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사진=강명호 기자, 제작=김도형 기자)
이만수 (사진=강명호 기자, 제작=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야구 외길 인생 '헐크' 이만수(61,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가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과 광주를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초청으로 전지훈련을 온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열흘 간의 합숙 훈련을 진행했다. 이만수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라오스 선수들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오는 12월에는 라오스 방문 만 5년 만에 최초의 야구장이 완공된다. 화려한 스타디움은 아니지만 구색을 갖춘 야구장이라는 점에서 라오스 야구의 미래는 밝다. 오는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승을 목표로 달리는 이만수와 라오스 야구 대표팀의 아름다운 동행을 취재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국내에서는 전국을 다니면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국내 일정이 없을 땐 라오스로 건너가 선수들과 연습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광주를 찾은 이유는?

A.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라오스 야구 대표팀을 초청했다. 한국에 들어와서 광주제일고등학교와 합동 훈련을 했다. 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러한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라오스 선수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나도 50년 동안 야구를 했지만 '선수들이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깜짝 놀란 시간이었다.

Q.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셨는데,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A. 2014년 11월 12일에 라오스에 들어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경제적인 것은 물론이고 야구 라는 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나라였다. 야구라는 말도 없어서, 처음에는 한글로 야구를 가르쳐주고 영어로 베이스볼(Baseball)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초기 1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선수 수급이었다. 그래서 라오스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선수 모집에 나섰다. 한 가지 일화는 "빵과 물을 준다"고 했는데, 500명 정도가 왔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40명을 추렸고, 그 40명이 라오스 최초의 야구 국가대표팀이 됐다.

Q. 선수들의 실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본 바, 상당히 짜임새가 있더라.

A. 현재 라오스 야구 국가대표팀은 권영진 감독이 맡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체계적으로 야구를 전파했다. 또 요즘은 '유튜브'가 있지 않느냐. 선수들 스스로 영상을 보면서 야구 실력을 키우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성장한 것은 지난해 8월 '2018 자카르타 -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부터다.

이번에 광주제일고등학교와 합숙 훈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과 훈련하다 보니 덩달아 잘하게 되더라. 보고, 따라하고, 배우다 보니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성장했음을 느끼는 것 같더라.

Q. 오는 12월 라오스 최초의 야구장이 완공된다고 들었다.

A. 지금까지 라오스에는 야구장이 없어서 축구장에서 야구를 했는데, 드디어 꿈이 실현되게 됐다. 라오스 정부 측에서 2만 평 규모의 부지를 지원해줬다. 다만, 가난해서 야구장은 지어주지 못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정부, 기업가 등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이 노력이 올초 결실을 맺게 됐다. DGB 대구은행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면서 첫 삽을 뜬 것이다. 화려한 스타디움은 아니지만 구색을 갖춘 야구장 한면을 만들어서 뿌듯하다.

Q. 끝으로 한마디.

A. 야구만 50년 했다. 지난 50년 동안 야구 팬들의 사랑 덕분에 야구 불모지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를 전파하게 됐다. 남은 인생, 보람 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우리 야구인들이 현장 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회에 나와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은 환원할 수 있는 훌륭한 후배들이 되기를 바란다.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에게. 올해 야구계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한 면만 보지 마시고, 야구 전체를 보셔서 내년에도 많이 야구장을 찾아주시고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강명호 기자

촬영·편집 및 정리 김도형 기자 wayne@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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