니다.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에요.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8월 2일 귀국했습니다. 5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렸습니다. 휴가 계획이 있습니까.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서 이동하는 데는 제약이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잖아요. 놀러 나가기보단 집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에요.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습니다(웃음). 푹 쉰 뒤에 다시 뛰어야죠. 

 

다시 뛴다?

 

도쿄에서 인생 가장 멋진 순간을 만들었어요. 5년간 흘린 땀방울의 보상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축하해줬어요. 그분들에게 지금보다 더 발전한 윤지수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 볼게요(웃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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