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우완 영건 송명기(사진=NC)
NC 우완 영건 송명기(사진=NC)

[엠스플뉴스=창원]

흔들리는 NC 다이노스 불펜에 스무 살 우완 영건 송명기가 새로운 활력소로 등장했다.

올 시즌 대권을 노리는 NC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은 불펜이다. 타선은 다른 팀에 가면 4번 감인 타자가 8번타자로 나올 만큼 막강하다. 드류 루친스키-구창모가 이끄는 선발진도 탄탄하다. 수비력, 기동력 등 세밀한 야구도 리그 최상위권을 다투는 NC다.

문제는 불펜이다. 지난해 NC는 불펜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3.52승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불펜 평균자책도 4.46으로 전체 7위. 블론세이브는 17개로 10팀 중에 제일 많았다.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올 시즌도 불펜 문제는 그대로다. 2일 현재 불펜 WAR 0.49승으로 전체 꼴찌. 불펜 평균자책도 6.53으로 전체 꼴찌다. 체감상 불펜 최약체 팀으로 느껴지는 한화나 KT보다도 좋지 않은 성적이다. 마무리 원종현 외엔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고, 선발부터 9회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이 험난하다.

한때 팀의 마무리였던 베테랑 임창민과 김진성은 좀처럼 예전 폼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속구 투수 장현식도 팔꿈치 부상 이후 공의 회전력이 예전만 못하다. 장발 셋업맨 배재환은 경기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좌완 임정호와 강윤구도 승리조에 들어갈 정도로 안정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이 때문에 트레이드 시장 문도 두들겨보고 있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여의치가 않다.

NC의 불펜 시한폭탄은 6월 30일 롯데와 낙동강 더비 첫판에서 터졌다. 선발 마이크 라이트가 6이닝 3실점 하고 내려간 뒤, NC 불펜은 7명의 투수가 올라와 5이닝 동안 7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나마 한 가지 소득은 2년 차 영건 송명기의 발견이다. 송명기는 8대 10으로 뒤진 11회초 무사 1루에서 올라와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16일 KIA전부터 5경기 4.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5경기 동안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자동고의볼넷 하나만 내주며 삼진은 4개를 잡았다. 점수 차가 크고 여유 있는 상황 위주로 나왔지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동욱 감독은 1일 경기를 앞두고 송명기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투수라며지금 3경기 정도 짧게 나오면서 계속 좋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선수지만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조금씩 커가면서 앞으로 더 좋은 자원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송명기는 1일 경기에서도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송명기는 6대 2로 앞선 9회초 올라와 1이닝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아냈다. 특유의 130km/h 후반대 커터는 물론, 포심 패스트볼도 최고 149km/h가 나올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장충고 시절부터 주무기였던 송명기의 커터는 리그 우완투수 평균보다 10cm 이상 큰 수직 무브먼트를 보인다. 191cm 장신에서 내리꽂는 공의 타점도 수준급. 커브, 체인지업 등 느린 변화구 하나만 장착하면 불펜은 물론 선발로도 가능성이 충분한 유망주다. NC가 괜히 2019 신인 2차 1순위로 뽑은 게 아니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도 불펜도 1군에서 만들어 쓰는 게 쉽지 않다”고 투수 육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펜 약점을 내부 자원만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흔들리는 NC 불펜에서 영건 송명기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지켜봐야 할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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