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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4

KBO

[엠스플 인터뷰] 끝내주는 이대은 “한국 동료들과 밥 먹고 같이 야구하니 행복”

  • 기사입력 2019.07.12 07:00:03   |   최종수정 2019.07.12 0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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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투수 이대은, 마무리 전환 뒤 2승 5세이브 평균자책 0.98 쾌투
-“프로 데뷔 뒤 첫 마무리 보직, 적응 어려워도 팀이 상승세라 재밌다.”
-“세이브 기록보다 팀 창단 첫 가을야구가 먼저, 죽기 살기로 던지겠다.”
-“오랜 국외 생활 뒤 한국 동료들과 밥 먹고 같이 야구하니까 정말 행복하다.”

 

KT 투수 이대은의 마무리 전환은 팀에 신의 한수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T 투수 이대은의 마무리 전환은 팀에 신의 한수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올 시즌 시작 전 ‘선발’ 이대은이 아닌 ‘마무리’ 이대은을 상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심지어 이대은 자신도 ‘마무리’ 이대은을 경험해본 적도 잠시나마 생각해본 적 역시 없다. 시즌 중반 갑작스러운 보직 전환이 신의 한수가 됐다. ‘끝내주는’ 마무리 이대은의 훈훈한 외모와 강력한 구위를 바라보는 KT WIZ 팬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폈다.

 

KT 이강철 감독은 기존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이탈과 정성곤의 부진이 이어지자 선발 카드였던 이대은을 마무리로 돌리는 강수를 놨다. 이 감독은 이대은의 확실한 결정구인 포크볼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마무리 투수’라면 확실히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대은의 포크볼이 그렇다. 이대은은 상황에 따라 포크볼 그립을 다르게 가져가며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탈삼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수다. 헤어스타일도 예전 ‘삼손’ 이상훈 해설위원을 닮아간다. 여러모로 이대은이 마무리 투수에 적합해 보였다며 웃음 지었다.

 

올 시즌 초반 선발 투수 자리에서 부진(8G 1승 2패 평균자책 5.88)했던 이대은은 팔꿈치 통증으로 한 달여를 1군에서 빠진 뒤 다시 돌아와 불펜 보직을 맡았다. 특히 마무리 투수를 맡은 뒤 이대은의 성적(11G 2승 5세이브 평균자책 0.98)은 흡사 다른 일란성 쌍둥이가 나타난 그림이다.

 

KT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인 9연승 행진 속에 이대은의 활약상도 분명히 돋보였다. KBO리그 데뷔 첫해 한국 동료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단 이대은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이제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까지 바라본다. 우리 팀 창단 첫 가을야구, 정말 재밌겠죠? ‘가을’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들뜬 미소를 짓는 이대은의 설렘을 엠스플뉴스가 직접 들어봤다.

 

마무리 이대은의 반등 원동력은 장발?

 

경찰야구단 소속 시절 머리를 기르지 못했던 한을 KT 입단 뒤 푸는 '장발' 이대은(사진=KT)

경찰야구단 소속 시절 머리를 기르지 못했던 한을 KT 입단 뒤 푸는 '장발' 이대은(사진=KT)

 

헤어스타일이 여전히 ‘장발’이다. 이강철 감독이 ‘삼손’ 이상훈 해설위원이 떠오른다고 말하더라(웃음).

 

그렇다면 머리카락을 안 잘라야겠다(웃음). 지난해까지 경찰야구단에 있었는데 계속 머리를 짧게 해야 하니까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전역한 뒤에 머리를 제대로 길러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기르고 있다. 일단 당분간은 ‘장발’로 계속 갈 생각이다(웃음).

 

이렇게 ‘삼손’ 얘기가 나올 만큼 마무리 투수 전환 뒤 엄청난 안정감을 선보였다.

 

아무래도 팀 흐름이 상승세니까 세이브 기회가 나에게 자주 온다. 팀 창단 연승 신기록을 이어갈 때 ‘오늘은 내가 꼭 팀 승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 확실히 동기부여가 됐다.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전환을 받아들이기가 쉽진 않았을 듯싶다.

 

(고갤 내저으며) 솔직히 팀에 도움만 된다면 내가 어떤 보직을 맡더라도 상관없다. (정)성곤이가 잘하다가 주춤할 때 감독님이 직접 마무리 전환 제안을 해주셨다. 내가 마무리 투수로라도 팀에 도움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지 않나.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무래도 선발과 마무리는 큰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 있을 때도 마무리가 아닌 셋업맨 정도 역할만 맡아본 기억이 있다. 마무리 보직 자체는 진짜 처음이다. 선발승이랑 세이브의 느낌도 확실히 다르다. 선발 등판일 땐 어느 정도 점수를 줘도 상관없지만, 마무리 등판일 땐 거의 점수를 한 점도 주면 안 된다. 짧은 순간 압박감의 차이가 느껴진다. 그래도 팀이 잘 나가니까 재밌더라. 정신없이 공을 던지고 있다.

 

마무리 보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겠다. 특히 9연승에서 끊긴 한화 이글스 원정 경기 블론 세이브가 뼈아팠다.(이대은은 9연승을 달리던 7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8대 6으로 앞서던 8회 말 구원 등판해 1.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연장전으로 흐른 이날 승부는 한화의 9대 8 끝내기 승리로 끝났다)

 

(짧은 한숨 뒤) 정말 그때 블론 세이브 순간이 아직도 아쉽게 느껴진다. 2점 차 여유가 있었기에 내가 더 깔끔하게 막았어야 했다. 팀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그나마 다음날 팀이 승리해 다행이었다. 또 불펜에서 대기하는데 점수 차가 벌어지거나 역전을 당하면 등판 준비하기가 애매하더라. 선발 투수는 등판 날짜에 맞춰 준비하면 되는데 마무리 투수는 그게 아니다. 준비하는 요령이 아직 부족하니까 힘든 면이 있다.

