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전반기 선두권 경쟁에서 후반기 승률 5할 붕괴 및 6위 하락

-투·타 밸런스 불균형 문제, 특히 전반기부터 이어진 선발진 붕괴 여파 커

-선발진 이닝 소화 저하는 곧 불펜진 이닝 소화 부담으로 연결 악순환

-신인 지명에서 투수만 8명 데려온 SSG, 2022시즌 마운드 재건 향한 장기적인 시선 필요

최근 4연패로 승률 5할 붕괴 및 6위 추락까지 겪은 SSG(사진=엠스플뉴스)
최근 4연패로 승률 5할 붕괴 및 6위 추락까지 겪은 SSG(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위태위태했던 시즌 승률 5할마저 깨졌다. 그 순간 팀 순위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에서 탈락권인 6위로 하락했다. 더 무서운 점은 추락하는 흐름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단 점이다. 전반적인 팀 기세가 완전히 꺾인 가운데 8위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차도 2.5경기에 불과하다. 이 모든 암울한 상황의 주인공은 SSG 랜더스다. 전반기 초반 선두권 경쟁까지 펼쳤던 SSG 랜더스는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꼬인 걸까.


- 여전히 계산 안 서는 SSG 선발진, 문·박 이탈 여파는 후반기에도 계속 -

계산이 서는 토종 선발 투수 박종훈(왼쪽)과 문승원(오른쪽)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는 현 상황이다(사진=SSG)
계산이 서는 토종 선발 투수 박종훈(왼쪽)과 문승원(오른쪽)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지는 현 상황이다(사진=SSG)

SSG는 전반기 초반 박종훈, 문승원, 아티 르위키 등 선발진 연쇄 부상, 야심 차게 영입한 내야수 최주환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 구성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대체 선수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이 펼쳐지자 SSG는 선두권 경쟁까지 펼치는 놀라운 응집력을 보여줬다.

전반기 초반 당시 SSG 관계자는 “야구란 게 참 어렵다.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누구나 다 힘들다고 생각할 때 이렇게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지 않나. 반대로 생각하면 향후 오히려 기대감이 커졌을 때 예상 밖으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 지금 분위기가 시즌 끝까지 잘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경계심처럼 SSG는 오히려 기대가 커진 후반기에 끝없는 추락을 맛보고 있다. SSG는 후반기 들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다가 최근 10경기 3승 1무 6패로 기세가 완전히 꺾인 분위기다.

SSG의 큰 문제는 투·타 밸런스가 흔들린단 점이다. 팀 타격 수치는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다. SSG 팀 타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19.34승으로 리그 2위다. 팀 타율이 0.258로 리그 6위까지 처졌지만, 팀 홈런 수치는 144홈런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팀 타격 WPA(추가한 승리 확률)도 6.82로 리그 2위다. 팀 타격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는 확실히 아니다.

결국, SSG의 실타래가 꼬인 시작은 선발진이다. 계산이 서는 토종 선발인 박종훈과 문승원의 빈자리를 장기적으로 메우는 방향 자체 쉽지 않은 과제였다. 전반기 깜짝 활약상을 보였던 오원석은 후반기 들어 흐름이 뚝 떨어져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선발진에서 베테랑 이태양과 신인 김건우의 분전이 나왔지만, 하락세에 빠진 팀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뀌게 할 전환점은 나오지 않았다.

- 신인 지명에서 무려 투수 8명 뽑은 SSG, 마운드 뎁스 강화에만 신경 집중 -

신인 김건우가 후반기 승부처에서 가장 돋보이는 카드로 보일 정도로 마운드 뎁스에 아쉬움이 큰 SSG다(사진=SSG)
신인 김건우가 후반기 승부처에서 가장 돋보이는 카드로 보일 정도로 마운드 뎁스에 아쉬움이 큰 SSG다(사진=SSG)

SSG 팀 선발진 WAR은 5.58로 리그 8위, 팀 선발진 평균자책은 5.08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경기당 선발진 평균 이닝 소화 수치가 4.73이닝으로 리그 9위에 불과하다. 이는 곧 선발진 이닝 소화 부족으로 불펜진 이닝 소화에 부담을 끼치게 된다.

실제로 SSG는 팀 불펜진 이닝 소화(449.1이닝)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팀 블론세이브 숫자(19개)도 리그에서 가장 많다. 시즌 운영에 가장 기본인 계산이 서는 선발진의 이닝 소화 없이는 불펜진의 부담감을 줄이는 해결 방안 도출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SSG 김원형 감독은 팀 선발진을 향해 “5이닝이라도 제대로 소화해줄 효율적인 투구를 보여달라”라는 주문을 끊이지 않고 전달한다.

기본적인 마운드 뎁스 부족 여파도 큰 문제다. 신인 김건우가 최근 1군에서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을 정도로 다른 젊은 선발 투수들의 분발이 부족하다. SSG 구단이 2022 KBO 신인 2차 지명에서만 무려 7명의 투수를 뽑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선택이다. SSG는 이번 2차 지명에서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투수 5명을 연속 지명할 정도로 투수 수집에 열을 올렸다. 1차 지명에선 이미 지역 연고 학교 소속인 인천고 투수 윤태현을 데려왔다.

SSG 관계자는 “실제로 이번 2차 지명에서 타임을 한 차례도 사용 안 했을 정도로 우리 구단 지명 콘셉트는 확실했다. 마운드 뎁스 보강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건장한 체격 조건과 구속 상승 가능성을 고려한 투수 유망주들을 조기에 확보했다. 향후 몇 년 동안 팀 마운드 재건에 큰 도움이 될 자원들”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결국, SSG는 마운드 반등을 위한 장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후반기 남은 등판 기회에서 젊은 선발진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2022시즌까지 바라본다면 박종훈과 문승원의 건강한 복귀와 함께 이번에 대거 수집한 투수 유망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활약해야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부임 첫해부터 가장 고된 시련을 겪는 김원형 감독에게도 마운드 재건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문승원, 박종훈의 이탈과 그 빈자리 메우기는 그 어떤 사령탑도 극복하기 힘든 난제다. 구단과 현장이 함께 현재 팀 마운드 붕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짚은 뒤 장기적인 시선 속에서 마운드 재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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