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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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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꿈꾸는 ‘멘탈 갑’ 유망주 “실패는 두렵지 않아요” [엠스플 골프]

  • 기사입력 2020.06.03 06:55:03   |   최종수정 2020.06.03 03: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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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꿈나무에서 아마추어 최고 골프 유망주로 성장한 김승민

-“류중일 감독님의 한 마디가 제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이겨도 져도 미소를 잃지 않는 ‘멘탈 갑’ 장타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딴 뒤 미 PGA 도전하는 게 꿈”

 

한국 골프의 미래로 평가받는 김승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한국 골프의 미래로 평가받는 김승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투구폼을 보니까 야구는 그만해도 되겠다.

 

프로야구 투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리틀야구팀에 입단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야구는 그만해도 되겠다’는 소릴 듣고서 글러브를 손에서 뺐다.

 

감독님 한마디에 그만뒀어요. 보통 감독님이 아니셨거든요. 사실 감독님이 ‘야구 그만해라’하면서 덧붙여 하신 말씀이 있어요. 뭐였냐고요? ‘야구 대신 골프에 도전해봐라’는 말씀이셨어요.

 

여기서 ‘감독’은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의 조언에 글러브 대신 골프채를 든 ‘소년’은 한국 아마추어 최고 골프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인 김승민(20)이다.

 

2017년 한국 C&T배 중·고등학생 골프대회에서 고등부 정상에 오른 김승민은 2019년 남자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힌 뒤 2022년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다. 

 

골프계는 김승민을 가리켜 폭발적인 드라이버 비거리를 자랑하는 차세대 장타자이자 ‘멘탈 갑’이라며 그를 ‘제2의 배상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망주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 골프의 미래인 김승민을 엠스플뉴스가 만났다.

 

‘한국 골프의 미래’ 김승민 “류중일 감독님의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꿨다”     

 

김승민은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승민은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2017년 한국 C&T배 고등부 정상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골프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2019년 스무 살의 나이로 남자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습니다. 

 

처음부터 골프 선수를 꿈꾼 건 아니에요. 원래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리틀야구팀에서 뛰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리틀 야구팀이었죠. 제 고향이 대구에요(웃음). 

 

골프보다 프로야구 선수가 더 멋있어 보였습니까. 

 

한국 최고 프로스포츠잖아요. 만원 관중의 함성을 들으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멋있게 보였어요. 박찬호 선수 같은 대투수가 되고 싶었죠.

 

프로야구계가 유망주 투수를 놓쳤군요.

 

그건 아니고요(웃음).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님이 아버지와 오랜 친구 사이세요. 하루는 류 감독님께서 제가 던지는 걸 보시더니 ‘딱’ 한마디 하셨어요. 

 

어떤 말이었습니까. 

 

“(김)승민아, 야구는 고마 안 되겠다.’”

 

류 감독님, 참 따뜻한 분인데 친구 아들에게 너무 가혹한 평가를 내리셨군요.

 

절 위해 냉정하게 판단하신 거죠. 감독님이 “야구 고마해라‘ 하시고서 덧붙여서 하신 말씀이 있으세요.

 

더 가혹한 평가였나요?

 

아니요. “골프를 해봐라”였어요. 그 말씀 듣자마자 골프로 전향했어요.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으면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죠.  

 

KPGA 추정식 프로(사진 오른쪽부터)가 김승민의 자세를 잡아주고 있다(사진=김승민 제공)

KPGA 추정식 프로(사진 오른쪽부터)가 김승민의 자세를 잡아주고 있다(사진=김승민 제공)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판단이 맞았군요.

 

그렇게 돼야죠(웃음). 초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어요. 아버지께서 많이 도와주셨죠. 

 

초교 5학년이면 적당한 때 골프를 시작한 셈입니다.

 

다른 사람과 필드에 나가 경쟁하는 게 재밌었어요. 골프 보고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하잖아요. 삼진 잡을 때 쾌감보다 버디 할 때 짜릿함이 더 강렬했어요. 

 

경기 영상을 보니까 매치플레이에서 져도 활짝 웃고 있더군요.

 

가끔 형들이 그래요. “넌 경기에서 져도 즐겁냐”고. 당연히 즐겁죠.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보기만 해도 좋잖아요. 제겐 골프가 그런 상대예요. 필드에만 서면 승패를 떠나 즐거워요. 

 

스무살 ‘멘탈 갑’ 골퍼의 골프관 “골프는 전철과 같다”

 

김승민(사진 맨 왼쪽에서 네 번째)은 2017년 아시아 주니어 골프 챔피언십 단체전(4인)에 출전해 한국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그해 김승민의 나이는 열일 곱. 김승민은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재능이다(사진=김승민 제공)

김승민(사진 맨 왼쪽에서 네 번째)은 2017년 아시아 주니어 골프 챔피언십 단체전(4인)에 출전해 한국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그해 김승민의 나이는 열일 곱. 김승민은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재능이다(사진=김승민 제공)

 

골프 관계자가 그러더군요. “‘이겨도 져도 웃는다.’ 김승민이 골프를 대하는 자세다. 김승민의 최대 강점이다.” 한마디로 ‘멘탈 갑’이란 뜻이었습니다. 

 

골프 시작하고 몇 년은 ‘무조건 잘 쳐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마음속으로 ‘버디, 버디’ 노랠 불렀죠. 그러다 점점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됐어요. 지금 못 쳐도 다음에 잘 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스윙도 한결 편안해졌죠. 골프는 전철과 같습니다. 

 

골프는 전철과 같다?

