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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운의 이란전 분석 “김민재 존재감 손흥민 못지않게 커졌다” [엠스플 인터뷰]

  • 기사입력 2021.10.14 04:00:02   |   최종수정 2021.10.14 03: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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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 1-1 무승부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유일 승리 주역 고정운 “이란은 예나 지금이나 상대하기 아주 껄끄러운 팀”

-“김민재가 유럽 리그 진출 이후 더 큰 선수로 성장했다”

-“황의조, 올여름 이적에 실패하면서 동기부여 잃어버린 느낌”

-“골 결정력만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할 것”

 

이란 축구 대표팀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사진 오른쪽)을 꽁꽁 묶은 한국 축구 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민재(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란 축구 대표팀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사진 오른쪽)을 꽁꽁 묶은 한국 축구 대표팀 중앙 수비수 김민재(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한국은 10월 1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이란과의 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포함 최종예선 이란전 10경기에서 1승 6무 3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승전고를 울린 건 1993년 10월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이 유일하다. 

 

당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의 3-0 승리를 이끈 고정운 감독(김포 FC)은 “이란은 예나 지금이나 상대하기 아주 껄끄러운 팀”이라며 “선수들이 쉽지 않은 이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A매치 77경기(10골)를 소화한 한국 축구 전설이다. 특히나 1994 미국 월드컵에선 주전 측면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엠스플뉴스가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을 눈여겨본 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정운 감독 “김민재가 유럽 리그 진출 이후 한층 더 성장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민재(사진 왼쪽), 김포 FC 고정운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민재(사진 왼쪽), 김포 FC 고정운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10월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먼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어요. 선수들이 쉽지 않은 이란 원정에서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운도 따랐어요. 아자디 스타디움은 1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차는 곳입니다. 최종예선 4차전은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죠. 이란 관중의 함성이 없다 보니 홈인지 원정인지 헷갈렸습니다. 

 

한국은 이날 경기 포함 월드컵 예선에서만 이란과 10차례 대결했습니다. 한국은 월드컵 예선 이란전에서 1승 6무 3패를 기록했어요. 한국이 월드컵 예선 이란전에서 승리한 건 1993년 10월 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이 유일합니다. 당시 한국은 박정배, 하석주, 고정운의 연속골에 힘입어 이란을 3-0으로 이겼습니다. 

 

이란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껄끄러운 팀입니다. 이란 선수들은 체격조건이 아시아 팀과 달라요. 유럽과 차이가 없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은 기술이 좋지만 선수들의 체격이 우수하지 않아요. 키가 작고 빠른 특징이 있죠. 이란 선수들은 키가 크고 몸집이 좋은 데다가 기술까지 갖췄어요. 상대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란전에서 고전하는 이유가 여기 있군요. 

 

최종예선 B조에 속한 사우디도 강팀입니다. 사우디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하메드 살라가 버틴 이집트를 2-1로 이겼어요. 하지만, 이란을 상대할 때와 사우디를 만났을 땐 느낌이 다릅니다. 둘 다 어려운 팀이지만 이란이 훨씬 버거워요. 이란은 한국이 아시아팀을 상대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몸싸움과 속도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이란 선수들은 볼 다루는 기술까지 뛰어나니 어려움이 많은 거예요. 

 

한국이 그런 이란을 상대로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확보했습니다. 

 

그래서 칭찬한 겁니다. 특히나 이란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을 꽁꽁 묶은 김민재 칭찬을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한국 공격진엔 손흥민이 있습니다. 손흥민은 주장이자 에이스로 한국의 중심을 잡죠. 손흥민은 시리아전에 이어 이란 원정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손흥민이 눈에 띄는 곳에서 빛을 발했다면 김민재는 후방에서 자기 몫 이상을 해냈어요. 수비 지역뿐 아니라 미드필더 지역까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면서 이란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냈습니다. 이란은 한국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어요. 

 

김민재가 상대 공격진을 꽁꽁 묶었기 때문이군요. 

 

김민재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공격수를 철저히 막았습니다. 9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슈팅 기회를 전혀 내주지 않았어요. 이란이 두 차례 골대를 맞추긴 했지만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선 슈팅 기회를 잡아내기 어려웠다는 뜻이에요. 김민재는 미드필더 지역으로 올라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모두가 힘들어한 이란 원정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어요. 

 

김민재가 올여름 터키 쉬페르리그 진출 이후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민재는 키가 190cm입니다. 몸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어요. 여기에 스피드까지 갖췄습니다. 김민재는 아즈문뿐 아니라 메흐디 타레미,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의 공격력을 약화시키는 데도 이바지했어요.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춘 김영권, 중원을 구성한 정우영, 황인범 등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이란전에서 승점 1점을 확보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은 손흥민의 선제골(후반 2분)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30분 자한바크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축구계엔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조금 빨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글쎄요. 벤투 감독은 동점골 실점 전인 후반 24분 왼쪽 풀백 홍 철을 빼고 김진수를 투입했습니다. 자한바크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엔 나상호, 이동경을 동시에 투입했죠. 동점골 허용 전 한국이 밀리긴 했지만, 교체 시점은 적절했던 것으로 봐요. 실제로 나상호, 이동경 투입 후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상대의 떨어진 체력을 잘 공략한 거예요. 

