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초특급 유망주 윤호솔, 6일 연습경기 149km/h 쾌투

-1이닝 3탈삼진 호투로 올 시즌 청신호 밝혀

-두 차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시련 딛고 광속구 되찾아

-“시즌 때는 154km/h까지 던져보겠다” 윤호솔의 자신감

한화 투수 윤호솔(사진=한화)
한화 투수 윤호솔(사진=한화)

[엠스플뉴스]

3월 6일 대전에서 열린 키움-한화의 연습경기에선 승패와 별개로 첫 실전 마운드에 선 특급 루키 장재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덕수고 시절 초고교급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장재영은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2021 신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계약금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9억 원.

6회 등판한 장재영은 초구부터 154km/h를 전광판에 찍었다. 153, 154, 155km/h가 전광판에 표시될 때마다 관계자석에서 탄성이 나왔다. 2아웃 이후 동갑내기 정민규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실점하긴 했지만, 가공할 광속구를 앞세워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장재영이다.

장재영의 화려한 등장은 지금으로부터 8년전 윤호솔이 받았떤 스포트라이트를 떠올리게 한다. 윤호솔 역시 천안북일고 시절 초고교급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한국 에이스로 활약하며 ‘오타니 쇼헤이의 라이벌’로 주가를 높였다.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에 우선지명, 화려한 조명이 감싸는 가운데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5위에 해당하는 6억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그러나 입단 당시 KBO리그의 미래 에이스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윤호솔은 정작 프로 무대에선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것만 두 차례. 2014년 2경기 등판을 끝으로 긴 재활 터널에 진입했다. 2017년 군 복무를 마친 뒤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같은 부위 재수술을 받았다. 첫 5시즌 동안 1군 기록은 2경기 3.1이닝 5실점이 전부였다.

2018시즌을 앞두고 포수 정범모와 1대 1 트레이드로 연고 팀 한화에 입단했지만, 얼마 안 가 불미스러운 일로 KBO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는 악재가 찾아왔다. 그래도 야구를 포기하진 않았다. 착실하게 재활 훈련을 소화한 끝에 마침내 2019년 5월 8일 무려 5년 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도 1군 6경기에 등판 기회를 얻었다. 성적은 평균자책 10.50으로 부진했지만, 평균구속 144km/h의 빠른 볼을 던져 팔꿈치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알렸다. 퓨처스 성적은 더 뛰어났다. 16경기 15.2이닝 동안 평균자책 2.30에 삼진 17개를 잡아내며 2군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리고 3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연습경기. 윤호솔은 키움 상대로 최고 149km/h의 광속구를 던졌다. 1이닝 동안 총 15구 중의 8구를 빠른 볼로 구사했고, 평균구속은 148km/h를 기록했다. 슬라이더 구속도 평균 136, 최고 137km/h로 이날 올라온 양팀 투수 중에 최고 수준이었다.

아웃카운트 3개는 전부 삼진으로 잡았다. 1사 후 대타 이명기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신준우, 김재현을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비록 조금은 빛이 바래고 녹이 슬긴 했지만, 초특급 유망주의 재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걸 보여준 투구였다. 자체 중계 해설에 나선 정민철 단장도 차기 마무리 후보 중 하나라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경기 후 윤호솔은 “호세 로사도 코치님과 이동걸 코치님이 항상 ‘자신 있게 투구하고,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하신다” “오늘 그것만 생각하고 자신 있게 투구했는데 제구가 전반적으로 생각한 것만큼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슬라이더를 낮게 던지려는 마음이 너무 컸는지 몇 개가 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내게 주어진 역할은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은 150km/h에 살짝 못 미치는 149km/h를 던졌지만, 정규시즌 때는 154km/h까지 던질 자신이 있다. 154km/h는 이날 첫 실전 등판에 나선 키움의 ‘9억팔’ 신인 장재영이 기록한 스피드다. 윤호솔은 “로사도 코치님이 며칠 전 청백전에서 154km/h까지 던져보자고 응원해주셨다. 시즌에 들어가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구속적인 부분도 신경 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호솔은 “우선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서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조금 길게 보자면 우리 팀 우승의 주역이 되고 싶다”며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기나긴 암흑의 터널에서 이제 막 빠져나온 윤호솔. 그가 이날 던진 것은 그냥 야구공이 아닌 ‘희망’이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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