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경기 NC 이재학에게 일격을 당한 롯데가 오늘은 에이스 루친스키를 두들겨 대승을 거뒀다. 노경은이 5.2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고, 신인 나승엽은 데뷔 첫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경기를 펼쳤다.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나승엽(사진=롯데)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나승엽(사진=롯데)

[엠스플뉴스=사직]

알 것 같다가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야구다. 전날 NC 이재학 상대로 꽁꽁 묶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오늘은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무더기 안타로 두들겨 대승을 거뒀다. 루친스키의 절대 우세로 예상했던 선발 대결도 노경은의 완승으로 끝났다.

롯데는 6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상대 시즌 8차전에서 13대 7로 큰 점수차 승리를 거뒀다. 선발 노경은이 5.2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고 타선에선 나승엽이 데뷔 첫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경기를 펼쳤고 딕슨 마차도와 손아섭도 3안타를 때렸다.

경기는 전날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전날 경기에서 롯데는 잘 맞은 타구가 죄다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 속에 이재학에게 시즌 첫 승을 내줬다. 래리 서튼 감독은 전날 게임을 복기하며 “라인드라이브 아웃만 11개가 나왔다. 몇 개만 옆으로 빗나갔어도 15점은 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쉬운 상대라고 봤던 이재학에게 당한 다음날 만난 투수는 특급 에이스 루친스키. 반면 롯데 선발은 시즌 1승 4패 평균자책 7.57로 부진에 빠진 노경은이라 승리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노경은은 1회 2실점 뒤 2회부터 6회 2사까지 추가실점없이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 역시 루친스키를 활발하게 공략해 시즌 한 경기 최다인 10피안타와 최다피홈런(2홈런), 최다자책점(7점)을 선사했다. 전날 경기에서 야수 정면으로 갔던 롯데의 타구는 이날 치는 족족 야수 없는 곳과 담장 너머로 향했다. “계속 강한 타구를 만들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던 서튼 감독의 말대로였다.

신인 나승엽이 루친스키 공략에 앞장섰다. 나승엽은 0대 2로 뒤진 2회말 2사 1루에서 루친스키의 가운데 낮은 투심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대형 2점 홈런. 나승엽의 프로 데뷔 첫 홈런으로 롯데는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노경은이 추가실점 없이 5회를 잘 버틴 가운데, 롯데는 5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1사후 마차도가 10구 승부 끝에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에 2루를 밟았고, 이어진 손아섭의 중전안타에 홈을 밟았다. 3대 2 역전.

6회초 실점 위기를 넘긴 롯데는 6회말 공격에서 정훈의 3경기 연속 홈런포로 2점 차를 만들었고, 2사후 나승엽 2루타-김재유 내야안타-마차도의 2타점 2루타로 루친스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뀐 투수 소이현 상대로 손아섭이 적시타를 날려 루친스키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었다.

롯데는 7회말에도 소이현을 두들겨 6득점, 13대 2로 멀리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무리 약한 롯데 불펜이라도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점수 차. NC는 8회 도태훈의 3점포 등으로 13대 7까지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이날 패한 한화를 제치고 리그 단독 8위로 올라섰다.

루친스키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노경은(사진=롯데)
루친스키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노경은(사진=롯데)

경기후 서튼 감독은 “노경은 선수가 선발로서 중요한 역할해줬다. 잘 버텨줘서 우리 타자들이 루친스키 상대로 많은 득점 낼 수 있었고 노경은 선수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노경은의 호투를 칭찬했다.

이어 “(상대 선발이)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타자들이 어제 이어 좋은 분위기를 쭉 이어 많은 득점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 또한 한 팀으로서 이긴 경기였다”고 선수단 모두를 칭찬했다.

루친스키와 맞대결 승리로 시즌 2승(4패)째를 거둔 노경은은 “경기 초반 밸런스가 나빠 1회 시작이 안 좋았는데 빠른 카운트를 잡는 데 집중하고 템포도 의식적으로 빠르게 가져가려 노력했다. 커브 뿐만 아니라 느린 슬라이더, 조금 더 빠른 커터 까지 섞어서 강약 조절을 하려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시즌 초중반 부진으로 인해 자신감도 떨어지고 또 루즈한 분위기에 젖어들어 있었다. 다시 한 번 야구는 멘탈 스포츠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마운드에서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빠른 템포로 던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나승엽은 “처음엔 타구가 넘어갈 줄 몰랐다. NC 중견수가 뒤를 돌아보는 걸 보고 넘어간 줄 알았다. 막상 칠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1군 첫 안타보다 첫 홈런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짜릿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원래 공을 많이 보며 기다리는 스타일이었던 나승엽은 한 차례 2군행을 통해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하는 스타일로 변화를 꾀했다. 그는 “서튼 감독님이 배트를 빠른 카운트에 내라고 하셨다. 초구부터 치려고 하다 보니 점점 안 쳐도 될 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승엽은 “1군은 2군과 분위기가 다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이라며 “꾸준히 1군에서 활약하고 싶고, 두 자릿수 홈런도 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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