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위’ 삼성 라이온즈, 팀 평균자책 1위·팀 탈삼진 1위 고지 올라

-리그 최강 선발진 자랑하는 삼성 마운드, 최채흥 복귀로 더 큰 기대

-탈삼진 증가 강조했던 정현욱 코치 “작은 홈구장 고려한 공격적인 투구 필요”

-젊은 투수들의 달라진 의식과 자세도 호성적 원동력 “지난해 후반기 부진 분해하는 감정 느껴져”

삼성 원태인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토종 선발 투수다(사진=삼성)
삼성 원태인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토종 선발 투수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2021시즌 초반 단독 1위 질주로 KBO리그 흥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왕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짠물 마운드가 눈에 들어온다. 왕조 시절 불펜진 일원이었던 정현욱 투수코치는 “투수들의 의식부터 달라졌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5월 3일 기준으로 시즌 16승 10패로 2위 KT WIZ와 0.5경기 차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1위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가 예상됐던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홈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삼성은 5월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시즌 초반 삼성이 보여주는 가장 큰 강점은 팀 마운드다. 삼성은 5월 3일 기준 팀 마운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위(5,78)·팀 평균자책 1위(3.59)·팀 탈삼진 1위(205개), 팀 최소 볼넷 리그 2위(94개)로 모든 마운드 지표에서 빼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갈수록 안정화되면서 정현욱 코치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엠스플뉴스가 시즌 초반 팀 마운드 안정화를 선수들과 함께 이끈 정 코치의 얘길 들어봤다.

시즌 초반 삼성 팀 마운드 평균자책 1위라는 성과 속엔 정현욱 투수코치(왼쪽)와 포수 강민호(오른쪽)의 힘도 숨어 있다(사진=삼성)
시즌 초반 삼성 팀 마운드 평균자책 1위라는 성과 속엔 정현욱 투수코치(왼쪽)와 포수 강민호(오른쪽)의 힘도 숨어 있다(사진=삼성)

삼성 팀 마운드 지표가 압도적인 최상위권에 있는 가운데 특히 선발진의 수치가 더 빛난다. 현재 선발 이닝 리그 1위(138.2이닝),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숫자 리그 1위(15차례), 팀 선발 평균자책 리그 1위(3.25)에 올라 있다.

선발진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니까 불펜진이 비교적 덜 힘들 수 있다. 선발진의 페이스가 4월 안으로 잘 올라갈 것으로 믿었다. 개막 전까지 불펜진보단 선발진의 투구 개수를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했다. 선발진이 최근 최소 6, 7이닝까지 소화해주니까 불펜진도 부담감을 덜 느끼게 된다.

데이비드 뷰캐넌(6G 4승 1패 평균자책 1.86)과 벤 라이블리(5G 1패 평균자책 4.94)의 흐름은 어떻게 보고 있나.

뷰캐넌은 지난해 많은 경기(27경기)와 이닝(174.2이닝)을 소화해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원체 성실한 친구라 시즌 초반 페이스를 잘 끌어 올렸다. 라이블리도 초반 3경기가 안 좋았는데 구위만 놓고 보면 라이블리만한 공이 없다. 라이블리에게도 ‘30경기 가운데 3경기 결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점점 좋아질 일만 남았다.


현재 가장 ‘핫’한 선발 투수는 갑론을박 없는 원태인이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다소 빨라졌는데 1년 전에도 시즌 초반 흐름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단 야구를 대하는 의식과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 이건 원태인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우리 팀 투수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을 겪은 뒤에는 그냥 재능만 믿고 야구하면 안 된다고 느꼈을 거다.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와 등판 뒤 보강 운동 강도가 달라졌다.

최채흥 선수까지 복귀한다면 리그에서 가장 강한 ‘5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최채흥 선수가 올라와서 잘하며 좋은데 안 좋다면 또 나름대로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 우선은 뷰캐넌·라이블리·원태인·최채흥·백정현까지 5선발진으로 가야 하는데 시즌 중반부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양창섭 선수도 기대만큼 잘 던지고 있기에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

불펜진은 선발진과 비교해 약간 페이스 올라오는 속도가 더딘 분위기다.

선발진과 비교하면 페이스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불펜진의 전반적인 투구 페이스가 점점 올라오고 있어 큰 걱정은 안 한다. 마무리 오승환 선수도 시즌 초반 약간 불안했는데 실력보단 페이스 문제라고 본다. 40살이라는 나이도 이제 고려해줘야 한다(웃음). 점점 더 올라올 거라고 믿는다.

불펜진에선 베테랑 불펜 투수 우규민(12G 3승 2홀드 평균자책 0)의 활약이 가장 빛난다.

우규민 선수는 투구 기술은 솔직히 어떤 젊은 투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엔 FA 시즌이라 아무래도 쫓기는 느낌이 있었다. FA 계약 뒤엔 마음 편안하게 던지니까 안정적인 투구 흐름을 되찾았다. 베테랑 투수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전 팀 마운드에 강조한 탈삼진 증가와 볼넷 줄이기에 대한 목표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지금 흐름이 끝까지 갈 수 있단 장담은 할 수 없다. 리그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타격 흐름이 안 올라온 이유도 있을 거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게 탈삼진이다. 홈구장이 작은 만큼 힘들더라도 삼진을 잡아야 위기를 잘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또 볼넷으로 굳이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도 없다. 그만큼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하고 있는데 젊은 투수들의 의식 자체가 확 달라졌다.

의식 변화의 계기가 있었을까.

지난해 중반까지 팀 마운드 전체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는데 여름부터 다 같이 확 무너지는 상황이 나왔다. 선수들이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더 잘 준비하고 집중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하더라. 다들 아까워하고 분해하는 감정을 느꼈다. 올 시즌엔 달라질 거라고 다들 말했는데 달라진 의식과 자세, 그리고 행동으로 직접 결과로 보여주니까 흐뭇하다.

삼성 팬들도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호성적에 설레는 분위기다.

선수단 분위기가 정말 좋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코치들이 뭐라고 말하면 방해가 된다고 느낄 정도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잘하고 있다. 최근 라이온즈 파크에도 삼성 팬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 마운드 호성적이 가을 라팍까지 이어져 가을야구를 꼭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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