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 낫냐, 최동원이 낫냐…야구팬의 영원한 숙제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 10명 중의 4명 꼴로 선동열 선택

-호남, 서울에선 선동열 우세…부산, 경남에선 최동원이 우세했다

-남성은 선동열-최동원 응답 팽팽…여성에선 선동열이 우세

프로야구 최고의 맞수 최동원과 선동열(사진=KBO)
프로야구 최고의 맞수 최동원과 선동열(사진=KBO)

[엠스플뉴스]

선동열과 최동원, 혹은 최동원과 선동열.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이자 숙명의 라이벌이다.

‘선동열과 최동원 가운데 누가 더 나은 투수인가’는 야구팬들의 영원한 안줏거리자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 중 하나다. 둘의 우열을 가리자면 100분 토론을 수만 번 거듭하고 칼 세이건과 움베르토 에코,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데려다 논쟁해도 결론을 내지 못할 것이다.

실제 선발 맞대결 결과도 1승 1무 1패로 팽팽했다. 1986년 첫 대결에선 선동열이 완봉승을 거뒀다. 그해 두 번째 맞대결에선 최동원이 완봉승으로 응수했다.

그리고 1987년 세 번째이자 마지막 선발 맞대결은 연장 15회까지 이어진 혈투 끝에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당시 최동원은 209구를, 선동열은 232구를 각각 던졌다. 전설로 남은 이 승부는 조승우-양동근 주연의 영화(‘퍼펙트게임’)로도 제작됐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선동열’ 선택… ‘무응답’도 전체 1/3에 달해

선동열과 최동원의 대결은 영화로도 제작됐다(사진=영화 퍼펙트 게임)
선동열과 최동원의 대결은 영화로도 제작됐다(사진=영화 퍼펙트 게임)

2021년을 살아가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는 자체 유튜브 채널 ‘조사하면 다나와’의 코너 맞짱 대결에서 한국 프로야구 최고 라이벌 선동열과 최동원 중에 누가 더 뛰어난 투수라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했다. 조사는 2021년 2월 1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꼴인 39.0%가 ‘선동열’의 손을 들어줬다. ‘최동원’이 더 뛰어난 투수라는 응답인 28.9%보다 10.1%포인트 높은 결과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2.1%로 나타났다.

해태 타이거즈 에이스 선동열은 호남 지역을,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최동원은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였다. 여론조사 결과도 두 선수가 활동한 연고지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광주/전라(선동열 65.1%-최동원 20.6%)에선 선동열이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반면, 부산/울산/경남(선동열 23.8%-최동원 41.8%)에선 최동원이 우위를 보였다.

그 외 서울(45.5%-24.3%), 대구/경북(40.6%-27.7%), 대전/세종/충청(34.2%-24.4%)에선 선동열이 우세했고 인천/경기(31.0%-32.3%)에선 최동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30대(선동열 49.5%-최동원 17.5%)와 60대 이상(45.1%-28.5%)에서 선동열이 더 뛰어난 투수라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50대(43.5%-35.6%)에서도 선동열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가 다소 많았다. 반면 40대(32.7%-38.6%)에선 최동원을 선택한 응답 비율이 약간 높았고, 18~29세(22.2%-22.1%)에선 응답 비율이 비슷했다.

성별에 따른 응답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선동열 40.5%-최동원 39.1%) 응답자 사이에선 선동열과 최동원의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나타났다. 반면 여성 응답자(37.5%-18.9%)에선 선동열이 더 뛰어나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성 중에선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지지 정당과 이념 성향에 따른 선동열 vs 최동원 선호도도 조사했다. 정당 선택지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지지 정당 없음(무당층)이 제시됐고, 이념 성향은 보수층, 중도층, 진보층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기타 정당의 지지자는 응답자 수가 적어 분석에서 제외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선동열 40.8%-최동원 24.2%)에서 최동원보다 선동열이 뛰어나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38.9%-36.3%)과 무당층(27.3%-24.6%)에서는 두 선수 간의 응답이 오차 범위 내에서 비슷하게 나왔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선동열 41.5%-최동원 33.8%), 중도(37.6%-29.5%), 진보(41.1%-34.2%) 모두 선동열이 최동원보다 다소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로 선동열 vs 최동원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두 투수가 함께 활동한 시대가 1980년대로 워낙 오래전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선 무응답에 해당하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32.1%로 무려 1/3에 달했다. 1980년대에만 활동했고 이미 고인이 된 최동원이 1990년대까지 현역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활동 중인 선동열 전 감독보다 인지도 면에서 불리한 것도 조사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9,435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을 완료, 5.3%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무선(80%)-유선(20%)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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