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강 선발진 자랑한 SK, 2020시즌엔 선발진 변화 불가피

-산체스 재계약 여부 관심...미국, 일본 구단도 관심 뜨겁다

-2020시즌 재계약은 확실시, 문제는 2020시즌 이후다

-SK는 다년계약 카드까지 검토, 어떤 결론 나올지 주목

SK 앙헬 산체스는 2019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사진=엠스플뉴스)
SK 앙헬 산체스는 2019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는 첫 외국인 선수 다년계약 사례가 될 수 있을까.

2019시즌 SK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했다. 팀 선발 평균자책 3.39로 10개 팀 중에 1위를 차지했고, 선발투수가 추가한 승리확률(WPA) 지표도 9.46으로 가장 높았다.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산체스와 헨리 소사, 박종훈과 문승원까지 탄탄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자랑했다.

그러나 2020시즌에는 선발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일단 SK는 우승청부사 역할을 제대로 못한 소사 대신 새 외국인 투수로 리카르도 핀토를 영입했다. 평균 152km/h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지만, KBO리그에서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광현은 19일 손차훈 단장과 만나 면담을 가졌다. SK는 신중한 내부 검토를 거쳐 김광현의 국외진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이뤄질 경우, SK는 에이스 트리오 셋 중 둘을 새로운 얼굴로 교체하게 된다.

외국인 에이스 산체스와 재계약도 변수다. 산체스는 2년차 시즌인 2019년 17승 5패 평균자책 2.62 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내년 31세로 아직 젊은 나이에 폭발적인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인 만큼 미국과 일본 구단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도 산체스를 김광현과 함께 소개하며 28경기에서 허용한 홈런이 2개뿐이었다. 홈런의 시대를 맞이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목할만한 기록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정규시즌 김광현을 보러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중에는 다음날 산체스 경기까지 보고 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구단 크로스체커가 산체스의 2019시즌 뒤 FA 자격 여부를 문의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 구단이 산체스를 영입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단 얘기다.

SK와 산체스는 2020시즌 이후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산체스는 뛰어난 성적 외에도 친화력, 팀 적응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사진=엠스플뉴스)
산체스는 뛰어난 성적 외에도 친화력, 팀 적응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사진=엠스플뉴스)

혹시 산체스를 미국이나 일본 구단에 뺏기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산체스는 2020시즌에도 계속 SK 유니폼을 입고 뛸 가능성이 높다.

앞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우리 구단이 산체스에게 관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영입 시기는 2020시즌 이후로 생각하고 있다. SK와 2019시즌 재계약 당시 계약서에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을 삽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K 관계자도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SK 관계자는 “산체스가 2019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냈고 KBO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0시즌에도 함께 가야 한다. 일찌감치 재계약 대상으로 분류했고 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이라 했다.

SK는 산체스의 내년 시즌만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손차훈 단장은 “다년계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O 이사회는 2018년 말 재계약 대상 외국인 선수에 한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고 다년계약도 허용하기로 정한 바 있다. 3년차 시즌을 맞는 산체스는 상한선 없는 다년계약이 가능한 대상자다.

SK가 다년계약 카드를 검토하는 건, 산체스를 향한 국외 구단의 관심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산체스와 조시 린드블럼, 타일러 윌슨은 대부분의 구단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산체스는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도 “베스팅 옵션 때문에 당장 2019시즌이 끝난 뒤 데려오긴 어려울 것이다. 2020시즌 어떤 성과를 낼지 눈여겨볼 생각이다. 2020시즌 뒤 시장에 나오더라도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산체스만한 투수를 또 구하긴 쉽지 않다. SK로선 2020시즌을 넘어 그 이후까지 산체스와 함께 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SK 관계자는 “재계약과 관련해 산체스 본인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구단들이 관심을 거두지 않는 이상, 2020시즌 이후에 또 어떤 상황 변화가 생길지는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SK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차선책도 다각도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는 산체스의 재계약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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