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영입한 ‘빅리거 출신’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

-현역 시절 프레이밍의 달인…롯데 포수진에 프레이밍 기술 이식할까

-마이크 소시아 등 포수 출신 감독들에게 배운 드릴, 롯데 호주 캠프에서 선보여

-“롯데 포수들 신체적, 기술적 문제 아닌 중압감이 문제…매 경기 잘 준비하게 돕겠다”

올 시즌 롯데 포수진을 코칭할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올 시즌 롯데 포수진을 코칭할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지금까지 롯데 포수들과 함께하면서 지켜본 결과,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실전에서 눈치를 보고 억압되다 보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뿐이다. 롯데 포수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기 야구를 할 수만 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다.

빅리그 출신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배터리 코치가 생각하는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 포수진의 문제는 신체도 기술도 아닌 ‘멘탈’에 있었다. 호주 애들레이드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콩거 코치는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롯데 포수들이 성공적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신체적・멘탈적으로 잘 준비시키는 게 내 역할”이라 힘줘 말했다.

“캐처는 잡는 사람…송구도 중요하지만, 공을 잘 잡는 게 먼저”

행크 콩거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열정적으로 선수들과 호흡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행크 콩거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열정적으로 선수들과 호흡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행크 콩거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새로 영입한 배터리 코치다. 교포 2세 출신인 콩거 코치는 2006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25순위)로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빅리그 통산 373경기에서 31홈런 114타점을 기록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세 시즌 연속 풀타임 빅리그 포수로 활약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콩거 코치는 정호진 퓨처스 배터리 코치와 함께 열정적으로 롯데 포수들을 지도했다. 끊임없이 날아오는 공을 맨손으로 잡는 훈련, 핵어택 펑고 등 댜앙한 드릴(drills)을 사용한 훈련을 선보였다.

콩거 코치는 포구할 때의 시선과 머리의 움직임, 올바른 위치 선정과 미트 사용법 등을 꼼꼼하게 티칭했다. 불펜 피칭 때도 공 하나 허투루 받게 놔두지 않았다. 투수들의 피칭 전후는 물론 불펜 피칭 중간에도 포수들이 보완할 점을 지적하면서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모습이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콩거 코치는 “호주의 날씨도 좋고, 풍경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콩거 코치는 롯데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선수를 그만두고 다음 진로를 생각하던 중에 성민규 단장의 연락을 받았다. 그전부터 한국야구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한국에서 야구 지도를 할 수 있다는 건 내게 큰 의미가 있다. 롯데가 준 기회를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했다”고 밝혔다.

롯데 합류 전까지 콩거 코치의 지도자 경력은 지역 고교 팀에서 잠시 포수들을 지도한 게 전부다. 하지만 이는 프로 레벨 선수들을 코칭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콩거 코치는 “물론 고교생들을 가르치면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긴 했지만, 그보단 내 현역 시절 경험과 지도자들에게 배웠던 것들을 바탕으로 코칭하고 있다”고 했다.

콩거 코치는 내 이전 소속팀 감독들이 하나같이 포수 출신이었다. 그들에게 배운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롯데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콩거 코치는 LA 에인절스(마이크 소시아)-휴스턴 애스트로스(AJ 힌치)-탬파베이 레이스(케빈 캐쉬) 등 포수 출신 감독이 이끄는 팀을 거쳤다.

특히 현역 시절 콩거 코치는 볼을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바꾸는 프레이밍(framing) 능력이 탁월하단 평가를 받았다. 풀타임 빅리거가 된 2013년 이후 거의 매년 메이저리그 프레이밍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콩거 코치다. 콩거 코치 합류로 롯데 포수들의 포구 능력이 크게 향상될 거란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해 콩거 코치는 “물론 프레이밍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집중적으로 지도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영어의 ‘캐처’는 잡는 사람이란 의미가 있다. 주자를 잡아내는 송구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공을 잘 잡는 게 우선이다. 잡는 게 제대로 돼야만 게임을 이끌어갈 수 있다”며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크 콩거 코치 “신체적・정신적으로 잘 준비해야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부모님의 나라 한국에서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어 기쁘다는 행크 콩거 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부모님의 나라 한국에서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어 기쁘다는 행크 콩거 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 시즌 롯데 포수진은 리그 최다 폭투(103개)와 두 번째로 많은 포일(11개)을 기록하며 시즌 내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연일 쏟아지는 미디어와 팬들의 비난에 선수들은 갈수록 움츠러 들었고, 실수가 또다른 실수를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이런 롯데 포수진에 대해 행크 콩거 코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의외로 콩거 코치는지금까지 봤을 때 롯데 포수들에겐 큰 문제가 없다.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답을 내놨다.

콩거 코치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따로 있다. 그는 “내 생각엔 실전에 들어갔을 때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포수들이 팀의 눈치를 보고, 억압된 상태로 플레이한 게 원인”이라며 “멘탈이 중요하다. 운동장에서 좀 더 자유롭게 자기 플레이를 할 수만 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강조했다. 멘탈과 기술의 긴밀한 관련성을 강조하는 허문회 감독의 생각과 통하는 대목이다.

콩거 코치가 강조한 포수의 또 한가지 덕목은 ‘투수와 긴밀한 소통’이다. 콩거 코치는 “롯데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려면, 투수와 포수가 함께 합을 잘 맞춰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며 “투수가 공을 던지면 받는 게 포수의 역할이다. 그래서 서로 간에 소통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게 배터리 코치 보직의 매력”이라 했다.

콩거 코치는 신체적, 정신적 ‘준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포수들이 매 게임 잘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며포수는 신체적으로, 멘탈 면에서 준비가 잘 돼 있을 때 게임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준비된 지도자’ 콩거 코치와 함께하는 올 시즌, 롯데 포수진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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