 

“황의조, 올여름 이적에 실패하면서 동기부여 잃어버린 느낌”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황의조(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황의조(사진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공격진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손흥민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3, 4차전에서 얻은 최대 수확이 아닌가 싶어요. 손흥민은 책임감이 강한 선수입니다. 한동안 필드골이 없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예요. 매 경기 슈팅 시도가 적다는 지적도 받았죠. 손흥민은 실력으로 대답했습니다. 시리아전 극적인 결승골과 이란전 선제골로 자기가 한국 최고의 선수라는 걸 증명했어요. 공격수에게 골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 부담을 덜어낸 만큼 남은 경기에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거예요. 

 

한국은 한 가지 고민도 떠안았습니다.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최종예선 4경기에서 침묵했습니다. 황의조는 고정운 감독과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 

 

(황)의조와 사제의 연을 맺었죠. 2010, 2011년 풍생고등학교 지휘봉을 잡았을 때 의조를 가르쳤어요. 의조가 고교 1학년을 마칠 때쯤 처음 만나 졸업할 때까지 함께 했죠. 의조는 고교 시절부터 남달랐습니다. 고교 무대에선 막을 선수가 없었어요.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과 골 결정력이 대단했습니다. 반복 훈련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는 성실한 선수였고요. 

 

그런 황의조가 장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더 큰 팀으로 이적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의조가 2020-2021시즌을 마치고 더 큰 무대로 옮긴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무조건 가야 한다고 봤어요. 선수는 이적 이야기가 나왔을 때 둥지를 옮기지 못하면 동기부여를 상실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어떤 경험인지 들어볼 수 있습니까. 

 

1995년 일화 천마(성남 FC의 전신)의 K리그 3연패를 이끌고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어요. 하지만, 소속팀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적을 추진하다가 좌절되면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요. 동력을 상실한 느낌이랄까. 컨디션이 저도 모르게 뚝 떨어집니다. 2021-2022시즌 의조를 보면 그 당시가 많이 떠올라요. 

 

이유가 있습니까. 

 

어떤 선수든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있어요. 그때 한 발 치고 나가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겁니다. 김민재가 대표적이죠. 김민재가 계속해서 중국 슈퍼리그에 몸담았다면 이 정도 경기력이 안 나왔을 거예요. 의조가 표현은 안 하지만 마음고생이 심할 겁니다. 새 동기부여를 찾고 땀 흘리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이럴 때일수록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걱정이요?

 

의조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서 더 큰 무대로 나아가려는 욕심이 클 겁니다. 무리하지 않았으면 해요. 리오넬 메시가 이야기했듯이 프랑스 리그앙은 아주 거친 리그입니다. 무리하면 부상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의조는 2020-2021시즌을 마친 뒤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습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어요. 컨디션이 뜻대로 올라오지 않더라도 마음 편히 먹었으면 합니다. 능력이 출중한 선수이니 잘 이겨낼 거예요. 

 

“골 결정력만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사진 맨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사진 맨 오른쪽)(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월 11일 UAE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반환점을 돕니다. 

 

손흥민, 김민재가 공·수 양면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직력을 더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예요. 최종예선은 토너먼트가 아닙니다. 리그전이에요. 승점 1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란 원정에서 확보한 승점 1점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으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예요.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골 결정력이죠. 의조가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황희찬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 이어가면서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탁월한 결정력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골 결정력만 더 끌어올린다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 

 

K리그에서 탁월한 골 결정력을 보이는 공격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을 믿어줬으면 해요. 벤투 감독이 2021시즌 K리그1 득점 선두 주민규를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으면서 많은 분이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가 있어요. K리그에서 탁월한 결정력을 과시한 윤상철, 김현석 등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태극마크를 달고 뛰려면 자기만의 특출 난 장점이 있어야 해요. 스트라이커는 골 결정력과 더불어 강해야 합니다. K리그 수비수보다 훨씬 수준 높은 선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아야 해요. 볼을 소유하고 득점을 터뜨려야 합니다. 주변 동료를 활용해야 하고요. 현대 축구는 왕성한 활동량과 압박, 수비 가담도 요구합니다. 황의조처럼 중앙과 측면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어야 하고요.

 

아. 

 

후배들이 아주 잘하고 있어요.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이 만들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처럼 자신과 팀을 믿고 쭉쭉 나아갔으면 해요. 축구인 선배이자 팬으로 늘 응원하겠습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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