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초이’ 최희섭, KIA 타이거즈 1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첫 발걸음
-“항상 지도자의 꿈 간직, 구단의 코치 제의에 망설임 없었다.”
-“방송 해설 경험이 큰 도움, 철저한 ‘준비 자세’의 중요성 강조하겠다.”
-“가장 많은 공을 던지고, 선수들의 얘길 가장 많이 들어주는 코치가 되겠다.”

KIA 타이거즈가 최희섭 해설위원을 신임코치로 선임했다. 최 코치는 1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사진=KIA)
KIA 타이거즈가 최희섭 해설위원을 신임코치로 선임했다. 최 코치는 1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사진=KIA)

[엠스플뉴스]

‘빅 초이’가 다시 광주로 돌아온다. KIA 타이거즈 최희섭 신임코치는 현역 유니폼을 벗을 때부터 마음속에 지도자의 꿈을 새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 친정 팀에서 시작된다.

KIA 타이거즈는 10월 23일 MBC SPORTS+ 최희섭 해설위원을 1군 타격코치로 선임했다. 최 코치는 KIA 서재응 투수코치와 함께 현역 시절에 이어 메이저리그 출신 투·타 지도자로 함께 뭉치게 됐다.

최 코치는 2002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야수로 활약했다. 이후 최 코치는 플로리다 말린스와 LA 다저스를 거쳐 2007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처음 입성했다. 최 코치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KIA에서 활약하며 2009년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15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한 최 코치는 2016년부터 MBC SPORTS+ 해설위원으로 메이저리그 시청자들과 만났다.

최 코치는 해설위원 활동으로 야구를 보는 시각을 넓히며 지도자 생활을 준비해왔다. 마침 올 시즌 종료 뒤 KIA가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하며 큰 폭의 코치진 개편을 준비하고 있었다. 구단은 풍부한 미국야구 경험으로 윌리엄스 감독과 발걸음을 잘 맞출 수 있는 최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현장 복귀를 원했던 최 코치는 구단의 코치직 제안을 망설임 없이 받았다. 가장 낮은 자세로 누구보다도 선수들에게 많은 공을 던져주겠단 최 코치의 마음가짐을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어봤다.

“훌륭하신 윌리엄스 감독님과 송지만 코치님을 잘 도와드리고 싶다.”

최희섭 코치는 현역 시절 오랜 메이저리그 생활을 거쳐 고향 팀인 KIA 타이거즈로 복귀해 2009년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사진=KIA)
최희섭 코치는 현역 시절 오랜 메이저리그 생활을 거쳐 고향 팀인 KIA 타이거즈로 복귀해 2009년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사진=KIA)

지도자의 첫발을 친정 팀에서 딛는다. 축하한다(웃음).

감사하다(웃음). 정말 감개무량하다. 야구 선수로서 항상 지도자의 꿈을 지니고 있었다. 해설위원직을 잠시 쉬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으로부터 제의가 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으로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지도자 길을 고향 팀 타이거즈에서 시작해 정말 기쁘다.

곧바로 1군 타격코치 보직을 맡게 됐다.

1군 코치직을 처음부터 생각 안 했기에 얼떨떨하다. 윌리엄스 감독님과 송지만 코치님은 타격 부문에서 정말 대단한 전문가다. 나는 훌륭하신 그분들의 뒤를 잘 받치는데 충실하겠다.

윌리엄스 감독과는 인연이 있었나.

메이저리그 입단 초기에 ‘BK’ (김)병현이 형을 보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라커룸을 갔다가 윌리엄스 감독님과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20년 가까이 지났기에 감독님이 그걸 기억하실지 모르겠다(웃음). 이후 2003년에 감독님이 은퇴하실 때 내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미국 야구’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호흡이 잘 맞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최근 기사에서 나온 감독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

어떤 말인가.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준비 자세와 기본기를 강조하셨더라. 나도 메이저리그 경험을 해봤으니까 그런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독님 생각대로 선수들이 잘 따라왔으면 한다. 경기에 앞서 준비가 철저히 잘 된 타자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송지만 코치와의 호흡도 궁금해진다.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때 송지만 코치님과 함께 뛰어봤는데 원체 성실하신 분이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정말 ‘퍼펙트 가이’다(웃음). 최근 송 코치님과 통화하며 ‘제가 경험이 부족하니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말씀드렸다.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을 모신 경험이 있으시기에 송 코치님께 배울 게 많을 듯싶다.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 가보자고 얘기했다.

