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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KBO

[엠스플 in 캠프] 우규민 “13년 전 경쟁자 승환이 형, 이제 힘 합쳐야죠”

  • 기사입력 2020.02.18 09:52:29   |   최종수정 2020.02.18 09: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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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투수 우규민, FA 계약 마지막 해 맞이
-“어떤 자리든 팀이 원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던진다.”
-“13년 전 세이브왕 경쟁자 (오)승환이 형, 이젠 같이 철벽 불펜 만들어야”
-“FA 재취득? 가을야구 위해 팀 승리 지키는 게 먼저다.”

 

삼성 투수 우규민은 지난해 불펜에서 마무리와 셋업맨 역할을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투수 우규민은 지난해 불펜에서 마무리와 셋업맨 역할을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13년 전인 2007시즌 KBO리그에선 그런 적이 있었다. 당시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였던 우규민은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세이브왕 경쟁을 펼쳤다. 파릇파릇했던 젊은 두 마무리 투수의 맞대결 결과, 오승환이 시즌 40세이브, 우규민이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하며 나란히 2007시즌 세이브 1, 2위를 차지했다.

 

그로부터 13년의 세월이 흐른 2020년. 세이브왕 경쟁을 펼쳤던 두 20대 청년은 30대 중반 베테랑 투수로서 삼성에서 재회했다. 2016년 겨울 삼성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우규민은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다. 오승환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친정 유니폼을 입고 복귀한다.

 

삼성 벤치가 가장 바라는 그림은 오승환이 9회, 우규민이 8회를 완벽하게 틀어막는 것이다. 마무리 등판 경험이 풍부한 두 베테랑 투수가 삼성 불펜진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젊은 불펜 투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우규민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엠스플뉴스가 13년 전 세이브왕 경쟁자였던 오승환과 함께 철벽 불펜 재건을 꿈꾸는 우규민의 각오를 직접 들어봤다.

 

“어떤 자리든 OK, 섬세한 제구 능력 보여주겠다.”

 

오승환이 돌아오기 전까지 우규민(왼쪽)과 장필준(오른쪽)이 임시 마무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삼성)

오승환이 돌아오기 전까지 우규민(왼쪽)과 장필준(오른쪽)이 임시 마무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삼성)

 

삼성 유니폼을 입고 벌써 네 번째 스프링캠프에 왔다.

 

벌써 그렇게 됐나. 삼성에서 4년 차 시즌이라니 기분이 이상하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최근 3년을 돌이키면 아쉬움이 많았다.

 

해마다 나에게 소중하지 않은 시즌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어떤 곳에서 최선을 다해 던졌다. 하지만, 팀 서적이 안 나왔기에 내가 질책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진한 팀 성적을 생각하면 개인 기록도 무의미하다. 내가 보탬이 돼 팀 성적이 나와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아쉽다.
 
그래도 최근 2년간 불펜에서 궂은일을 맡아 공을 던졌다. 특히 지난해엔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맡아 54경기(59이닝) 등판 2승 7패 1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2.75로 삼성 입단 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불펜에서 어린 후배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며 힘을 얻었다. 나도 어린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불펜에서 재밌게 공을 던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1군에서 부상 없이 풀 시즌을 소화한 게 다행이다. 운동선수라면 조금씩 아픈 부분이 있는데 나름 몸 관리가 잘 됐다.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로 뛰는 아쉬움은 없나.

 

보통 투수라면 선발 투수 자리를 원한다. 나는 선발과 불펜을 다 두루 경험했다. 팀 전력 상승을 위한 보직 변경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도 굳이 선발을 고집한단 마음은 없었다. 팀이 원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뛰겠다.

 

지난해 볼넷은 딱 10개만을 허용했다. 원래 목표였던 시즌 볼넷 10개 미만에선 딱 하나가 아쉽게 됐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컨트롤 능력이 크게 돋보였다.

 

나에게 구속은 가장 마지막에 꼽는 요소다. 카운트 싸움이 중요하기에 제구력이 첫 번째 요소다. 솔직히 가운데로 스트라이크만 던지라고 하면 500구 연속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컨트롤 능력을 넘어 존 구석을 찌르는 커맨드 능력이 필요한 거다. 나는 그런 섬세한 제구 능력을 잘 보여줘야 하는 투수다.

 

공인구 반발계수 변화가 그런 제구력 향상에 도움이 됐을까.

