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입장 시작한 K리그, "당장은 손해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할 때"

-“안전한 경기 관전 위해 지출해야 하는 금액 많아”

-“정성 담은 소정의 선물로 ‘유대감’ 형성에 힘쓴다”

-“코로나19 걱정 없는 온라인 시장 집중 공략”

K리그는 8월 1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구단은 연맹의 코로나 19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8월 1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구단은 연맹의 코로나 19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K리그는 8월 1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경기장을 100% 개방한 건 아니다. 관중석의 10% 인원만 받는다. 지금 당장은 손해다.

대구 FC 김홍섭 홍보마케팅 팀장은 안전한 경기 관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게 많다면서 관중의 안전을 위해 평소 2배 이상의 경호,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홈구장은 DGB 대구은행파크다. 1만 2천419명을 수용한다. 관중을 10%만 받는 현재, 입장 가능 관중은 1천200명이다. 손해가 크다.

K리그 대표 기업구단인 울산 현대도 마찬가지다. 울산 관계자는 지금은 당연히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구장 안전 관련 인건비와 방역 안내 물품 제작비 등의 지출이 입장권 수익을 넘어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0년 K리그(1·2) 22개 구단의 수익 손실액을 총 575억 원으로 예상한다. 올 시즌을 69일 늦게 시작한 데다 경기 수도 38경기에서 27경기로 줄어든 까닭이다. K리그2도 기존 36경기에서 올 시즌은 27경기만 치른다.

당장의 손해 감수하는 K리그, 생존은 마케팅에 달렸다

대구 FC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 올 시즌 1라운드부터 경기 티켓과 선수 카드 등을 팬들의 집으로 보냈다(사진=대구 FC)
대구 FC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 올 시즌 1라운드부터 경기 티켓과 선수 카드 등을 팬들의 집으로 보냈다(사진=대구 FC)

손실은 크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시즌이 진행 중이다. 내년에도 축구는 이어진다.

구단들은 나름의 마케팅 전략으로 코로나19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대구 FC는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 현재의 손실이 장래의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참고로 2019년3월 9일 개장한 DGB 대구은행파크는 같은 해 20만 3천 942명(평균 1만 733명)의 관중을 불러모았다. 직전 시즌 대구의 홈 19경기 총 관중 6만 6천837명(평균 3천518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홈 관중폭이었다. 여기다 대구는 지난 시즌 K리그 2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만원 관중(9번)을 기록하기도 했다.

승강제 도입 후 대구 FC 관중 기록(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표=엠스플뉴스)
승강제 도입 후 대구 FC 관중 기록(자료=한국프로축구연맹)(표=엠스플뉴스)

대구는 ‘유대감’이란 단어에 주목했다. 지난해 경기장을 찾은 팬이 대구를 잊지 않도록 ‘정성’을 들였다. 대구는 무관중 시대 홈경기를 집으로 배송했다. 시즌권 구매자를 중심으로 경기 티켓과 소정의 선물을 보낸 것.

축구팬 가운데 종이 티켓을 모으는 분이 많다. 우린 이 입장권에 아이디어를 더했다. 선수 얼굴의 절반을 티켓에 담았다. 팬이 얼굴을 합치면 하나의 얼굴이 된다. 별도로 선수 카드도 제작해 팬들에게 보냈다. 무관중 경기지만 대구는 팬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최대한 전하고자 노력했다.김홍섭 홍보마케팅 팀장의 설명이다.

대구는 8월 1일 올 시즌 첫 유관중 홈경기 입장권 예매를 진행했다. 2분 만에 8일 전북 현대전 1천200장의 표가 팔렸다. 매진이었다.

대구는 올 시즌 첫 홈경기를 앞두고 전략을 세웠다. 홈구장의 이점을 살리기로 한 것. 대구 홈구장 좌석 바닥은 알루미늄이다. 지난해 대구 홈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발로 ‘쿵쿵 짝!’ 소리를 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목소릴 낼 순 없지만, 대구는 자신들만의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2020년 K리그, 코로나 19 걱정 없는 온라인 시장 집중 공략

올 시즌 K리그1 강력한 MVP(최우수선수) 후보 울산 현대 이청용(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K리그1 강력한 MVP(최우수선수) 후보 울산 현대 이청용(사진=엠스플뉴스)

K리그 대다수 구단은 온라인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온라인은 코로나19 감염 걱정이 없는 까닭이다.

이청용, 윤빛가람, 고명진 등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한 울산 현대는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한다. 울산은 ‘쉬면 뭐하니?’란 콘셉트로 매일 영상을 올린다. 스타 선수와 팬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울산 마케팅팀 관계자는 유관중으로 전환했지만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이 더 많다올 시즌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울산의 마케팅 전략은 ‘경기 전·후 5시간을 즐기자’였다. 버스킹 공연, 슈팅 챌린지 등 팬이 참여할 수 있는 10가지 이상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기 후엔 수훈선수와 팬이 한 무대에서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올 시즌엔 이와 같은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팬들에게 계속해서 다가가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위 관계자의 생각이다.

울산은 올 시즌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자료=울산 현대)(표=엠스플뉴스)
울산은 올 시즌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자료=울산 현대)(표=엠스플뉴스)

울산은 8월 8일 수원 삼성과 올 시즌 첫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울산은 이날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손수건을 제공할 예정이다. 울산 관계자는 육성 응원을 대신해 손수건을 흔드는 등 몸으로 하는 응원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온라인 홍보에 힘을 싣는다. 특히나 신규 유입 팬층인 10~20대를 위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만들고 있다.

연맹은 경기 종료 후 최대 30분 이내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 라운드별 선수들의 실수, 화제의 장면을 모은 ‘케꿀잼’이란 코너에선 팬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레전드 ssul’ ‘N년전 오늘’이란 코너에선 안정환, 유상철 등 레전들의 활약상을 담아 올린다. ‘K리그 하드털이’에선 K리그 명경기를 풀영상으로 제공한다.

성과가 있다. 연맹은 K리그 유튜브 공식 채널을 2012년 6월 만들었다. 2020년 1월까지 구독자 수는 4만 6천 명이었다. 8월 7일 오전 기준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9만 명이다. 단기간에 2배 이상 늘었다. 2018년 7월 31일 말컹(전 경남 FC), 안델손(전 FC 서울),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염기훈(수원 삼성) 등의 골 장면이 담긴 1분 58초 영상의 조회수는 199만 회를 넘었다.

연맹 관계자는 팬과 대면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의 홍보를 이어가려고 한다지난해까진 경기장 내외 후원사 노출과 오프라인 이벤트 위주의 마케팅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덧붙여 올해는 다르다. 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 중이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한다고 했다.

대구 FC 김홍섭 홍보마케팅 팀장에 따르면 연맹이 구단에 제공한 유관중 가이드라인엔 ‘팬이 군집할 수 있는 행사는 최대한 자제할 것’이란 문구가 들어있다.

K리그(1·2) 일정의 절반이 지났다. 코로나19 걱정 없는 경기 관전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축구계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길을 찾고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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