“ML 방송해설 경험,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거로 믿는다.”

최희섭 코치는 현역 은퇴 뒤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아 야구 보는 시각을 넓혔다(사진=엠스플뉴스)
최희섭 코치는 현역 은퇴 뒤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아 야구 보는 시각을 넓혔다(사진=엠스플뉴스)

최근 몇 년간 MBC SPORTS+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아 야구 보는 시각을 넓힌 거로 안다. 해설 경험이 코치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다시 한번 돌이켜도 해설위원 경험을 한 게 정말 잘한 일이라도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경기를 매일 지켜보며 수준 높은 타자들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 덕분에 많이 배웠다. 나는 타자들의 준비 자세에 주목했다. 훌륭한 타자들은 역시 준비 자세가 남다르더라. 이제 한 타자를 보면 어떤 타격 루틴이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앞서 말했듯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싶다.

타자들은 공을 맞히는 것과 결과에 많이 집중한다.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 게 더 많다. 타자들이 잘 볼 수 없는 부분을 내가 잡아주고 싶다. 흐름이 안 좋은 타자들의 타격 준비 자세를 보면 불안한 요소다 분명히 있다. 나도 최근 며칠 동안 KIA 타자들의 타격 영상을 계속 보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역 시절 고민한 부분도 지도 과정에 녹여야겠다.

준비 자세부터 어떤 자신감을 느끼는가가 정말 중요하다. 그건 나도 현역 시절부터 정말 많이 고민한 부분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개인마다 특성이 다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 우선 준비 자세에서 히팅 포인트까지 오는 과정에 집중하겠다. 거기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가 보일 거다.

곧바로 1군 코치직을 맡는 것에 관해 불안한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나도 그런 우려의 시선은 이해한다. 사실 서재응 투수코치도 현역 은퇴 뒤 방송 해설위원을 하다가 곧바로 1군 코치직을 맡았다. 결국, 올 시즌 KIA 마운드가 정말 좋아지지 않았나. 서 코치에게 그런 부분과 관련해 정말 좋은 조언을 많이 얻었다. 올 시즌 젊은 타자들에게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걱정보단 기대가 더 크다. 무엇보다 나는 윌리엄스 감독님과 송지만 코치님을 뒤에서 잘 도와주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가장 낮은 자세로 우리 팀 선수들에게 다가가겠다.”

현역 은퇴식 당시 타이거즈 파이팅을 외치는 최희섭 코치. 최 코치는 지도자로서 KIA 팬들과 다시 만나는 순간을 기다려왔다(사진=KIA)
현역 은퇴식 당시 타이거즈 파이팅을 외치는 최희섭 코치. 최 코치는 지도자로서 KIA 팬들과 다시 만나는 순간을 기다려왔다(사진=KIA)

‘타격코치’는 누가 맡아도 힘든 보직이다. 마음가짐을 더 굳게 먹어야겠다.

1군은 승부의 세계다. 결과가 안 좋을 땐 안 좋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우선 내가 선수들과 함께 철저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다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또 젊은 좌타자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잘 관리하겠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좋았을 때 타격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고 싶다. 선구안과 연결되는 공 하나의 집중력 싸움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뛴 경험과 미국 지도자들에게 배운 점을 잘 전수하고 싶다.

어떤 지도자상을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현역 시절 최희섭은 다 잊겠다. 가장 낮은 자세로 우리 팀 선수들에게 다가가겠다. 무조건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공을 던져주는 코치가 되겠다. 또 선수들의 얘길 가장 많이 들어주는 코치도 되고 싶다.

KIA 팬들도 ‘빅 초이’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

은퇴식 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렇게 코치로서 다시 KIA 팬들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잘 안다. 올 시즌처럼 야구가 안 풀릴 때도 있지만, 그건 곧 다시 올라갈 기회가 생긴 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사랑과 응원을 많이 주시길 부탁드린다. 팬들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 야구를 하는 거다. 챔피언스 필드에서 팬들과 다시 만날 그 순간을 기대하고 있겠다. 항상 감사드린다(웃음).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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