 

지난해 피홈런 개수(6개)가 2018년(6개)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 잘 모르겠다(웃음). 실투가 나오면 피홈런 가능성이 커지니까 그런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공인구가 바뀌어도 정타를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물론 공이 빗맞아 방망이가 부러져도 넘어가는 홈런 타구가 줄어든 건 다행이다. 그런 면에선 덜 부담스러운 게 있다.

 

‘세이브왕’ 경쟁자였던 우규민·오승환, 불펜 중심축 맡는다

 

우규민은 2007년 시즌 30세이브로 오승환(40세이브)에 이어 당시 리그 세이브 2위 자리에 올랐다(사진=LG)

우규민은 2007년 시즌 30세이브로 오승환(40세이브)에 이어 당시 리그 세이브 2위 자리에 올랐다(사진=LG)

 

올 시즌 오승환 선수의 복귀와 관련해 재밌는 점이 있다.

 

(고갤 갸우뚱거리며) 어떤 얘기인가.

 

두 선수가 2007년 세이브왕 경쟁을 했던 사이라는 점이다(웃음).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랬던 때가 있었다. 전반기 땐 내가 세이브 1위였는데 후반기 때 블론 세이브를 너무 많이 기록했다(웃음). (오)승환이 형과 같은 팀에서 유니폼을 입고 만나는 건 처음이다. 같이 훈련하니까 영광이고, 운동하며 배울 점도 정말 많다. 어렸을 때부터 공을 던지는 걸 지켜봤다. 밖에서 봤을 때 승환이 형은 ‘돌부처’ 이미지라 말이 없을 듯싶었다. 그런데 직접 만나니까 후배들에게 먼저 얘길 걸고 웃고 장난치더라. 정말 재밌는 사람이다(웃음).

 

13년 전 세이브왕 경쟁을 했던 두 선수가 이제 베테랑 투수로서 삼성 철벽 불펜을 재건해야 한다.

 

이젠 힘을 합쳐야 한다. 분명히 승환이 형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날 거로 믿는다. (장)필준이도 그렇겠지만, 승환이 형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끼리 잘 버티고 있어야 한다. 승환이 형이 돌아오면 8회까지만 잘 막으면 된다. 확실히 불펜진 전체의 부담감이 줄어든다.

 

5월 초 오승환 선수 복귀 전까지 임시 마무리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KBO리그 통산 80세이브를 기록 중이라 통산 100세이브까지 단 20세이브가 남았다.

 

20세이브밖에 안 남았다고 하니까 조금 아쉽긴 하다(웃음). 지난해 세이브를 더 기록했어야 했다. 만약 점수 차가 많이 나면 7회부터 3이닝 세이브 등판을 자진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그건 농담이고 승환이 형이 돌아올 때까지 어떤 역할이든 맡아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싶다.

 

 

4년 FA 계약의 마지막 해라 더 남다른 시즌이 될 듯싶다.

 

주위에서 다들 중요한 시기라고 얘기한다. 오버 페이스를 하거나 다른 걸 더 보여주기보단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건강하게 공을 던지는 게 먼저다. 무엇보다 최근 3년간 삼성 팬들이 나에게 큰 아쉬움을 느낀 걸 잘 이해한다. 그런 아쉬움을 씻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어떤 자리에서든 더 잘해야 한다. 구단에서도 계속 내가 필요해야 하니까 존재 가치를 꼭 증명하겠다.

 

어떤 공을 던져야 그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커다란 개인 목표는 없다. 우리 팀이 계속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으니까. 올 시즌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즌 초반부터 끝까지 힘을 보태고 싶다. 처음부터 이길 수 있는 경기는 꼭 지켜야 가능성이 생긴다. 시즌 초반 팀 승리를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 내가 불펜에서 리드를 지키는 역할을 잘 소화하겠다.

 

삼성 팬들에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최근 몇 년간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여전히 야구를 좋아하고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삼성 팬들이 나를 향해 느끼는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안 좋은 감정이 크실 수 있지만, 미워도 야구 선수 우규민을 다시 한번 더 응원해주시면 꼭 좋은 투구로 보답해드리겠다. 내가 사랑하는 야구를 열심히 하며 삼성 팬들과 함께 즐거운 한 시즌을 꼭 만들고 싶다. 항상 감사드린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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