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임종찬(사진=한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임종찬(사진=한화)

 

[스포츠춘추=대전]

1만 2천 명의 만원 관중과 구단주의 깜짝 등장, 화려한 불꽃놀이와 현역 메이저리거의 홈 복귀전. 온갖 극적인 상황과 캐릭터가 갖춰진 드라마의 마무리는 짜릿한 끝내기 승리였다. 돌풍의 한화 이글스가 KT 위즈를 꺾고 5연승과 함께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화는 3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위즈 전에서 9회말 2사 후 터진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로 3대 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한화의 시즌 홈 개막전이자 12년 만에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대전 홈 복귀전으로 큰 관심과 화제 속에 열렸다. 1차전이 열리기도 전에 일찌감치 3연전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여기에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야구장을 방문해 한화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의 야구장 방문은 2018년 10월 19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 상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6년여 만이자 1,988일 만이다. 당시 김 회장은 아내 서영민 여사, 장남 김동관 당시 한화큐셀 전무(현 부회장)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약 4천만 원을 들여 팬들에게 1만 3천 송이의 장미꽃을 선물했다. 

이날도 김 회장은 경기개시 2시간 전에 일찌감치 야구장에 도착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단을 격려했다. 경기중에도 중간마다 테라스로 나와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6년 만에 경기장을 방문한 김승연 회장(사진=한화)
6년 만에 경기장을 방문한 김승연 회장(사진=한화)
6년 만에 경기장을 방문한 김승연 회장(사진=한화)
6년 만에 경기장을 방문한 김승연 회장(사진=한화)

 

들뜬 분위기 속에 시작된 경기는 한화가 선취점을 내면서 앞서나갔다. 한화는 1회말 공격에서 리드오프 문현빈과 2번 요나단 페라자의 연속안타로 1, 3루를 만든 뒤 채은성의 3루 땅볼에 나온 황재균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엔 안치홍이 중전안타로 추가점을 올려 2대 0을 만들었다.

선취점에 힘이 난 류현진도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조절로 타자 대부분을 3구 이내에 처리하면서 메이저리그 시절이 떠오르는 쾌투를 펼쳤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도 2회부터 안정을 찾으면서 매이닝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양 팀 투수들의 호투 속에 경기는 5회까지 1시간 7분 만에 속전속결 전개를 보였다.

류현진에게 완전히 끌려가던 KT는 6회초 반격을 시작했다. 이날 전까지 6할대 타율을 기록한 2번 천성호가 안타로 침묵을 깼고, 멜 로하스의 안타로 득점권 찬스. 2사 후 강백호가 좌전 적시타로 이날 KT의 첫 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황재균의 빗맞은 중전안타가 나오면서 2대 2 동점이 됐다. 그러나 장성우가 삼진으로 물러나 역전까지는 가지 못했다.

팽팽한 균형은 9회말 한화 공격에서 다시 무너졌다. 한화는 선두타자 페라자가 좌익수 뒤쪽 담장을 맞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상동의 스플리터에 채은성과 안치홍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지만, 이날 무안타였던 임종찬이 초구 스플리터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3대 2 한화의 승리. 한화는 최근 5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KT는 개막 4연패를 끊자마자 다시 패배를 맛봤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경기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9탈삼진 등 훌륭한 피칭으로 선발로서의 역할을 다 해줬다. 퀄리티 있는 피칭으로 개막전 부진을 씻는 모습이었다"면서 "이어 나온 한승혁과 주현상이 3이닝을 책임져 준 것도 팀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1회 득점 이후 타선이 다소 침체됐었지만 9회 페라자의 출루와 임종찬의 끝내기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임종찬이 개막 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끝으로 최 감독은 "홈개막전에 모든 관중석을 채워주신 우리 팬 여러분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 할 테니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끝내기 안타는 생전 처음이라는 임종찬(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끝내기 안타는 생전 처음이라는 임종찬(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임종찬은 "끝내기는 야구하면서 처음 쳐본 것 같다. 기분이 좋고 짜릿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내기 안타 상황에 대해선 "초구에 상대투수가 스플리터를 던져서, 정타로 맞추려고 했다. 그걸 계속 주무기로 사용한다는 걸 알았고, 나만의 플랜도 세워서 초구부터 자신 있게 돌리자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앞선 세 타석 무안타를 끝내기 안타로 반전시킨 임종찬은 "타자는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하는 직업"이라면서 "앞에서 못 쳤다고 해서 다른 플랜을 갖고 들어가진 않았다. 첫 타석과 같은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끝으로 임종찬은 "운이 좋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 상황에 오기까지 앞의 형들이 잘 만들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남은 시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다치지 않고, 너무 결과에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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