 

조급하게 마음먹든 느긋하게 기다리든 전철은 때가 되면 알아서 옵니다. 골프도 같아요. 한 홀에서 잘했든 못 했든 우린 다음 홀로 가야만 합니다.

 

대학 2학년입니다. 다음 홀로 가는 데만 집중하기엔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입니다. 

 

운동선수로 성장하면서 아쉬운 게 하나 있어요. 친구들이 어디 놀러 가자고 할 때 마음 편히 갈 수가 없다는 거예요.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까. 물론 그건 투정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수긍해야 할 운명이라고 봐요.

 

운명? 

 

골프는 ‘감각 유지’가 가장 중요해요. 연습을 하루라도 게을리하면 바로 티가 나요. 타이거 우즈의 한해 목표가 뭔지 아세요?

 

글쎄요.

 

1월 1일 골프를 시작해 12월 31일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거래요. 저는 우즈의 말이 정답이라고 봐요. 

 

김승민은 폭발적 비거리와 정확한 샷을 자랑한다. 김승민은 그 비결로 꾸준한 유연성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꼽는다(사진=김승민 제공)

김승민은 폭발적 비거리와 정확한 샷을 자랑한다. 김승민은 그 비결로 꾸준한 유연성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꼽는다(사진=김승민 제공)

 

그렇게 골프에 집중한 덕분일까요. 폭발적 비거리와 정확한 샷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유연성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어요. 그 덕분이라고 봐요.

 

중학생의 웨이트 트레이닝,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키가 안 자란다’는 말이 있죠. 저도 처음엔 ‘진짜 키가 안 자라면 어쩌나’ 걱정했어요(웃음).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상관없더라고요. 

 

지금 키가 몇입니까.

 

185cm요(웃음).   

 

지난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습니다. 주변에선 프로 골퍼 전향을 권유한 것으로 압니다.  

 

태극마크는 최고로 인정받은 선수만 달 수 있는 영광 그 자체에요. 현재 6명의 선수가 남자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어요. 상비군엔 저를 포함해 15명의 선수가 있고요. 상비군엔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가 많아요. 보고 배우는 게 많죠. 프로 도전보다 지금은 배우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고 봐요. 

 

국가대표 상비군이 되면 달라지는 게 있습니까. 

 

그럼요. 골프용품을 예전보다 쉽게 지원받죠(웃음). 각종 대회에도 시드권(대회 출전권) 없이 출전할 수 있고요. 다른 아마추어 선수들은 대회마다 정해진 순위 안에 들어야 시드권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국가대표에 한발 다가섰다는 의미입니다. 

 

상비군에 발탁됐을 때 처음 든 생각이 ‘격차를 줄였다’였어요. 

 

격차를 줄였다?

 

골프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은 친구가 있어요.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배용준 선수예요. 그 친구는 저보다 1년 일찍 상비군에 뽑혀서 지난해 국가대표가 됐어요. 제겐 자랑스러운 친구죠. 지난해 저도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친구와 격차를 조금 줄일 수 있게 됐어요. 그 친구에게 저도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말하는 걸 들어보면 스무 살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진중합니다.

 

아버지께 배웠어요. 아버지가 늘 그러세요. “누굴 의식하지 마라. 네 라이벌은 너뿐이다. 다른 사람을 시샘하거나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을 너의 롤모델로 삼고 존중해라.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네가 그 사람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1월 1일 훈련을 시작해 12월 31일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인 김승민

 

 

 

프로 도전은 언제 할 생각입니까.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어요. 그때까진 프로 도전 계획이 없어요. 금메달 목에 걸고 프로에 도전하고 싶어요.   

 

2023년은 돼야 KPGA(한국프로골프) 투어에서 볼 수 있겠군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미 PGA(미국프로골프) 투어에 도전하고 싶어요. 미 PGA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꿈의 무대’예요. 일단 꿈은 크게 꿔볼 생각이에요. 

 

미 PGA투어에서 뛰려면 ‘콘 페리 투어’ 먼저 돌파해야겠군요.

 

그렇죠. 미 PGA의 2부 투어니까요. 실패는 두렵지 않아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면 유리잔이 깨지듯 많이 깨질 거예요. 하지만, 자꾸 깨지다 보면 유리잔에서 누구도 절 깰 수 없는 강철 잔이 될 거라고 봐요. 임성재 선배처럼 콘 페리 투어를 거쳐 미 PGA로 올라가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계획과 목표가 뚜렷합니다. 

 

문제는 올해예요(웃음). 

 

올해? 

 

코로나19로 일정이 꼬였어요. 2월에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했거든요. 그땐 정말 감각이 좋았어요. ‘아, 올핸 더 성장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대회가 계속 취소되고 있어요. 실내·외 연습장이 모두 폐쇄되면서 훈련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태고요.

 

취소된 대회, 7월에 재개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네, 모든 대회가 7월 초로 밀렸어요. 7월 8일부터 9월 말까지 대회가 몰려 있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최고의 한 해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의 1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전자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어요.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잘 준비할 계획이에요. 

 

멘탈만 봐선 대회 우승감입니다.

 

과분한 말씀이세요. 항상 제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부모님을 위해서도 전 꼭 성공할 겁니다. 무엇보다 골프 정말 잘해서 단 한 명의 골프팬이라도 제 골프를 보고 위안과 용기를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1월 1일 훈련을 시작해 12월 31일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삼는다면 ‘성공의 전철’이 때맞춰 도착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제 운명을 바꿔주신 류중일 감독님께 “감독님 조언이 맞았어요”라고 말씀 드릴 날이 빨리 오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이근승, 박동희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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