 

동갑내기 포수 장성우와 호흡이 잘 맞는 듯싶다.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결정구인 포크볼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리드가 돋보인다.

 

(장)성우랑 친하니까 믿고 리드에 따라간다. 어떤 사인이라도 웬만하면 거기에 맞춰 던진다. 포크볼은 볼카운트 상황에 따라 그립을 약간 다르게 잡고 던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주 무기인 포크볼에 자신감이 크게 느껴진다. 

 

“마무리 투수로서 기록보단 팀 창단 첫 가을야구가 먼저다.”

 

이대은은 동갑내기 포수 장성우와 경기를 마무리한 뒤 느끼는 짜릿함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사진=KT)

이대은은 동갑내기 포수 장성우와 경기를 마무리한 뒤 느끼는 짜릿함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사진=KT)

 

올 시즌 초반 선발 투수일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곧바로) 몸 상태다. 시즌 초반엔 물집이 생기고 팔꿈치도 안 좋았다. 등판 때마다 그런 몸 상태가 신경 쓰이니까 결과도 계속 안 좋게 나왔다. 그래서 2군에서 한 달여를 쉬었을 때 서두르기보다 확실히 몸이 나은 뒤 공을 던지려고 생각했다. 안 아픈 몸으로 공을 던지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해본 느낌도 궁금하다.

 

속구 실투를 안 놓치더라. 실투 하나로 곧바로 홈런으로 연결된다. (이)학주랑 친한데 대구에서 홈런을 치고 나를 살짝 쳐다보더라(웃음). 그게 계속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또 만나면 설욕을 해야겠다(웃음). 마무리 투수로서 남은 시즌 동안 가장 그리고 싶은 장면이 있나.

 

마무리 투수를 시즌 처음부터 한 게 아니라 기록 욕심이 전혀 없다. 그저 맡은 자리에서 팀 순위가 올라가는 데 힘을 보탠다면 만족한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옆에서 잘 도와주셨기에 최근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오는 듯싶다. 무엇보다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 먼저다. 이번 주말 NC 다이노스 원정 시리즈가 정말 중요하다. 나부터 죽기 살기로 던지겠다.

 

KBO리그 데뷔 첫해 올스타전에도 감독 추천 선수로 출전하게 됐다.

 

떳떳하게 올스타전 선발 선수로 나가고 싶었는데 아쉽다(웃음). 물론 감독 추천 선수라도 뽑아주신 것에 감사하다. 2년 전 경찰야구단에 있을 때 대구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을 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창원에 가서 열심히 공을 던지며 재밌게 즐기다 오겠다.

 

경찰야구단 얘기가 나온 김에 질문이 있다. 지난해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하며 군 문제를 해결했다. 경찰야구단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되는 상황에 아쉬움이 크겠다.

 

경찰야구단이 폐지된단 소식이 정말 아쉽다. 우리 팀만 봐도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어린 선수들이 아직도 많다. 경찰야구단은 야구를 놓지 않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이제 폐지된다니 안타깝다. 같이 지냈던 후임들이 마지막 기수가 됐는데 남은 시간 잘 보내고 무사히 전역하길 빈다.

 

한국 무대에서 한국 동료들과 함께 한국 팬들의 응원을 듣는 행복

 

이강철 감독의 믿음 속에 이대은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굳건히 자리 잡는 분위기다(사진=KT)

이강철 감독의 믿음 속에 이대은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굳건히 자리 잡는 분위기다(사진=KT)

 

오랜 세월 국외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KBO리그를 처음 경험하고 있다. 한국 동료들과 뛰는 의미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미국에서부터 항상 야구를 즐기려고 했다. 지금도 나 자신이 재밌는 야구를 하려고 노력한다. 마무리 등판 상황이 긴박할 때가 많지만, 긴장감보단 어떤 전략으로 상대 타자를 막을지에 관한 생각뿐이다. 솔직히 그간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며 행복하단 생각은 거의 못 해봤다.

 

음.

 

그런데 국외에서 멀리 돌아다닌 뒤 이제 한국 무대에 서니까 한국 동료들과 밥을 먹고 같이 야구하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더라. 한국 팬들의 응원 속에서 공을 던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표현뿐이다.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 마운드에 선다면 더 행복해질 듯싶다.

 

당연히 개인 기록보다 팀 순위가 우선이다. 팀이 잘 풀리니까 야구가 저절로 재밌게 느껴진다. KT 팬들이 더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다면 더 힘이 날 듯싶다. 설사 5위로 가을야구를 가더라도 거기서 꼭 이기고 홈팬들이 계시는 KT위즈파크로 돌아오겠다.

 

가을야구뿐만 아니라 시즌 종료 뒤 11월 초엔 제2회 WBSC 프리미어12 대회도 개최된다. 이대은의 이름을 알린 대회가 바로 초대 프리미어12 대회였지 않나.

 

그 대회가 벌써 4년 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웃음). 4년 전 프리미어12 대회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대표팀에 불러만 주신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 국가를 대표하는 건 정말 큰 영광이다. 물론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가 우선 중요하다. 그다음에 생각해볼 문제다.

 

마지막으로 KT 팬들에게도 감사 메시지를 전해야겠다.

 

KT 팬들의 응원 속에서 공을 던지는 게 정말 행복하고 좋다. 팬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다. 최근 팀이 잘하니까 야구장에 더 많이 찾아와 주시는 듯싶다. 거기에 ‘창단 첫 가을야구’라면 정말 재밌지 않겠나. 팬들이 더 환호할 수 있도록 우리 팀 모두 힘을 내 좋은 결과를 꼭 보여드리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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