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정수빈(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외야수 정수빈(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의 기지가 돋보인 번트였다. 정수빈이 9회 말 예술적인 번트 안타로 끝내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수빈은 10월 2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잠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팀의 7대 6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2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된 정수빈은 1회 말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를 날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4회 말엔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으며 후속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 2루타 때 홈까지 밟았다.

수비에서도 정수빈의 발이 빛났다. 정수빈은 6회 초 1사 2, 3루 위기에서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김혜성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 앞까지 따라가 잡았다. 대량 실점을 막은 정수빈의 호수비였다.

6대 6으로 맞선 9회 말 무사 1루에서도 정수빈의 강심장이 빛났다. 정수빈은 1루수와 투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번트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한 정수빈의 번트 타구는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다. 결국,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두산의 극적인 승리가 완성됐다.

경기 뒤 만난 정수빈은 “경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이었다. 2번 타순으로 올라가 긴장을 조금 했다. 그래도 2번 타순 경험이 많으니까 내가 할 일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9회 말엔 희생 번트 사인이었는데 번트가 자신 있으니까 나도 살려는 마음도 있었다. 다행히 투수와 1루수가 겹치는 바람에 틈을 파고들 수 있었다. 덕분에 9회 끝내기가 나와 기분 좋다. 한 경기인데 벌써 일주일 경기한 느낌”이라며 웃음 지었다.

6회 보여준 호수비에 관해 정수빈은 “키움 방망이가 좋으니까 우리 외야수들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듯싶다. 항상 긴장하고 있다. 오늘 (박)건우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6회 초에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김혜성의 타구가 멀리 날아왔다. 다행히 열심히 따라가 잡을 수 있었다”며 고갤 끄덕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엎치락뒤치락하는 명승부를 펼치며 힘겹게 승리를 가져왔다. 정수빈은 1차전 승리로 2차전부터 동료들과 함께 조금 더 편안하게 뛸 수 있길 기대했다.

정수빈은 “키움 투수들 구위가 정말 좋다. 경기 중반 빨리 투수 교체하는 걸 대비하고 분석했다. 우리 타자들이 집중력 있게 경기해 다행이다.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이긴 게 오히려 긴장감이 풀리는 계기가 될 듯싶다. 이런 큰 경기에선 평소에 나오지 않는 플레이가 나온다. 실수가 나오더라도 얼마나 빨리 집중력을 되찾는지가 중요하다. 오늘 못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1차전에서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돼 다행이다. 내일부터 다들 더 잘할 거로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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